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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159

저커버그의 생각 지난 7일, 하버드 대학 자퇴생 마크 저크버그(27, 페이스북 CEO)가 이 대학 2학년이던 지난 2004년, 캘리포니아로 떠난 지 7년 만에 다시 하버드를 찾았다고 한다. 그가 '금의환향'한 이유는, 미 동부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였다는데, 그는 이날 청바지 차림으로 총장을 면담한 뒤 수백 명 학생들의 환호 속에 200명 대상 채용설명회를 가졌다고 한다. 애플의 창립자 고 스티브 잡스나 '컴퓨터의 황제'로 불리는 빌 게이츠도, 각각 다니던 대학을 자퇴한 '영웅'들이므로 오늘날 그 명성을 드날리는 이들이 저커버그처럼 대학을 다니다가 그만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뭘 좀 제대로 하려면 대학을 그만두어야 한다? 하버드를 찾은 저커버그는 그날 어떤 생각을 했을까? ① 아, 인생이여! 그때 내.. 2011. 11. 14.
새로 교장이 되신 선생님께 교장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교장이 되셨더군요. 오늘날 학교에서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거짓이 아니라면, 학교에서 제시하는 수많은 지표 중에서 아이들이 제일 좋아할 만한 것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성실한 인간이 되자"고 하면 어떻습니까? '성실한 인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요? '그래, 이 참에 나도 한번 성실한 인간이 되어 볼까?' 그런 반응을 얻을 수 있는 지표일까요? 네댓 가지로 나누어 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입니다. 1. 스스로 해결하는 실력 있는 어린이 2. 새로운 생각으로 탐구하는 어린이 3. 더불어 함께하는 예의 바른 어린이 4. 마음씨 곱고 몸이 튼튼한 어린이 # 저는 교장이 되었을 때 '학교 교육목표'라는 걸 아예 없앨까 한 적이 있습니다... 2011. 10. 29.
한국엔 왜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없나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열흘쯤 지났습니다. 미련이 많이 남았는지 신문에는 아직도 간간히 그의 이야기가 실립니다. 지난 9월 9일, 한 신문에서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과의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문답 중에 '한국엔 왜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없는가'에 대해 없는 것이 아니라 알아보지를 못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 독창성을 말씀하셨는데, 한국엔 왜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나오질 않는 걸까요. “잡스가 없는 게 아니에요. 있어요. 그걸 알아보지 못하는 거지. 또는 왕따를 시키는 거지. 독창성은 남들이 당연시하는 것, 이미 해답이 나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거리는 데서 나옵니다. 유행을 따르거나 남의 것을 모방하는 데서는 독창성이 나오질 않아요. 물고기 그림을 .. 2011. 10. 16.
교감선생님께-수석교사제에 대해서- 교감선생님. 수석교사제가 법제화되었다면서요? 자세한 건 잘 모르지만, 어느 교원단체가 수석교사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지 아마도 20여 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요청이었다면 그 간절함이 극에 달했고, 그 요청이 이루어지기 전에 저승으로 간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수석교사제는 문제점도 많은 제도입니까?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아주 소박한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 문제점들에 대해 여러 선생님들과 교장, 교감선생님들께서 함께 고민하시고, 해결해 나가시고, 정부의 힘이 필요한 것은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교육지원청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얼마든지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교장, 교감선생님들의 관점이 아닌가 싶고, 특히 교감선생님들.. 2011. 8. 4.
『내 아이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내 아이도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보낸 메일을 열어봤더니 이런 멋지고 재미있는 만화가 들어 있었습니다(2011.06.15).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교육! 멋지지 않습니까? ♣ 얼마 전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수학을 공식이나 외워서 문제를 푸는 데 혈안이 되게 하는 현재의 지도법을 .. 2011. 6. 27.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저녁을 먹고, 텔레비전마저 꺼버려서 서재에 와 앉으면 세상이 적막해진다. 거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어릴 적 그 시골 마을보다 더 조용해진다. '이러면서 죽어가는 거겠지' 문득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이 적막을 이렇게 좋아한다. 이 적막을 견디기 어려워하면서도 늘 그리워한다. '이러면서 죽어가는 거겠지.' 그런데도 아직 마음 속에는 내가 교사였다는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흔히 그 교사의 습성대로 생각하고 움직인다. 텔레비전을 볼 때도 신문을 볼 때도 교육에 관한 내용이면 귀를 기울이고 본문을 읽어보게 된다. "넌 이제 교사가 아니다!" 하고 퇴임을 시켰으니까 그렇게 하는 것은 세상에 대해 미안하게 혹은 쑥스럽게 여겨야 할 일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므로 좀 .. 2011. 6. 13.
