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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1061

사임당에 추대된 허윤정 시인 어느 전철역에서 허윤정 시인의 「노을에게」라는 시를 보셨습니까? 「노을에게」(시 읽기) 바로가기 ☞ https://blueletter01.tistory.com/7637909 ♬ 그 시를 지은 허윤정 시인이 한국주부클럽연합회로부터 제44대 사임당에 추대되어 지난 17일 오후 남산 한옥마을에서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현모양처의 전형, 율곡의 어머니, 시·서·화(詩書畵)에 능한 예술가, 5만원권 지폐에 초상화가 그려진 인물 신사임당, 그의 정신과 행실, 업적을 기리고자 하는 이런 행사가 44년째 이어오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이 '컨트리보이'는 허구한 날 남의 결혼식장에는 가보았지만, 그런 행사에서는 어떻게 축하하는지 그걸 알 수가 없어서 과자 한 박스를 사가지고 갔습니다. 그날 오전에는 내내 비가 오고 천.. 2012. 5. 19.
'선생님'이라는 이름 '선생님'이라는 이름 - 스승의 날에 생각해본 '선생님'- ♬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는 걸 보면 천차만별이고 때로는 '가관(可觀)'입니다. 사실은 이런 비판을 하면서도 어떻게 부르는 게 좋을지 판단이 되지 않아서 좋은 제안을 하기가 어렵고 거의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스스로의 무지(無知)는 생각도 않고, 우리말의 호칭이 그리 발달되지 못한 건 아닌지 공연한 의심을 하기도 합니다. "어이, 종업원!" 그렇게 부르면 당장 '저 사람이 화가 났나?' 아니면 '저놈이 무슨 재벌이거나 대단한 권력을 가졌나? 왜 저렇게 잘난 척하지?' 하고 백안시하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상냥하게 "종업원?" 하고 부른다 해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볼 건 뻔합니다. "종업원님!" "보소!" "헤이!" "이봐요!" "여기요!".. 2012. 5. 12.
기자가 된 녀석 기자가 된 녀석 녀석이 기자가 됐다며 지난 주말에 저렇게 하고 나타났습니다. 부평신문 어린이 기자단 열 명 중 한 명입니다. 그날 저렇게 하고서 실제로 어린이날 기념 무슨 행사장에 나가 취재도 하고, 자원봉사자 한 명을 붙잡고 인터뷰도 했답니다. 또 이야기하지만, 부디 '공도' 뻥.. 2012. 5. 7.
책 냄새 '수석연구위원'이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드나들고 있는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은, 건물 5층에 이사장과 사무국장, 과장 등의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고, 4층은 '교과서정보관'입니다. 그 정보관 한쪽에 사무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 방을 드나들며 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가 지금 재단의 목적에 기여하고 있는가?' 교과서정보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책들이 품어내는 그 냄새를 '향기(香氣)'라고 하고 싶지만 "책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를 향기라니……' 하고 터무니없다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므로 '냄새'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에게는 싱싱한 빵 냄새나 담배의 향기(47년을 피우고 "끊어버린" 아, 그 담배!), 혹은 커피향처럼 언제나 좋기만 하고 싫증이 나지를 않는 냄새지만, 사무실을 .. 2012. 4. 30.
이 적막(寂寞) '적막'이 고요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것이라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정말이지 참 적막하기 짝이 없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적막한 곳은 처음입니다. 비가 올 기미가 있을 때면 멀리 추풍령을 오르내리는 기차 소리가 가물가물하게 들려오던, 이제는 사라져버린 그 고향집보다도 더 적막한 곳입니다. 경춘선 열차를 내려서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조금만 기다리면 이내 버스가 오고, 10여 분이면 도착해서 한 5분만에 걸어올라올 수 있는 아파트인데도 이렇게나 적막합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텅 빈 아파트 단지에 아내와 나만 사는 것 같습니다. 내려다보이는 정원에 보안등이 켜져 있는 걸 보면 그렇지 않은 게 분명한데도 서럽다 싶을 만큼 적막합니다.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곳으로 이사온 내내 그렇습니다. ♣ 잘 .. 2012. 4. 22.
주례 이야기 주례 이야기 Ⅰ 지난 토요일(4.14)은 모처럼 주례를 맡게 된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몇 차례 거절해 오다가 이번에은 그런 내색도 하지 않고 덥석 승낙한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일주일 전부터 한동안 아무렇지도 않던 몸 상태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 2012. 4. 18.
