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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인생은 짧고 커피는...

by 답설재 2013. 8. 4.

 

 

 

 

 

인생은 짧고 커피는…

 

 

 

 

 

  심장병에 걸리고 나서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뻔한 걸 가지고, 기회만 있으면 그야말로 '자동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왜 이 병에 걸렸을까?'

 

 

 

 

  의사나 학자들은 마땅히 의학적·과학적으로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얼마쯤 건성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고, 그 이유는 "또 걸렸어요?" 하며 고쳐주고 돈 받으면 되고, 왜 또 걸렸는지 더 연구하면 좋으니까―― 실제로 당해 보니까 85%는 스트레스가 원인이고, 그 나머지 그러니까 겨우 15% 정도는 식생활, 운동 등 생활 태도가 원인이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못마땅한 일을 보게 되면 '울컥' 하다가 정신이 차리기도 합니다.

  '참아야지, 내가 또 이러는구나."

  '나 없어도 잘 돌아갈 거 아냐? 아니지, 차라리 내가 없으면 더 잘 돌아갈 수도 있겠지?'

  '성질을 이 모양 이 따위로 써니까 병이 났지. 지금 당장 죽지 않으려면 좀 너그러워져야겠지.'

  …………

 

 

 

 

  다시 말하지만, 병원에서 주는 '주의사항'이나 관련 신문기사 같은 걸 종합해 보면, 음식, 흡연, 운동 부족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그래서 그것들을 잘 지키지 못하게 되면 그게  또 새로운 스트레스가 됩니다.

  빵이나 국수 같은 밀가루 음식은 좋지 않다고 하지, 지방이 많은 돼지고기 같은 것도 좋지 않다고 하지, 맛이 없어도 현미와 채소를 즐겨먹는 게 좋다고 하지, 그 좋은 과일도 하루에 주먹 만큼만 먹어야 하지, 몇날 며칠 중환자실에서 저절로 끊어졌기에 망정이지 지금도 가끔 담배 생각은 나지……

 

  아! 음식이라면 더 기본적인 게 있습니다. 달고 짠 음식! 그리고 직접적으로 핏줄을 막는 음식!

  그래서 그런 걸 먹을 땐 온갖 구실을 다 갖다붙입니다.

  이번만!

  오늘은 이것만!

  성분상 지방이 이 정도니까 조금만……

  …………

 

 

 

 

 

 

  그러면서 '내가 이러다가 또 당하지' 싶어서 냉장고 옆에 턱 붙여 놓은 것이 바로 저 "설탕의 달콤한 그리고 치명적인 유혹"이라는 제목의 신문기사입니다.

 

  때로는 저것도 스트레스를 주는데, 아내가 이렇게 말할 때입니다.

  "그렇게 붙여 놓으면 뭐해요? 죽어야 정신을 차리지. …………"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유혹'도 있긴 합니다. 학자들도 이랬다 저랬다 해서 갈피를 잡기는 어렵지만 커피는 무조건 해롭다는 쪽보다는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을 것이라는 쪽이 우세하다는 '결론!'으로 설탕과 프림을 넣지 않은 걸 좀 마시고 있고, 그런 입장에서 바로 이렇게 써붙인 가게를 만날 때 느끼는 '유혹'입니다.

 

 

 

 

 

 

  "오늘은 내 남은 인생의 첫 번째 날, 신선한 커피 한잔과 함께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Life is too short to drink instant coffee!"

 

  저런 걸 바라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고, 그 "멀건 국물"이라고 해야 좋을 커피 한 잔에 일금 2500원씩을 아낌없이 주고 돌아서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그래! 얼마나 오래 살겠다고 2500원을 아낄까? 게다가 어차피 마실 거니까 자판기 커피 값을 제하면 2500원도 아니지 않나?'

  '인생은 짧고 커피는 길다? 그건 말이 되지 않는 것 같고, 가만 있자, 인생은 짧고, 그 다음은 뭐지? 뭐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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