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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눈 내리는 날

by 답설재 2014. 2. 8.

 

지난 1월 20일 오후의 영동사거리

 

 

 

 

종일 눈이 내렸습니다.

그렇게 많이 내려 쌓이진 않았지만, 흡사 창밖을 내다볼 때마다 내리는 것처럼, 추억이 떠올랐다가 스러지는 것처럼, 예전처럼, 부슬부슬 내리기도 하고 이리저리 흩날리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자꾸 옛 생각에 젖어들게 됩니다.

그대도 그렇습니까? 옛 생각을 하게 됩니까?

그 옛 생각이란,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의 눈발을 내다볼 때마다 어느 한 시기의 일들에 고정되는 생각들입니다.

대부분 어려웠던 시절에 생각이 머무는 걸 보면, 좋았던 일들보다 어려웠던 일들이 훨씬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상한 것은,

지금 눈 내리는 모습을 내다보며 생각하는 그 일들이, 다 그리워지는 것입니다. 그때는 이렇게 그리워하게 될 줄을 전혀 몰랐던 일들입니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이나, 지금 이 순간도,

어느 날 그리움으로 떠오르면 좋겠습니다.

 

그곳에도 눈이 내렸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