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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179

학교,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 곳 Ⅰ 경복궁역에서 전철을 타려고 내려가다가 이 화면을 봤습니다. 크기가 대단했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서 브로슈어를 찾아봤습니다. 트랜스미디어연구소의 한반도 인터뷰 프로젝트 '70mK, 7천만의 한국인들' 국내 최초의 영상인터뷰 전시 : 본 전시는 지난 8개월간 500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높이 3미터 길이 60미터의 대형 화면에 뿌려진 2500개의 화면에서 총 120분 분량의 영상인터뷰가 진행된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화면에 등장하는 저 수많은 학생들이 제각기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설명을 더 읽어봤습니다. 는 70million Koreans 즉, '7천만의 한국인들'을 뜻하는 줄임말로 남과 북, 7천만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트랜스미디어연구.. 2013. 6. 26.
"고모는 할머니야, 아기야?" 세 살짜리가 할머니, 고모, 사촌오빠와 함께 자동차 뒷자리에 탔습니다. "고모는 할머니야, 아기야?" 제 고모가 그렇게 묻자 대뜸 대답합니다. "할머니!" 그 대답에 호호거리며 웃습니다. '별 싱거운……' 나는 하나도 우습지 않습니다. 아직 할머니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처지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올해까지는 30대니까 그 대답이 우스울 것입니다. 만약 '할머니'가 맞다면 우스울 리가 없습니다. # 그러더니 또 묻습니다. "오빠는 할머니야, 아기야?" "……" "할머니야, 아기야? 응?" "……" 순간, 세 살짜리의 입장이 되어봅니다. '할머니라고 하는 게 좋을까, 아기라고 하는 게 좋을까?' '할머니는 여잔데?' '그럼, 아기?' '아기는 어린애잖아.' '이런 낭패가 있나?' 분명한 것은, 아직 이렇게 대.. 2013. 6. 12.
현장학습에 대하여 현장학습을 흔히 '체험학습'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건 사실은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좀 꼬아서 이야기하면 현장에 가서도 체험학습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굳이 현장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이 사라진 자리에, 그 뭐죠?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자꾸 '창체'라고들 하니까………… 아, '창의적 체험학습'! 그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게 별로 좋지 않은 교육영역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창의적인 게 좋다면, 그럼 '창의적 국어', '창의적 사회', '창의적 수학'……은 어떨까요? 그 이름을 지은 학자에게 좀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창의적 체험학습'이라………… 뭘 어떻게 하자는 건지………… ♬ 지난해 10월 마지막 날, '이런 체험학습 어때요?.. 2013. 5. 19.
문제아 상담, 정말 쉬운 일 Ⅰ 이란 잡지의 만화입니다. 이 선생님은 문제아 상담에 이골이 난 것이 분명한데도 자신은 한 일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아이들 얘기를 끝까지 들어준 것뿐이랍니다. 만화가는 한술 더 떠서 그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을 '정말 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저렇게 하시는 선생님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닙니다. Ⅱ 지금 선생님들이 주로 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지식을, 교과서나 참고서, 문제집에 있는,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잘 설명하는 일입니다. 기가 막히지만 그걸 '교육'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거나 이야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입부터 닫고 똑바로 앉아서 선생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됩니다. 옛.. 2013. 4. 22.
인터넷 유머 '교장선생님의 훈화' -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간단히 당부하겠습니다." - 이들이 한국에 태어났다면 : 뉴턴, 아인슈타인, 갈릴레오 갈릴레이, 에디슨, 퀴리 부인. 이미 여러 번 들어본 것 같지 않습니까? 유머에 지나지 않습니까? "일부 몰지각한" 교육자들 얘기입니까? 철 지난 버전입니까? 지금은 우리 교육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럴지 몰라도 사실입니다. 혹 저 유머에 등장하는 저런 교장일지 모른다면, 이 부탁 좀 들어보십시오. 우선, 아이들 앞에 자주 나서지 말고 교사들, 아이들에게 맡기십시오. 나서고 싶은 마음을 꾹~ 꾹~ 누르십시오. 가령 운동회 때 '대회장' 그런 것 좀 그만하시고, 되지도 않은 커다란 꽃, 그런 거 가슴에 달고 하루 종일 그러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다 맡겨버리면 참 편하고 좋습니다. 대회장 그런 것 해.. 2013. 4. 14.
