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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1061

설날 유머 ‘삼식쉐끼’ 근데 이게 유머라고? 어느 신문 ‘2012 설 특집’에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설날”, “친척들과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눌 때 분위기를 돋울 수 있는 유머 한두 개쯤 준비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소개한 ‘하하 호호… 인터넷 유머’의 첫 번째 자료입니다. 남편이 집에서 식사를 몇 끼 하느냐에 따라 마누라들의 남편에 대한 호칭이 달라진다는데…. -한끼도 안 먹는 남편 : 영식님 -한끼 먹는 남편 : 일식씨 -두끼 먹는 남편 : 두식이 -세끼 먹는 남편 : 삼식쉐끼 -세끼 먹고 간식 먹는 남편 : 간나쉐끼 -세끼 먹고 간식 먹고 야식 먹는 남편 : 종간나 쉐끼 -시도 때도 없이 먹는 남편 : 십쉐끼 -세끼 먹고 간식 먹고 야식까지 먹으면서 마누라는 쳐다도 안 보는 남편 : 쌍노무 쉐끼 ◈ 신문에서 보기 .. 2012. 1. 21.
악에 바친 노인들 열차 안의 저 좌석을 '경로석'이라고 부르면 섭섭해할 노인이 많을 것입니다. 정작 그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노인만도 아닌데 명목으로는 '경로석'이라고 하며 생색을 내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십시오. 분명히 '장애인·노약자·임산부·영유아 동반자 의 좌석'이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일까요? 연전(年前)에는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을 심사하듯 훑어보고 "아직 새파랗게 젊은 놈이 왜 이 자리에 앉았느냐?"고 따지는 제법 호기로운 노인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그 노인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노인들도 슬슬 서로 눈치나 보며 앉아 있고, 새파랗게 젊은 놈은커녕 새파란 새댁이 떡 하니 앉아 있어도 그걸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노인들도 이제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봤자 그 자리에 앉을 수 .. 2012. 1. 9.
2012년 새해 인사 지난가을 친구가 되어주신 의 가람님. 학교폭력으로 중학생이 자살한 사건을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잘못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비분강개하시는 가키님. 티끌에도 감동하시는 감동이님. 강변이 아름답고 정겹고, 그리하여 이 세월도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시는 강변 이야기의 강변님. 강성욱 선생님. 선생님만 생각하며 ‘요즘은 무엇에 천착하고 계실까?’ 싶어집니다.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시는 갤러리님. 항상 조용한 내 오랜 친구 고양이님. 전라북도의 고완태 선생님. 낭만적인 선비 ‘미련한 늘그니’ ‘두 줄 시’(예 : 흐릿한 세상/눈알을 닦는다. 「안경」)의 명인 근이재님. 그 시골, 아련한 옛날, 귀 언저리 솜털 같은 내 제자 글쓰는여우. 예비교사 때 찾아와 초심을 잃지 않겠다던 김가희님. 김광우님. 다시 .. 2012. 1. 4.
옛 담임교사가 생각납니까? 연말에 망년회를 했다면서 어느 아이(?)가 핸드폰에 보내준 사진입니다. 1978년에 담임했던 '아이들'입니다. 함께 저 '참이슬'이나 '하이트'를 마실 수 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물겹습니다. 이제 조용하니까 그 동네가 자주 생각나고, 아직도 기억 속에는 그 마을의 어려운 모습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지만, '나에게는'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이 '애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여기에 이 사진을 실어놓고 심심할 때, 외로울 때, 생각날 때 열어보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 여러분도 옛 담임교사가 더러 생각납니까? 그 담임교사가 어떻게 생각됩니까? 담임을 했던 그분은 여러분의 어린 시절을 얼마나 기억할 것 같습니까? 나는 그렇습니다. 이 '애들'의 그때 .. 2011. 12. 30.
공이나 뻥뻥 찼으면... 외손자가 썼습니다. 저녁을 먹고 앉아 있는데 녀석이 숙제를 했다면서 이걸 보여주었습니다. 안부 인사 학교에 갈 때는 레고 병정들이 "안녕, 굳모닝!" 학교에서 돌아오면 식물들이 반짝이며 "힘든 일 없었니?" 물어본다. 학원가방을 들자 벽지속의 거북이가 "발표 잘해!" 격려하고 터벅터벅 돌아오자 물고기가 반긴다. "어서 와!" 나는 이제 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나 없어서 심심했니?" 그러지 말고(이런 건 대충대충 하더라도), 그렇다고 3학년 때까지처럼 더러 아이들과 씩씩대며 싸우지는 말고, 그저 공이나 뻥뻥 찼으면 좋겠습니다. 전에는 그런 것 같았는데, 책을 들면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신이 없습니다. 이 아이는 크리스찬이니까 크리스마스라고 책 네 권을 선물로 보냈더니 저녁에 전화로 이미 두 권.. 2011. 12. 23.
