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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159

교감은 무엇을 하는가? 새로 교감이 된 사람이 어떤 학교에 발령을 받았는가 싶어서 그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습니다. 학교는 늘 바쁠 뿐만 아니라 홈페이지라는 것은 의례적인 것들을 실어 놓아서 유념해 볼 것이 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학교는 교장 인삿말을 "우리 학교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걸 읽으면 공연히 까칠해집니다. '이분이 왜 나를 이렇게까지 환영하지?' '그냥 환영만 해도 충분한데…… "진심"까지?' 그쯤에서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한번도 본심을 드러내는 꼴을 볼 수가 없는데도 '걸핏하면 "진심" "진심" 하는 세상이니까 잘 믿지 않게 되지.' '그러니까 "진심 좋아하네"가 되는 거지.' '정말로 간곡한 마음이어서 ".. 2013. 3. 21.
학교라는 곳에 대하여 책을 읽다가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호기심이 발동하기 마련입니다. 적극적으로 학교를 풍자하고 비난하는 내용인 것을 확인하는 순간, 옆에 있는 사람이 교육에는 영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러니까 그게 누구라 하더라도 그걸 보여주고 싶어합니다. "이것 좀 봐! 여기도 이렇게 되어 있잖아! 학교는 형편없는 곳이라잖아!" 다른 일을 한 사람, 그런 일을 하다가 퇴직한 사람들도 그럴까요? "이것 좀 봐! 우린 이렇게 엉터리야!" ♬ '정답만 맞히면 되는 인생'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은희경의 단편소설,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 그때까지의 나의 인생은 단순하고 명확했다. 목표는 명문 외국어고등학교를 거쳐 일류 대학에 가는 것이었고 그런 다음에는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을 갖고 .. 2013. 3. 15.
그리운 아이들 그리운 아이들 ♬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 소집 기간입니다. 자녀를 낳아 처음으로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웬만한 사람은 다 경험하는 일인데도 마치 자신만 아이를 가진 것처럼 무한히 자랑스러워하기도 하고, 그 아이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왕자나 공주인양, 아니면 단 하나뿐인 아.. 2013. 1. 28.
발견 Ⅰ ……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선고받는 위협에 직면했을 때, 자기 자신이 갖고 있는 이 단 한 가지 우월성만을 인정한다. 즉,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을 자기는 안다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무렵의 여러 세기에 걸쳐 가장 모범적인 삶과 사상이 무지(無知)의 당당한 고백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그것을 잊어버리면서, 우리는 우리의 사내다움을 잊어버렸다. 알베르 까뮈가 「헬레네의 추방」이라는 철학에세이에서 쓴 글입니다.1 현대의 유럽인들이 저 그리스인들에 비해 오만해진 경향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오만하기로야 오늘날 우리들은 까뮈가 살아 있을 당시의 유럽인들 못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는 차라리 자녀가 오만해지기만을 기대하는 것 아닌가 싶고("개구장이라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화이팅!" : .. 2013. 1. 13.
스펙specification 피아노나 바이올린 같은 악기 하나쯤 다룰 줄 알아야 아이의 인생이 풍요롭다느니 …(중략)… 아이의 미래가 4세에서 7세 사이에 결정된다느니 ── 김 숨,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소설, 『현대문학』 2012년 8월호, 56쪽) 중에서. "스펙을 쌓아야 한다!” “일찍부터 스펙을 관리해 주어야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다.” “직장을 구하려면 스펙부터 쌓아야 한다.” 인터넷에 들어갔더니 스펙에 관한 책들도 있다. 있는 정도가 아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스토리가 더 중요하다는 책이 제일 위에 있다니……) 『청춘이 스펙이다』 『인문학으로 스펙하라-바탕지식을 갈구하는 2030세대를 위한 기초인문학』 『일 잘하는 여자의 결정적 스펙』 『인문의 스펙을 타고 가라』 『대한민국 20대 스펙을 높여라』 『청춘 .. 2013. 1. 8.