'노을'의 시인 허윤정님과 부군 정태범 교수님 어느 전철역에서 이 시를 봤습니다. 노을에게 허윤정 바람은 꽃도 피워 주며 사랑의 애무도 아낌없이 하였다 잠시잠깐 떨어져 있어도 살 수 없다던 너 작은 일에도 토라져 버린다 이렇게 해지는 오후면 노을은 후회처럼 번지고 새들은 슬픈 노래로 자기 짝을 찾는다 이대로 영원일 수 없다면 우리 어떻게 이별할 수 있을까 사랑아 우리 기꺼이 이별 연습을 하자 나 또한 지워져 버릴 너의 연가 앞에서 저 물든 노을은 분홍 물감을 흩뿌리듯 강 건너 먼 대숲 산모롱이 누가 손을 흔든다 허윤정 시인은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 고문 정태범 선생의 부인입니다.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에서는 지난 3월 30일(금) 저녁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모차르트홀에서 2012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정태범 선생에게 '자랑스런 편수인상'을 드렸습.. 2012. 4. 9.
고성방가(高聲放歌) 선생님께서 사자성어(四字成語) 문제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국어시간이었겠지요? "큰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불러서 주변을 시끄럽게 하는 짓을 이르는 말이다. 사자성어로 뭐라고 하느냐?" "……" ♬ 답답한 선생님께서 사전에서 볼 수 있는 용례를 보여줍니다. "우리 연습실의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면서 ○○○○로 신고가 들어왔다." "……" "오늘 새벽 술 취한 남자 한 명이 ○○○○를 하며 시끄럽게 하는 바람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선생님께서 힌트를 더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모르겠느냐? 결정적인 힌트를 주겠다. '가'로 끝나는 말이다." ♬ 그제야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듭니다. "그래, 이제 알겠느냐?" "예. '그럴 수가'입니다!" 선생님은 기가 막혔습니다. .. 2012. 4. 5.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No.20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No.20"을 러시아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의 연주로 들어봤습니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 곡을 들려줄 수 있으면 멋질 것 같았습니다. 비애, 우수어린 피아노협주곡이지만 듣고 있으면 곧 '그래, 일어서야 해!' 그럴 것 같은 곡....... ♬ 베토벤의 , 차이코프스키의 도 들었습니다. 를 연주할 때는 지휘자의 모습이 볼 만했고, 차이코프스키의 곡을 연주할 때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가 너무도 격렬한 연주를 해서 그의 입에서 곧 "쉭- 쉭-" 하고 힘쓰는 소리가 터져나올 것 같은 느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밤, 나는 그 콘서트홀 1층 C블록 3열 9번 VIP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럴 수준이.. 2012. 3. 20.
누가 먼저 죽어야 하나 누가 먼저 죽어야 하나 -걸으며 생각하며 Ⅳ- Ⅰ 아내와 말다툼을 하면 속전속결(速戰速決), 그 상황을 얼른 끝내고 만다. '속전(速戰)'보다는 '속결(速決)'에 더 힘쓴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예전에도 걸핏하면 말다툼을 하긴 했지만 그때는 으레 이런 생각을 했다. '언젠가 저 생각이 .. 2012. 3. 12.
이 블로그의 내 정보 : 별명, 자기 소개 제 블로그 이름은 입니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소개한 글은 라는 제목 아래의 "저에게 오시면 교육적으로 마음이 좀 정리되면 좋겠습니다."라는 희망사항을 적은 것입니다. 나는 그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말하자면 그것이 이 블로그를 소개하는 글이라는 것도 모른 채 무턱대고 그렇게 써 놓았습니다. 언제 그렇게 써 놓았는가 하면 2004년 9월에 내가 교육부에서 교장으로 나가 근무하다가 2007년 8월말, 다른 학교로 떠날 즈음 그 학교의 어느 여 선생님이 내 부탁으로 이 블로그를 만들어 주면서 뭐라고 쓸까를 물었을 때 좀 '성가시다'는 느낌으로 그렇게 써달라고 부탁한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그때는 이 블로그의 제목 외에 나의 별명은 왜 필요한지, 나에 대한 소개는 왜 써야 하는지도 몰랐었습니다. 그래서 내 별.. 2012. 2. 5.
나에게 나이 한 살을 보내준 사람 나에게 나이 한 살을 보내준 사람 Ⅰ 임진년(壬辰年)이 되었습니다. 또 한 살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할 사람도 있겠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워낙 공평한 일이고, 불평할 일도 아니긴 합니다. 그럼 "이제 몇 살이냐?"고 물으면 어떤 숙녀분들처럼 그건 비밀이라며 능청을 떨고 .. 2012.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