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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922

그리운 도깨비 이순 耳順, 종심소욕 불유구 從心所欲 不踰矩 그런 건 아예 말고 내내 팍팍함... 도깨비 귀신이 어른거려서일까 그런 걸 떠올리고 그리워해서 그럴까 2023. 2. 5.
그새 또 입춘 마음대로 시간이 가서 그리 차갑진 않은 바람이 붑니다. 야단스레 또 한 해의 겨울이 오더니 맥없이 사라지려 합니다. 나는 마음뿐이어서 말도 꺼내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자꾸 멀어집니다. 2023. 2. 3.
선생님 저 지금 퇴근했어요 통화 가능하세요? (2023.1.30. 월. 11:42) ○○아 잘 지내지? 날씨는 차갑지만 햇살은 봄 같아 저 햇살 같은 느낌으로 다 잘 되면 좋겠네~ 선생님 어떻게 오늘 딱 문자 주셨어요? 저 지금 인턴 면접 보러 가고 있어요 결과 나오면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지금 너무 떨리네요ㅜㅜ 제가 쓴 곳이 경쟁률도 하필 올해 제일 높더라고요 ㅜㅜ 말씀 감사해요 정말 햇살처럼 잘 풀리고 실수만 안 하고 나왔으면 졸을 것 같아요..! 날이 그래도 2~3일 전보다는 많이 풀렸는데 여전히 춥네요 선생님은 잘 지내시죠? 간단히 쓸게~ 밝은 마음으로 예쁘게 씩씩하게 힘내!!! 네 씩씩하게 하고 올게요~ 끝나면 연락드릴게요~ 그래, 기다릴게~ 좋은 ○○이~ (2023.1.30.16:33) 선생님 ㅜㅜ 저 떨어진 거 같아요ㅠㅜㅜㅜ 저런... .. 2023. 2. 1.
백설난분분白雪 亂紛紛 2023. 1. 26.
재숙이 그래 손주들은 잘 자라고 있고? 네, 선생님...... ...... ... 근데 선생님? 응? 밖에 나가고 싶어도 참으셔야 해요. 내일이 제일 춥대요. 알았어. 이번엔 그렇게 해야 해요. 알았어, 그럴게. . . . . . "음, 근데 말이야, 지난 연말 눈 엄청 왔을 때 이미 손목을 부러뜨렸거든. 돌아다니면 또 부러질까? 이번엔 다리가 부러질 수도 있겠지? 어쩌고 저쩌고......" 하고 싶었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재숙이는 남쪽 바닷가 어느 조선소 팀장으로 외국인들을 포함한 그 팀원들에게 '험악한' 용어를 써가며 일한다고 했습니다. (참 예쁜, 우아한 초로의 아주머니지만) 고운 말만 써서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손목 부러진 얘기를 하면 나도 걔네 팀원들 비슷하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2023. 1. 24.
답설재! 계묘년이야! "복토끼 한마리 데려가세요~" 선생님, 새해 더 건강하시고 더 행복해지시고 더 평온하시길 바랍니다~^^ '성희가 부군 이 소장이 그린 토끼를 보내줬네?' '응, 내일부턴 계묘년이잖아. 사람들이 덜 속상하고 안전하게 건강하게 즐겁게 지내면 좋겠어.' '넌?' '아, 나도 그렇게 지내면 좋기야 하겠지...' 2023. 1. 21.
안녕하지 않으시네요? 파란편지 선생님, 안녕하시지 않으시네요. 팔을 다치셔서 불편하실 텐데 한 글자씩 마음을 담아 문자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박한 책을 좋게 받아주시고 격려해 주시니 무척 기쁩니다. 팔을 다치신 곳은 시간이 지나야 낫는 상처이므로 시간이 두 배로 빨리 달려서 선생님께서 얼른 나으시면 좋겠습니다~~♡♡ 눈 쌓인 나무들을 바라보며 ... □○○ 드림 2023. 1. 15.
겨울의 멋 겨울은 새벽녘, 눈이 내리면 더없이 좋고, 서리가 하얗게 내린 것도 멋있다. 아주 추운 날 급하게 피운 숯을 들고 지나가는 모습은 그 나름대로 겨울에 어울리는 풍경이다. 이때 숯을 뜨겁게 피우지 않으면 화로 속이 금방 흰 재로 변해 버려 좋지 않다. 세이쇼나곤(淸少納言) 《베갯머리 서책 枕草子》(정순분 옮김, 지식을만드는지식 2015) '1. 사계절의 멋' 중 겨울 부분. 2023. 1. 2.
시인이 만난 눈사람 저녁때 집앞 공원에 나갔더니 누군가 이렇게 복스럽게 웃는 눈사람을 ... 중학생 남자애들은 썰매를 타고요 여자애들은 눈사람과 사진찍고요 저는 애들 보면 말 걸기 좋아해요. 아님 노인분들이나요 눈사람 너희가 만들었냐, 썰매 타기 얼마나 재밌냐구 ㅎㅎ 애들도 신나선지 대답도 잘해주고요 저도 솔방울 옆에 사철나무 한가지 꽂아주고 왔어요. 엄청난 한파가 몰려온대요 감기 조심하셔요 선생님 2022. 12. 23.
"재미없는 인생" 나는 재미없는 사람이다. 남들도 그렇다고 말하고 나 자신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할 줄 아는 잡기雜技가 없고 이렇다 할 취미도 없다. 바둑이나 장기는 물론이고 그 흔한 화투나 카도놀이도 배우지 못했다.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으며 낚시나 테니스 같이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취미에 빠져본 적이 없고, 한 가지 물건을 모으는 수집가 취미도 없다. 취미를 묻는 신상명세서의 빈칸 앞에서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써넣을 말이 없다. 휴일을 위해 훌륭한 취미들을 가지고 인생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울 뿐이다. 책을 좋아하지만 그것을 과연 취미라고 불러도 되는지, 그랬다가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는 것은 아닌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서점에 들어가서 책 구경을 하고 있으면 며칠이라도 그렇게 지낼 수 있을 것 같고.. 2022. 12. 21.
영화 "콰이강의 다리" 영화 "콰이강의 다리 The Bridge on the River Kwai"는 1957년에 나왔다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치신 황영목 선생님 덕분에 학년 단체로 보았다. 선생님께서 "야, 이놈들아! 내 덕분에 좋은 영화를 보게 된 줄 알아라" 하신 건 아니었고, 절대로 그러실 분도 아니어서 그런 중요한 정보를 즉시 알아내는 아이들에게서 듣고 알게 된 것이었다. 선생님은 키가 크고, 고급스러운 옷을 입지 않아도 멋있고 늘 편안한 표정의 미남이셨다. 미술이나 음악을 가르치시는 여 선생님들이 사각턱에 구레나룻이 인상적이고 전체적으로는 미국 사람 닮은 영어 선생님과 친하게 지내면서 멋진 황 선생님과는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볼 수 없었던 건, 황 선생님 자신이 누구하고든 미소를 띠고 정답게 대.. 2022. 12. 19.
이곳의 눈 그리운 곳의 눈 지금 그 아이를 그리워하듯 다시 이 날을 그리워 할 날이 오고 있겠지. 2022.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