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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논단195

“교단에 드러누워서 촬영하고…” “그래서요?” (2022.9.30) 선생님! 무척 괴로우실 것 같아요. ‘무너지는 교단’ ‘교실은 공포 공간’ ‘교단에 드러누워서 촬영하고 웃통까지 훌러덩’ ‘선생님에게 침 뱉고 폭행까지’ ‘교권 침해 보험 드는 선생님들’… 기사들을 살펴봤어요. 7년 전 경기 이천 어느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가 출석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결석처리를 하자 학생이 빗자루로 교사를 때리고 침을 뱉은 일, 얼마 전 충남 어느 중학교에서 한 남학생이 수업 중에 교단에 드러누워서 여교사를 촬영하는 듯한 영상이 공개된 일… 한국교총은 61%의 교사가 날마다 학생들의 수업 방해나 욕설에 시달린다고 했습니다. 담임에게 “인간쓰레기” “대머리 XX”라고 대놓고 욕도 하더라는 제보도 있습니다. 한 방송은, 하필이면 한 개그맨이 예부터 스승은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고 해서.. 2022. 9. 30.
누구를 위한 학제개편? (2022.8.26)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한 살 낮추는 학제 개편 논란으로 전 부총리겸교육부장관은 취임하자마자 물러났다.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되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 “논란의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다” “우리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한다”는 것이 사퇴의 변이었다. 이것으로 그 진정성을 보여주었지만 부총리 혹은 장관이라는 직책은 진정성만으로는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써 왈가왈부가 필요 없게 되었고 후임자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사퇴한 장관의 부산하던 기자회견장을 떠올리며 그런 고위직은 부처 직원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걸까, 좀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단 며칠 만에 물러난 이번 경우에는 특별히 기억할만한 관계가 이루어지지도 않았을 것 같고 .. 2022. 9. 5.
혁신학교 교육을 위한 아주 단순한 조언 (2022.7.29) 지금 하는 일을 바꾸라고 하면 선뜻 그렇게 할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순순히 따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 ‘또 인고의 시간을 겪겠구나’ ‘내가 그 과정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안 하면 안 될까?’… 고민에 싸일 것이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흔히 경험하는 일이지만 그 혁신을 주도하는 측이 아니라면 두려워하고 귀찮아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따르는 건 그 당위성 때문이다. 혁신은 또 다른 혁신을 가져올 가능성을 가진다. 그 변화를 두려워하고 기피하고 싶은데도 혁신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그 변화가 바로 발전임을 부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학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렇게 세상을 바꾸어왔고, 지금 학교에서 ‘교육혁신’의 이름으로 고군분투하는 선생님들 또한 그런 마음가짐으.. 2022. 8. 29.
학교는 정말 왜 가는 걸까? (2022.6.23) 학생들은 왜 학교에 가는 걸까? ① 딱히 갈 데가 없어서 ② 꼬박꼬박 가라고 부모가 닦달을 해서 ③ 교장과 담임이 기다려서 ④ 교육은 4대 의무 중 하나라는 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⑤ 졸업장이 있어야 뭘 할 수가 있으니까 ⑥ 점심을 제공하니까 ⑦ 친구들을 만나러 ⑧ 자꾸 가면 무슨 수가 날 수도 있으니까 ⑨ 장차 꿈을 이루어 부모 은혜에 보답하려고 ⑩ 좋은 대학에 진학하려고… 답이 있을까?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 극성을 부리던 코로나가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전면등교가 이루어진 상황에서 새삼스럽게 ‘꼭 학교에 가야 하나?’ 누군가 갖고 있지 싶은 그 의문, 사실은 우리가 진지하게 대답해야 마땅한 그 물음의 진정성을 부각시켜보려고 객쩍은 답들을 열거해보았다. 지금 의문을 갖고 있는 그 학생이 바라는 혹은.. 2022. 6. 24.
