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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가짜박사

by 답설재 2013. 6. 19.

 




표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학자, 교수,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 행정가, 심지어 운동선수 출신 유명인사……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될 사람들만 그런 짓을 한 것 같은 느낌인 걸 보면 '또나개나' 박사이고 '아무나' 박사학위를 받는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들은 이번에도 세상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2003년에도 야단이더니 10년마다 불거지는군…… 다 그렇고 그런 세상에 뭘 그리 야단인지 원……'

이런 관점이면 앞으로 10년 후, 그러니까 2023년 경에는 '표절' 문제가 또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느 배우의 심경 고백은 자못 솔직해서 동정이 일기도 했다. 석사학위 표절 때문에 몸무게가 4킬로그램이 줄었다는 것이었다.

 

 

 

 

 

그런 기사를 보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저렇게 하면 되는 걸 괜히…… 나도 대충 해서 박사학위를 받아두었더라면 오죽 좋았을까…… 박사가 지천인 세상에, 바보같이 얼마나 위축된 생활을 해왔는가……'

'아니야, 그렇진 않지. 박사가 어디 공짜인가…… 사느라고 정신이 없었고, 가짜박사를 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지.'

 

두 가지 생각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절실한가 물으면, (여기서라도 솔직해지고 싶다!) '가짜박사라도 해둘걸'이다. 그것도 자격(학력)으로 인정받고 있고, 또 일단 실용적이지 않은가?

가짜박사를 하면 마음고생을 하게 된다? 마음고생을 하지 않는 삶도 있나? 어차피 해야 할 마음고생 아닌가?

 

 

 

 

 

표절에 대해서는 그 '경계선'과 그 경계선의 필요성(?)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게 대답(생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물론, 유명 언론인 S처럼 다른 사람의 논문을 베꼈는데, 그 '다른 사람'이 오기(誤記)한 것조차 그대로 옮긴 경우 등의 유치한 수준의 표절이야 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관점으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어마어마한' 수준의 표절(?), 그 표절의 '엄청난' '어마어마한' 수준의 학문적, 예술적, 과학적, 기술적…… 성취도 있다.

 

더구나 직접적으로 맺어지는 '멘토' '멘티' 사이의 멘토링 말고도,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롤모델로 정해서 그 모델의 모습과 행동을 '표절'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표절'을 어떻게 정의하고 분석하고 단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현행 법규를 적용하는 사람들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 표절조차 이렇게 어렵다니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