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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쉰 목소리

by 답설재 2024. 7. 21.

연합뉴스 “바이든·트럼프, 전세계 지도자 평균 연령보다 최소 16세 많아”(2024.6.26.)에서 가져옴.

 

 

 

바이든과 트럼프가 TV토론에서 맞붙었단다.

 

어느 신문은 토론 이후 바이든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라면서 토론 내내 쉰 목소리였고 여러 차례 말을 더듬는 모습을 보이면서 81세 고령과 건강 문제가 다시 부각되었다고 했다. 최근 다시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요양 중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이 기사대로라면 트럼프는 바이든에 비해 젊은이처럼 인식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을까?

바이든이 현임이니까 재선 가능성이 높을까?

바이든은 결국 사퇴하고 말까?

제3의 인물이 대통령이 될 수도 있을까?

알 수가 있나...

 

나는 바이든이 단상에 올라서 괜히 몇 발자국 뛰는 흉내를 내는 게 더 안타깝다. '뭐 하려고 저러지?'

때로는 웃기려고 저러나 싶기조차 했다. 뛰어봤자 함께 단상에 오른 여성들보다 앞서 가지도 못한다. 힘차게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오히려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그렇지만 언론들은 바이든의 쉰 목소리를 지적하고 있다. 그것이 그의 건강 상태를 과학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이겠지?

그렇다면 그런 줄 알아야지 어떻게 하겠나?

사실은 나도 올해 들어 걸핏하면 쉰 목소리를 낸다. 별 차이는 없지만 바이든보다 후배인데도 그렇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화를 한 사람이 "목소리는 아직도 젊으셨을 때 하고 똑같네요!"(목소리는? 그럼 다른 건?) 했었는데... 그러다가 나 혼자 5분만 떠들어대면 당장 쉰 목소리를 내서 쑥스러운 상황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서 요즘은 대화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다 줘버리고 나는 최소한으로 대답만 하면서 '티키타카'가 잘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게 노력한다. 그러니까 전화만 하면 내가 혼자서 떠들어댄다고 짜증스러워하거나 두려워한 사람은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알아주면 좋겠는데 그들은 절대 이 블로그를 보지 않는다. 어떤 친구는 "내가 자네 얘기를 써놓았네!" 했는데도 결국은 읽지 않고 말았다. 그래서 요즘은 아예 아무에게도 블로그 얘기는 하질 않는다.

 

나이와 노쇠는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이를 먹어도 거뜬한 시간은 미안하지만 금방이다.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늙음이라는 사실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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