형제(兄弟)란 무엇일까? 어느 거대 그룹 형제가 완전히 갈라섰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 형제, 완전히 갈라섰다」(C일보, 2011.12.1, B5면). 기사에 붙여진 '□□그룹 계열분리 현황'이라는 그림을 보면 형과 동생이 각각 세 개씩의 회사를 거느리게 되니 그만큼씩이라도 거대 그룹이 됩니다. 그러니까 갈라섰거나 어쨌거나 부럽다고 할 사람도 있고, "까짓거 돈만 많으면 뭐 하나! 형제간에 우애가 있어야지." 그럴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기사는 대부분 그룹이 어떻게 분리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형제가 어떻게 갈등을 겪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남의 집안 사정이니 그럴까요?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 회장과 ○◇◇ 회장이 갈등을 빚었지만 결국 계열분리로 결론이 나는 것이.. 2011. 12. 8.
어느 사형수가 세상의 선생님들께 남긴 편지 교사는 모든 학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 사람만 따뜻하게 대해서도, 한 사람만 차갑게 대해서도 안 됩니다. 눈에 띄지 않는 아이들도 똑같이 사랑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눈에 띄지 않던 학생 중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다정함을 언제까지나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단 한 번의 칭찬이 평생 기억할 수 있는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죽음은 때때로 인생의 가치를 되찾게 만든다. 그것이 죽음이 일으키는 기적이 아닐까? 1967년 11월 2일, 일본 야마나시 현山梨縣의 고스게小管형무소에서 한 남성의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 남성의 이름은 아키토島秋人, 향년 33세였다. 그는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주위 사람들의 냉대에 성격이 비뚤어져 비행 청소년으로 자랐다. 어느 비 오는 밤, 굶주림.. 2011. 12. 2.
사람은 어떻게 죽어 가는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워싱턴 고통완화의료연구센터의 조앤 린 박사는 그 과정을 3가지로 분류했다. ① 비교적 장시간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마지막 2개월 정도에 급격히 기능이 떨어진다. 대표적 질변은 암 ② 급격히 증세가 악화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기능이 떨어지고 마지막에는 비교적 급격한 경과를 보인다. 대표적 질병은 심장질환이나 폐질환의 말기 ③ 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다. 대표적 질병은 치매나 노쇠 여명이 2주일 미만이 되면 갑자기 일상적인 행위가 불가능해지고 마지막에는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②의 심·폐질환이나 ③의 치매의 경우도 행동에 장애가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심·폐질환의 경우 비교적 급속도로 최후를 맞이할 확률이 높고 치.. 2011. 11. 30.
실레 이야기 마을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내리면 실레 이야기 마을에 갈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세 번을 가봤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두 번째는 아내와, 세 번째는 동향 친구들과 함께였습니다. 친구들은 춘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기 위한 여행이었으므로 그곳에서 내려 시간을 맞추는 의미가 없지 않으면서도 일행 중에 '내노라' 하는 시인이 한 명 포함되어 있어 다행이었지만, 지난해 초여름 아내와 함께 갔을 떄는 생뚱맞은 코스라고 할 줄 알았던 것이 "웬 김유정문학관이냐?"는 표정도 짓지 않았고, 더구나 서너 시간 걸려 금병산 기슭의 '실레 이야기길'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았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떠올려도 그 마을이 정겹게만 느껴져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더 찾아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나 물건은 물론, 어떤 장소, 여행지도 알게.. 2011. 11. 21.
사랑하는 내 제자 사랑하는 내 제자 ♣ 맨 처음 6학년을 맡아 아이들(?)을 졸업시킨 것은 1971년입니다. 그 중에는 1969년에 교사가 되어 막바로 담임한 아이, 1970년에 연이어 담임한 아이도 있었으나까 내리 3년을 제게서 배운 불행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의 나이는 지금 대개 50을 훨씬 넘었습니다. .. 2011. 11. 10.
아이들하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하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교육자가 처음으로 제 블로그를 찾아왔습니다. 얼른 그분의 블로그를 찾아가 봤습니다. <어떤 선생님의 어떤 하루>라는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사의 하루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교사는 하루하루를 .. 2011. 11. 7.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가을 아침,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각 일간지 1면을 검은색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로도 불릴 만큼 멋진, 새겨 읽을 만한 말도 많이 남겼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가 젊었던 시절의 저 사진들과 최근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무엇이 그를 저렇게 바꾸어 놓았는가.'('무엇이 나를 오늘의 나로 바꾸어 놓았는가?') 그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이라는 말도 남겼다는 걸 읽고, 여러 신문들이 이 말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 곁에 있던 훌륭한 사람, 착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흔히 신(神)은 그토록 사랑하기 .. 2011. 10.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