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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1164

캐나다는 말이야… "캐나다는 말이야…" ♬ 샤워장에서 아버지와 초등학교 2학년?, 아니면 3학년일 것 같은 아들 간의 대화를 엿들었습니다. 유치원생일 것 같은 둘째아들도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은 으레 얼마쯤 부러움을 느끼게 합니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었는데……' 그때도 그렇게 .. 2013. 8. 11.
독도는 다음 중 어느 나라 땅인가? 우습다고 해야 할지 어처구니가 없는 건지, 정부가 나서서 국민들에게 자기네 땅인지 아닌지 묻는 나라 봤습니까? 일본의 행태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날 사람도 있고 귀찮기도 해서 웬만하면 그만두어야 하는데, 또 도저히 그냥 지나가기가 어려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본 정부가 지난 8월 1일, 이번에는 "독도 문제에 대한 특별 여론조사"라는 걸 실시했답니다. 도대체 국민들에게 "우리 영토가 어디까지인지 물어서 결정하려는 나라", 그게 아니라면, "우리 국민들이 우리 영토를 아는지 모르는지 한번 테스트해 보겠다는 나라"가 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어서 "우습다"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 두 가지 아니면, 그럼 다른 어떤 의도가 있을 수 있습니까? 심심해서? 그건 아니죠. "특별.. 2013. 8. 7.
인생은 짧고 커피는... 인생은 짧고 커피는… 심장병에 걸리고 나서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뻔한 걸 가지고, 기회만 있으면 그야말로 '자동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왜 이 병에 걸렸을까?' ♬ 의사나 학자들은 마땅히 의학적·과학적으로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얼마쯤 건성으로 이야기하는 것.. 2013. 8. 4.
아소, 망언의 끝 아소, 망언의 끝 “日도 나치처럼 소리없이 개헌하자” 지난 7월 30일 저녁, 문화일보 1면 톱기사 제목입니다. '이게 정말일까? 아소가 정말로 이렇게 말했을까?' ◈ 7월 29일 산케이(産經)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민간 싱크탱크인 ‘.. 2013. 8. 1.
It's a boy! 영국 왕실의 윌리엄(31) 왕세손의 부인 캐서린(31) 세손빈이 지난 7월 22일, 아들을 낳았다는 기사는, 한껏 입을 벌려 그 사실을 알리는 사진 때문에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태어난 '로열 베이비'는 찰스 왕세자, 윌리엄 왕세손에 이어 영국 왕위 계승 서열 3위가 된다거나 삼촌인 해리 왕자는 4위로 한 단계 내려갔다거나 '로열 베이비' 탄생으로 영국 왕실은 4대에 걸친 세습 구도를 확립하게 됐다거나…… 그따위 일들이 이 먼 나라에서 살고 있는 제 눈길을 끌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 사진입니다(1. 조선일보, 2013.7.24, A2면 ['It's a boy!'...미래의 王 탄생에 열광하는 영국]) ♬ ‘아따, 그 사람 참……’ 사진을 본 소감이었습니다. 기사를 읽지는 않았습.. 2013. 7. 30.
“넌 이제 할머니하고 집에 있어!” “넌 이제 할머니하고 집에 있어!” 아주머니. 저 그저께 아침에 같은 버스를 탔던 사람입니다. 그때 두 자매를 데리고 제 앞자리에 앉으셨잖아요? 방학을 한 아이들이 따라나섰던 거죠? 어디를 가는지, 버스에 오르자마자, 누나는 침착하게 앉아 있었지만, 남동생은 좋아서 어쩔 줄 몰랐.. 2013. 7. 25.
다시 아베 총리에게 Ⅰ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위안부 기림비 이야기는 들었습니까? 이번에 '대승'을 거둔 참의원 선거 때문에 바빠서 자세히 듣지 못했습니까?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건립되었고, 버겐카운티 법원 앞의 '메모리얼 아일랜드에 홀로코스트, 아르메니아 대학살, 아일랜드 대기근 사망 등 세계 인권 침해 사건 추모비와 함께 세워져 있답니다. 그 기림비에는 이런 글이 새겨졌답니다. 이런 것이 바로 귀국에서 찾고 있는 "우리가 그렇게 한 증거를 대라!"고 할 때의 그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성노예 생활(sexual slavery)을 강요당한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출신의 수십만 여성과 소녀들을 추모하며". Ⅱ 일본군 위안부 피해.. 2013. 7. 23.