포졸과 왕비 포졸과 왕비 ◈ 이광재 前 강원도지사의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조선일보 2011년 5월 21일(토) 주말 부록 Why 1~2면, 제목 "당분간은 시련의 계절/운명이라면 또 기회 오겠죠"(「강훈 기자의 와일드 터치」, nukus@chosun.com) 교육적으로 인상 깊은 문답이 있었습니다. ―집안 형편은? "아버지가 .. 2011. 5. 27.
『한국, 언제까지 암기만 시킬 겁니까』 "한국, 언제까지 암기만 시킬 겁니까" Ⅰ 지난주 토요일 신문에서 본 기사입니다. "한국, 언제까지 암기만 시킬 겁니까" 제목만 봐도 멋지지 않습니까? Ⅱ 미 교육컨설턴트 케빈 리가 본 한국교육은 이렇습니다. "공교육, 사교육, 심지어 논술까지 암기 일색이다." "창의성을 억누르는 암기.. 2011. 5. 18.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한다고 필즈상 받는 건 아니죠" 국내 수학·물리학자들이 모여 있는 고등과학원(KIAS)은 1996년 10월 정부출연으로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기초과학 연구소다. KIAS에는 100여명의 연구자가 포진해 있으며, 그중 20%가 외국인이다. 이곳에는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Fields)상' 수상자 에핌 젤마노프(Zelmanov·56) UC샌디에이고 교수가 석학(碩學)교수로 있다. 그는 보헤미안 기질의 소유자로도 연구원 내에서 유명하다. 조선일보, 2011년 5월 7일 주말 부록판 「WHY?」 「정병선의 視角」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한다고 필즈상 받는 건 아니죠"의 시작 부분입니다. 그 인터뷰 기사에서 창의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는 부분을 옮깁니다. ―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한국 대학생들은 연속 3회 4위를 .. 2011. 5. 16.
독서교육, "화이팅!" 독서교육, "화이팅!" Ⅰ '전체 학교에 도서관 전담 교사를 두자'는 건 포퓰리즘 법안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무책임한 입법의 대표적 사례로 꼽혔습니다. '포퓰리즘'이란 '대중영합주의'랍니다. 그렇다면 전 학교에 도서관 전담 교사를 두자는 법안을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보는 관점을 가.. 2011. 5. 5.
교장은 바빠야 잘하는 걸까? Ⅰ 교장은 바빠야 합니까? 왜 그렇습니까? 교장은 바쁘게 지내야 좋은 것이라면 얼마나 바쁜 것이 좋겠습니까? 바쁜 것은 좋은 것입니까? 훌륭한 것입니까? 어떤 일을 하든 바쁜 것은 좋은 것입니까? 가령 스님이나 신부님도 바쁘면 좋은 것입니까? 아니, 스님이나 신부님은 바빠도 괜찮습니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어떻습니까? 바빠도 괜찮겠습니까? 신부님이나 스님, 선생님께서 "전 지금 분주하니까 나중에 오십시오." "얘야, 난 지금 바쁘구나. 네 이야기나 들어줄 만한 시간이 없구나." 외롭거나 지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서 얼굴이라도 볼까 하고 갔는데, 그런 말을 듣거나 너무나 분주하신 것 같아서 그냥 돌아와도 좋은 것입니까? Ⅱ 정년을 하고 몇 달이 지났을 때 찾아온 L은 제가 대단히 좋아하고 .. 2011. 4. 29.
어느 저격수의 '연습' 어느 저격수의 ‘연습’ ◇ 군사사(史) 전문가들이 역사상 가장 탁월한 저격수라고 평가한 핀란드의 시모 해이해는 1939년에 일어난 소련-핀란드 간의 '겨울 전쟁'에서 최소한 700명의 적을 사살했다고 합니다. 그는 영하 40도의 극한 상황에서 하얀색 옷으로 위장한 채 구식 총으로도 정확.. 2011.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