교감은 무엇을 하는가? 새로 교감이 된 사람이 어떤 학교에 발령을 받았는가 싶어서 그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습니다. 학교는 늘 바쁠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라는 것은 의례적인 것들을 실어 놓아서 유념해 볼 것이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학교는 교장 인삿말을 "우리 학교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걸 읽으면 공연히 까칠해집니다. '이분이 왜 나를 이렇게까지 환영하지?' '그냥 환영만 해도 충분한데…… "진심"까지?' 그쯤에서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한번도 본심을 드러내는 꼴을 볼 수가 없는데도 '걸핏하면 "진심" "진심" 하는 세상이니까 잘 믿지 않게 되지.' '그러니까 "진심 좋아하네"가 되는 거지.' '정말로 간곡한 마음이어서 ".. 2013. 3. 21.
학교라는 곳에 대하여 책을 읽다가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호기심이 발동하기 마련입니다. 적극적으로 학교를 풍자하고 비난하는 내용인 것을 확인하는 순간, 옆에 있는 사람이 교육에는 영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러니까 그게 누구라 하더라도 그걸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이것 좀 봐! 여기도 이렇게 되어 있잖아! 학교는 형편없는 곳이라잖아!" 다른 일을 한 사람, 그런 일을 하다가 퇴직한 사람들도 그럴까요? "이것 좀 봐! 우린 이렇게 엉터리야!" ♬ '정답만 맞히면 되는 인생'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은희경의 단편소설,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그때까지의 나의 인생은 단순하고 명확했다. 목표는 명문 외국어고등학교를 거쳐 일류 대학에 가는 것이었고 그런 다음에는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을 갖고 .. 2013. 3. 15.
그리운 아이들 그리운 아이들 ♬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 소집 기간입니다. 자녀를 낳아 처음으로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웬만한 사람은 다 경험하는 일인데도 마치 자신만 아이를 가진 것처럼 무한히 자랑스러워하기도 하고, 그 아이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왕자나 공주인양, 아니면 단 하나뿐인 아.. 2013. 1. 28.
발견 Ⅰ ……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선고받는 위협에 직면했을 때,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이 단 한 가지 우월성만을 인정한다. 즉,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자기는 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무렵의 여러 세기에 걸쳐 가장 모범적인 삶과 사상이 무지(無知)의 당당한 고백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그것을 잊어버리면서, 우리는 우리의 사내다움을 잊어버렸다. 알베르 까뮈가 「헬레네의 추방」이라는 철학에세이에서 쓴 글입니다.1 현대의 유럽인들이 저 그리스인들에 비해 오만해진 경향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오만하기로야 오늘날 우리들은 까뮈가 살아 있을 당시의 유럽인들 못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는 차라리 자녀가 오만해지기만을 기대하는 것 아닌가 싶고("개구장이라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화이팅!" : .. 2013. 1. 13.
스펙specification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 하나쯤 다룰 줄 알아야 아이의 인생이 풍요롭다느니 …(중략)… 아이의 미래가 4세에서 7세 사이에 결정된다느니 ── 김 숨,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소설, 『현대문학』 2012년 8월호, 56쪽) 중에서. "스펙을 쌓아야 한다!” “일찍부터 스펙을 관리해 주어야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 “직장을 구하려면 스펙부터 쌓아야 한다.” 인터넷에 들어갔더니 스펙에 관한 책들도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스토리가 더 중요하다는 책이 제일 위에 있다니……) 『청춘이 스펙이다』 『인문학으로 스펙하라-바탕지식을 갈구하는 2030세대를 위한 기초인문학』 『일 잘하는 여자의 결정적 스펙』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대한민국 20대 스펙을 높여라』 『청춘 .. 2013. 1. 8.
어느 아이의 교사관(敎師觀) 녀석이 '부평신문 어린이 기자단' 활동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신문사에서 학교 선생님 한 분을 인터뷰해 오라는 과제를 주었는데, 녀석은 방과후학교 로봇 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무심코 읽다가 '이놈 봐라?' 싶어서 쑥스럽지만 또 옮겨놓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자유로운 우리 로봇 선생님! 이번에 인터뷰한 우리 로봇 선생님(임기혁)은 내가 만난 선생님들 중에 가장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것이 내가 선생님을 취재한 이유다. 보통 선생님들은 책에 나오는 사람처럼 올바른 것만 추구하고, 무조건 해야 하고 지켜야 한다고 지시한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다르다. 가끔 엉뚱하게 돈을 조금 들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화를 보는 방법을 설명하는 한편, 번개가 치는 날에는 선생님 친구가 토르라고 하면서 토르가 지금 악당들을 물리.. 2012. 12. 24.
가정도 학교도 버린 10代 가정도 학교도 버린 10代, 결국 전과9범… 다음 기사를 읽고, 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C군과 같은 청소년을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적절할지, 대체로 12년 이상 고르기 공부를 해본 경험으로 아래의 답지 중에서 골라 그 번호를 써 넣어십시오.………………………….…………………………... 2012. 1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