아베 총리에게 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님. 대한민국 아산정책연구원이 주변국들에 대한 호감도를 물은 설문조사 결과(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미국은 56.0%, 중국은 30.2%인 반면,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북한 9.1%를 약간 상회하는 겨우 14.4%인 것으로 나왔답니다. 또 앞으로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도 일본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60.1%로 유일하게 부정적 응답이 높았고 한·미, 한·중 관계는 절반을 훨씬 넘는 응답자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답니다(각각 75.1%, 66.7%).1 이러한 경향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겠습니까? "일본은 침략 근성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답한다면 귀하는 당연하게 받아들일까, 섭섭해 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3. 7. 18.
나의 창(窓) : 노인의 모습 Ⅰ 경복궁역에서 자하문로 오른쪽 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커피숍 2층의 창(窓)입니다. 오늘 점심 때, 그 언저리까지 가서 해외근무를 할 후배를 전송하는 식사를 하고 내려오다가 올라가봤습니다. 그와 헤어져 옛 교육부 편수국 선배 두 사람과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다들 그야말로 '올드보이(old boy)'가 된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더 좋은 인간이 되려면……"이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예" "예" 대답을 하는 간간히 저 창문을 바라봤습니다.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참 좋은 말씀이구나, 하며 들을 수 있었습니다. Ⅱ 종일 비가 오락가락해서 불쾌지수 체감도가 높습니다. 경춘선 전철이 곧 출발할 즈음에 서른쯤의 젊은이가 바로 옆자리의 외국인 두 명에게 벌컥 화를 냈습니다. 젊은이는 인상이 매우 날카로웠습니.. 2013. 7. 12.
대표팀의 '동네축구' 유감 미안합니다. 축구에 대해 잘 모르면서 축구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중계 방송 시청조차 요령부득일 정도는 아니지만, 축구에 대해 뭘 좀 제대로 아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경기를 할 때마다 이겨야만 속이 시원한 건 열렬한 팬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 팀이 이겨봤자 나에게 무슨 변화나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하다못해 누가 점심을 한 그릇 사 준 적도 없고 "이번 응원에는 당신의 힘도 컸다"고 격려해주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습니다. 하다못해 내가 꼭 해결해야 할 일의 종류가 단 한 가지라도 줄어들거나, 무슨 보너스처럼 그 일들 중 가장 간단한 일의 해결 방법이 공짜로 주어지는 일이라도 일어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도 손에 땀을 쥐고 머리가 "띵~.. 2013. 6. 24.
이 삶의 풍요에 대한 감사 나는 자주 낮잠을 잔다. 낮잠을 좋아하지만 깨는 순간도 좋아한다. 잠이 깨면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들을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자주 살았다. 침대에 누우면 창문을 통해 하늘 아래 나무들이 보인다. 하늘빛을 배경으로 초록 잎사귀들을 볼 때면, 나는 감사하고 그리운 감정이 일어난다. 뭔가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죽을 때 그것들이 그리울 거라고 종종 혼잣말을 한다. 내가 무엇을 그리워할까? 색 그 자체, 아니면 그 색을 보는 것? 물론 죽으면 그러한 것들을 그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략)… 침대에 누워 하늘색과 초록색을 보는 것은 내 프로젝트는 아니다. 그것은 내가 참여하는 것의 일부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 있을 한 이유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Death』에서 저자 토드 메이는, 삶을 의미 있게 하.. 2013. 6. 23.
가짜박사 표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학자, 교수,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 행정가, 심지어 운동선수 출신 유명인사……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될 사람들만 그런 짓을 한 것 같은 느낌인 걸 보면 '또나개나' 박사이고 '아무나' 박사학위를 받는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들은 이번에도 세상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2003년에도 야단이더니 10년마다 불거지는군…… 다 그렇고 그런 세상에 뭘 그리 야단인지 원……' 이런 관점이면 앞으로 10년 후, 그러니까 2023년 경에는 '표절' 문제가 또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느 배우의 심경 고백은 자못 솔직해서 동정이 일기도 했다. 석사학위 표절 때문에 몸무게가 4킬로그램이 줄었다는 것이었다. ♬ 그런 기사를 보면.. 2013.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