우리 선생님의 실종 (2022.5.27)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건 단지 교육적 차원이었는데, 학부모 중에는 그 정보의 취득이 무슨 대단한 권한인 양 착각한 경우가 흔했다. 수업 중이든 회의 중이든 퇴근해서 휴식 중이든 걸핏하면 곤혹스럽게 하고 심지어 반말을 ‘찍찍’ 해대기도 해서 2019년 9월, 마침내 그런 행위를 교권침해로 규정했다. 서울교육청에서는 “희망하지 않을 경우, 전화번호를 비공개”로 해서 사생활을 보호하기로 했고 경기도에서도 그 필요성(사생활 침해, 인맥 공개, 부정 청탁 우려 등)과 법적 근거(개인 정보 보호)를 들어 교사의 연락처를 알리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희망하지 않을 경우” 혹은 “알리지 않아도 된다”였지만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전화번호를 거의 알려주지 않는다. 그 대신 e알리미, 아이알리미,.. 2022. 5. 27.
학교교육의 변화를 가로막아 되돌려놓는 것 (2022.4.29) 세상이 삭막하다는 느낌일 때 학교를 바라보면 새삼스럽게 아, 저곳이 있지 싶고 아늑한 교실, 가슴 트이는 운동장, 정원, 꽃밭, 놀이터… 추억 어린 곳들이 옛 생각을 불러오기도 한다. 학교는 마지막 남은 마음속 안식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그 학교도 다 변했다. 우리가 가슴속에 담고 있는 그 학교는 실제로는 세상 어느 곳에도 남아 있지 않다. 엄청나게 변해서 추억을 그대로 보여줄 만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옛 세대는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했지만, 지금은 많아 봐야 스무 남은 명이다. 아이들은 각자 책상 하나씩을 차지한다. 구타는 사라졌다. ‘사랑의 매’니 뭐니 하고 회초리 없이 어떻게 교육을 하겠느냐면서 그걸 존치하려는 교육자들이 있었고 ‘독서벌’ ‘운동벌’ ‘한자·영어 쓰기벌’ 등 ‘대체벌’이.. 2022. 4. 29.
코로나 3년째, 아이들 바라보기 “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행복한 삶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하필이면 세상에서 제일 높은 히말라야산맥의 고원, 오지 마을 라다크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GNP와 같은 단순한 척도로써 행복을 찾으려고 하면 인간은 영원히 경멸당할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우리가 돈만을 중시하는 관점에 매몰되면 이웃과 자연에 대하여 마침내 자신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는 것을 나지막하게 그러나 더할 수 없이 간곡하게 전하면서 교육에 대한 불변의 가르침도 제시하고 있다. 라다크 교과서는 인도 교과서를 베낀 것인데 그 인도 교과서도 실은 유럽 교과서를 베낀 것으로 라다크 학생들의 행복과는 관계가 먼, 엉뚱한 내용이라는 걸 지적하고 있다. ‘소남이란 아이의 교과서에는 런던이나 뉴.. 2022. 4. 1.
오미크론, 우리 선생님은 어떻게 대응할까? (2022.2.25) ‘팬데믹(pandemic)’이 온다고 했을 때 우선 그 단어에서부터 두려움을 느꼈다. 태풍 이름처럼 일회적·자의적으로 만든 말이 아닌데도 이런 말이 있었나 싶었다. 함께 나타난 단어들조차 온화한 구석이 없는 것들이었다. 재택근무, 화상수업으로 이어진 락다운(lockdown)에 ‘갑자기 이런 세상이 되다니!’ 싶고, 영업시간 단축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셧다운(shutdown)이 원망스러웠다. 그 팬데믹의 고비만 넘기게 되면 숨 막히는 상황은 끝이겠구나 했던 기대는 다시 오미크론이라는 복병으로 돌연 물거품이 되었다. 이젠 굳이 팬데믹이라는 용어를 쓰지도 않고, 희망을 주는 듯하던 ‘위드 코로나’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독감쯤의 고통을 겪는다지만 정말 그렇겠나 싶고, 감염 정점에서는 일일 몇십만 명이.. 2022. 2. 25.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위한 변명 (2022.1.28) 수학을 포기해버린 학생이 초등 6학년이면 8명 중 1명(고3까지 긴 세월을 또 어떻게 견딜까?), 중 3은 4명 중 1명, 고 2는 3명 중 1명꼴이다. 며칠 전 ‘사교육걱정없는세상’(단체)이 발표했다. 그런데도 잠잠하다. 그것으로 걱정은 또 끝인가 보다. 우리는 왜 이럴까? 요즘 애들은 형편없어! 수학을 포기하다니, 말이 돼? 끝까지 해봐야지, 어렵다고 그만둬? 공부란 모름지기 싫어도 해야 하는 거지. 학생이 어떻게 재미있고 쉬운 공부만 하는가 이 말이야. (A) 왜 아이들을 원망해? 그게 애들 잘못이야? 선생님들 문제지. 잘 가르쳐봐, 그런 꼴이 나는가? 초등학교 6학년이 뭘 알겠어. 가르치는 대로지. 교육자들 자질 문제야. (B) 교과서를 잘못 만들어서 그럴 거야. 우리나라 교과서가 세계에서 제일 .. 2022. 1. 28.
