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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정현아, 미안해
오후에 정현이 연락을 했다.번호를 보는 순간 이건 받아야 한다는 느낌이었다. 반갑고 죄송하고 기쁘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내 음성이 참 좋다고도 했다. 얘는 1972년에 만났다. 아, 이런... 54년 전이다.그 시골로 전학을 왔고, 거의 말이 없고 조용하기만 한 1년을 보냈는데, 그곳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도시로 나왔으므로 그 4년이 새록새록 생각나는 좋은 시기였다고 했다.2008년 연말에 잠깐 연락이 있었지만, 만나고 어쩌고 하지는 못했다. 그때 얘는 난(蘭)까지 사두었다고 했는데 그렇겠지, 처음에는 내일, 아니 모레, 하다가 다음 주, 다음 달, 다음 해가 되고 그렇게 하다가 2026년이 되었고, 일이란 그렇게 되기 쉬운 법이다. 이번엔 어떻게 될지 그건 또 두고 봐야 하겠지. 나는 아주 단..
2026.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