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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김원길 「취운정 마담에게」Ⅱ
시인들은 사랑 얘기를 어떻게 씁니까? 뭘 묻느냐 하면, 겪어본 얘기를 시로 표현하는지, 아니면 순전히 지어낸 이야기들인지, 그게 궁금하다는 뜻입니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그 배역에, 두어 시간의 그 무대에서, 자신의 모든 것, 관념과 경험, 지식, 희망과 기대 같은 걸 모두 불어넣어 연출한다는, 그리고 그럴수록 멋진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그래서인지, 아예 자신의 생애를 자신이 맡았던 배역처럼 생각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마치 한 편의 멋진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아가려다가 결국은 어려운 말년을 보내는 경우가 없지 않은 것 같고, 정작 증거를 대라고 하면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다른 부문의 연예인 중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것..
2014. 2. 19.
김원길 「마법」
시든 소설이든, 수필, 희곡, 평론이든 우리가 좋아하는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해, 그의 생애와 업적, 사상 등을 알아보는 까닭이 있습니다. 작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석사학위나 박사학위 논문, 혹은 저널에 실을 논문을 제출하기 위해서, 문학작품으로서의 평론을 쓰려고, 단순한 호기심으로…… 어쨌든 작가를 알면 작품을 더 재미있게, 깊이 있게,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46년 전, 지금의 저 안동 지례예술촌장 김원길 시인은 어느 여자고등학교 국어 선생이었습니다. 내가 그 교육대학의 예술제를 만들고 그 프로그램 속에 "문학의 밤" 행사와 "시화전"도 넣겠다고 하자, 대뜸 두 가지 행사에 다 참여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해 어느 안개낀 가을날 밤, 이 시 「마법」도 감상한 것 같은데..
2014.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