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부끄러운 장보기
'즐거운 장보기'라는 글을 쓴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 글을 쓰려고 하니까 부끄럽다."손가락만 까딱하면 우리 집으로!"그런 세상이지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처지도 아니면서 손가락만 까딱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른 새벽에 일어나 겨우 아침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인 직장인들이나 할 짓이지 가뜩이나 활동량이 부족한 늙은이가 할 짓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바쁠 것도 없는 주제에 젊은이들 흉내를 내는 건 아무래도 아니어서 시도해 보려는 마음조차 먹지 않았다. 누가 "그래도 한번 해보기나 해 봐!" 하면? 그때도 문제는 없지 않을 것이다. 그 넓은 인터넷 세상의 어디에 가서 물이며 쌀, 갖가지 채소, 생선, 고기, 달걀, 두부, 식초, 요구르트, 고구마, 라면, 비누, 칫솔, 커피…… 같은 걸 다 ..
2026. 10.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