어느 아이의 교사관(敎師觀) 녀석이 '부평신문 어린이 기자단' 활동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신문사에서 학교 선생님 한 분을 인터뷰해 오라는 과제를 주었는데, 녀석은 방과후학교 로봇 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무심코 읽다가 '이놈 봐라?' 싶어서 쑥스럽지만 또 옮겨놓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자유로운 우리 로봇 선생님! 이번에 인터뷰한 우리 로봇 선생님(임기혁)은 내가 만난 선생님들 중에 가장 현실적인 사람이다. 그것이 내가 선생님을 취재한 이유다. 보통 선생님들은 책에 나오는 사람처럼 올바른 것만 추구하고, 무조건 해야 하고 지켜야 한다고 지시한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다르다. 가끔 엉뚱하게 돈을 조금 들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영화를 보는 방법을 설명하는 한편, 번개가 치는 날에는 선생님 친구가 토르라고 하면서 토르가 지금 악당들을 물리.. 2012. 12. 24.
가정도 학교도 버린 10代 가정도 학교도 버린 10代, 결국 전과9범… 다음 기사를 읽고, 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C군과 같은 청소년을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적절할지, 대체로 12년 이상 고르기 공부를 해본 경험으로 아래의 답지 중에서 골라 그 번호를 써 넣어십시오.………………………….…………………………... 2012. 12. 17.
예습복습을 잘하자 "예습복습을 잘 하자." 언젠가 많이 들어본 말이 아닙니까? "인사를 잘 하자." "청소를 잘 하자." "책을 많이 읽자." 심지어 "일기를 잘 쓰자." "사이좋게 지내자." "웃어른을 존경하자." 하다못해 "쥐를 잡자!" ………… 옛날에는 주 단위로 이런 걸 생활목표로 정해서 아이들에게 지키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월요일 아침만 되면 주번이나 어린이회장이 이걸 발표했고, 그게 무슨 대단한 일인양 어김없이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 주에는 모두들 예습복습에 온힘을 기울였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생활목표를 정해 놓았다고 그 주에는 예습복습을 잘 하고, 인사를 잘 하고, 청소를 잘 하고, 책을 많이 읽고, 쥐를 많이 잡았다면 정말 한심한 범생이였을 것입니다. ♬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아이들이 실천할.. 2012. 11. 25.
광화문의 독서상 Ⅰ 세종문화회관 뒷뜰 의자에 앉아 있는 독서상입니다. 이 독서상의 모습과 닮은 모습의 저 젊은이를 풍자하기 위한 사진은 결코 아닙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 뿐입니다. 저 젊은이는 지금 핸드폰으로 중요한 정보를 검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Ⅱ 공부, 뭐라고 하면 됩니까? 교과서를 외우는 것! 그건 아닐 것입니다. 교과서야 경전(經典)도 아니지 않습니까? 피히테의 『독일 국민에게 고함(Reden an die Deutsche Nation)』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피히테는 18세기의 인물입니다. "암기는 어떤 다른 정신적 목적에 이바지하는 것으로서가 아닌 그 자체만으로 요구된다면 심성의 활동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심성의 고뇌가 된다. 학생들이 이러한 고뇌를 마지못해서 받아들였으리라는 사실.. 2012. 10. 18.
현장학습-중심지 탐방 현장학습 - 중심지 탐방 이 블로그 방명록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보면 되겠지만 소개하고 싶어서 옮깁니다. 하늘이 아주 맑습니다. 파란 하늘 군데군데 떠다니는 구름이 고기를 낚지 않고도 부유하는 강태공처럼 느껴지는 것은 가을 한가운데 있음을 말하는 거 같네요. 잘 .. 2012. 9. 18.
'대통령의 연인'이 본 한국의 교육 ‘대통령의 연인’이 본 한국의 교육 Ⅰ 지난 6월 어느 날, 한 신문에서 필리핀 아키노 대통령과 열애 중이라는 한국인 방송 진행자 그레이스 리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제목은 「대통령의 연인」이었습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봤더니 인용(거의 轉載)과 비판이 무성하지만, 그런 기사나.. 2012. 7. 5.
대학입시제도와 우리의 미래 대학입시제도와 우리의 미래 Ⅰ “대학입시제도 바뀌지 않는 한 미래 없어요” 한덕수 무역협회장의 경제 전문 일간지 인터뷰 기사 제목입니다. 그는 전주 출신(63세)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최근에만도 국무조정실장, 부총리겸재.. 2012.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