교육과 평가 방향 바꾸기(2021.12.31) 대통령 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오는데 교육을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는 별로 없다. 이젠 정책 논의가 계속되겠지 하면 또 다른 시급한 일이 생기고 해서 교육문제 논의는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도 없다. 무엇보다 장기간 수시전형이 확대되어 오다가 현 정부 들어 돌연 정시가 확대되었는데, 이 문제는 다음 정부에서도 그대로 가는 것인지 아니면 어느 쪽을 확대(축소)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각 선거 캠프에는 주요 정책을 수립하는 인력풀이 가동되고 있을 테니까 그들에게 전하고 싶다. 한 가지다. 학교교육과 평가의 방향을 바꾸자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정책과 제도에 대해 (무지막지하게도) ‘뛰어난 사람’ ‘성적 최우수자’ 위주로 가르치고 뽑는 교육·평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앞으로는 모든 학생을 유용한 인재.. 2021. 12. 31.
명퇴를 하겠다는 K 선생님께 (2021.11. 26) ‘명퇴 사유 예시’가 교육 단상 블로그의 단골 유입 키워드의 자리를 차지하더니 마침내 K 선생님으로부터 명퇴 얘기를 듣게 되었고 이게 남의 얘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다더니… 교육 말고는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아름다운 교육자인 건 분명하지만 세상일에는 더러 멍청한 면을 보여주는 K 선생님이 명퇴를 해서 무얼 하시겠다는 걸까요? 물어나 봅시다. 놀겠다는 대답이 쉽겠지요? 무얼 하면서요? 골프? 사십여 년을! 그 오랜 세월 누구와 함께? 혹 해외여행인가요? 사십여 년 유럽으로 아메리카로 동남아로 마구 돌아다닐 작정입니까? 골프 치러 나다니고 패키지 해외여행 두루두루 다닌다는 선배 얘기에 혹했습니까? 교사시절보다 더 바쁘고 신난다는 그 말을 믿고 있습니까? 사십여 년 그렇게 하겠다는 삶이 부럽.. 2021. 11. 26.
피그말리온의 기원에 응답한 갈라테이아(2021.10.29)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아내 갈라테이아는 본래는 사람이 아니었다. 단지 빛깔 좋은 상아에 지나지 않았었다. 피그말리온은 여성에겐 결점이 많다고 여겼다. 좋은 사람이 수없이 많은 걸 모르고 여성이라면 곧장 혐오하면서 독신으로 지내겠다고 다짐했다. 바보! 그러다가 예쁜 여성 입상(立像)을 조각했는데 그게 그의 이상형이었겠지? 그 아름다움은 세상의 어떤 여성도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었다. 그의 솜씨는 그야말로 완벽했으므로 그 여인상이 나무랄 데 없을 건 당연한 일이었다. 피그말리온 자신도 그 작품에 만족한 나머지 그만 그 여인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 입상이 살아 있는 것 같아서 만져보기도 했는데 그게 상아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할 때마다 실망에 빠지곤 했고 그러면서도 그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그 여인상.. 2021.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