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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180

이우환이 본 서양 학생과 동양 학생들 『양의(兩義)의 예술-이우환과의 대화 그리고 산책』이 연재되었습니다.1 4월호 목차에서 라고 표시된 것을 보고 섭섭함을 느꼈습니다. 다른 글에서 이미 썼지만, 기간을 확인하지 않아서 '느닷없이' 끝난 것 같은 축제 같았고, 그 축제 이튿날 전혀 다른 계절이 시작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1, 2, 3월, 책이 올 때마다 그 글을 읽고 있었던 시간이 행복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주 행복한 줄도 모르고 지냅니다. 지나가고나서 '그것이었구나!' 하고 생각을 바꾸게 되는 것이 '행복'인 것 같기도 합니다. 재미있었고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가령 조금만 알면 시건방지거나 심지어 위험할 수도 있지만 많이 알고 깊이 알면 위험할 일이 전혀 없게 된다는 것도 그 중 한 가지입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해야 .. 2014. 7. 7.
어느 회사로부터 배우는 학교 건물 재구조화 어느 회사로부터 배우는 '학교 건물 재구조화' 어느 교과서 발행사의 20층, 맨 윗층입니다. 대표가 그 전망 좋은 층을 여러 개의 크고작은 회의장으로 만들어 사원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답니다. 그 '배려'가 허언(虛言)이 아닌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이 사진입니다. 초등학교 교실.. 2014. 5. 25.
어느 재수생의 편지 지금 이 시간에도 아이들에게 뭔가를 설명해 주고 있을 선생님께 이 편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수능시험을 치려고 하는 학생입니다. 수험 공부를 하는 중 우연히 교과서에 대해 검색하다 이 블로그를 찾게 되었습니다. 교과서로 수능시험을 대비해 공부하는 중에 '교과서로 독학할 수 있나? 선생님이 수업할 때 쓰는 도구라 혼자 공부하기엔 부족하고 어려운가?'라는 의문점이 생겨서였습니다. 요즘 대다수의 학생들은 '공부=수업을 듣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학을 공부하겠다!'라고 하면 '어느 인강 강사의 커리큘럼을 따르겠다' 하는 거죠. 국어는 누구, 수학은 누구, 이렇게 정해서 각 강사들이 체계적으로 만든 인강을 들으면 '그 과목을 공부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공부는 선생님이.. 2014. 4. 14.
아이들은 말이 없게 된다 목청도 좋지 박행신(1954~ ) 1학년 꼬마들은 목청도 좋지 - 저요! 저요! 아침부터 시간마다 온 삼월 다 가도록 목청도 좋지 - 저요! 저요! 꽃샘추위야 오건 말건 개나리야 피건 말건 목청도 좋지 - 저요! 저요! Ⅰ 저렇게 "저요! 저요!" 하던 아이들이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조용해집니다. "그렇게 조용한지, 1학년 교실에 와 보기나 했나?" 하고 묻겠군요. 떠들지요, 떠들기는. 얼마나 떠드는지 녀석들에게 "조용히 해!" "좀 조용히 해!" 하다보면 금방 배가 출렁출렁하게 되고, 점심시간이 아직 멀었으니까 물이라도 마셔서 배를 채워야 또 아이들을 다룰 수 있게 된다는 걸 인정합니다. 그러니까 두세 달만 지나면 "저요! 저요!" 해봤자 별 수 없다는 걸 눈치 채게 된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두.. 2014. 3. 20.
교육, 알 수 없는 일 ⑵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① 초등학생이 토익 900점이라면 솔직히 부러워할 일 아닌가? 그럼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하고 반문한다. ②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 내 자식은 아예 포기해버리게 하고 그냥 마음 편하게 지낸다. ③ 당장 전화해서 내 자식도 토익 900점이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지 알아본다. ④ 우선 저런 초등학생이 있다는 게 정말인지 알아본다. ⑤ 내 아이는 아예 유치부에서 토익 900점을 획득하게 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혹은 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을 두고 이게 뭐 하는 짓이냐고 크게 한탄한다. 혹은 ⑤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도적인 사례라는 것을 인정하고 본받도록 한다. 이것들은 그럴 듯한 답이 아닙니까? 그럼, 어떤 답을 마련할 수 있습니까? 2014. 2. 25.
교육, 알 수 없는 일 ⑴ 나는 학교 선생들, 학원 선생들이 싫었다. 돈을 받아먹으면서 가르친다는 게 고작 수능 문제와 번호 찍기라니, 어둠은 시련과 고난, 아침은 희망, 소쩍새는 감정이입, 강은 사랑의 장애물…… 네모와 세모를 그리며 시를 공부하는 동안, 시를 읽으면서 느꼈던 벅참이나 따뜻함은 바짝 말라버렸다. 사실 수능은 그런 걸 느끼지 말라고 강요하는 시험이었다.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하게 문제를 푸는 것, 그것이 수능 시험에서 요구하는 능력이니까. 처음엔 이상하니까 이상하다고 말했다. 문제를 보고 답을 당최 모를 때 찍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선생에게 나는 손을 들고 물었다. 그걸 왜 배워야 해요? 그러자 선생은 대답했다. 알기 싫으면 듣지 말고 나가. 나는 그런 어른이 되지 말자고, 찍기를 알려주겠다는데 왜 따지느냐고 화내는.. 2014. 2. 15.
신임교감 A 선생님께 A 선생님! 교감이 되신 지 4개월째군요. 실감이 나는지 물어야 할까요, 자리가 잡혔는지 물어야 할까요? 꿈에라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대답하실 리는 없을 분이어서 다행입니다. 예전에 교장이 되었다면서 일부러 제게 찾아와서 "이제 전 공부와 연구를 다 했습니다!" 하던, 정신 나간 인간도 봤으니까요. ♬ 교감선생님에 대한 그 학교 교장, 교사, 학부모들의 기대는 '특히(현실적으로)' 어떤 것으로 드러났습니까? 흔히 이와 같은 일들을 모두 다 잘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중의 한두 가지 특징을 마음에 두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아쉽더라도 한 가지, 그게 어려우면 두 가지만 골라 보십시오. - 학교 교육과정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 그 전문성은 합리적(논리적)인 것인가? 그 전문성을 발휘할.. 2013. 12. 5.
입산금지? 그런 게 어디 있어! 저 아래에 우리 동네가 있습니다. 이것도 사는 거라고, 근래에는 저기 올라가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저 산에도 나름대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단풍이 온 산을 물들였을 것입니다. "입산 통제 안내" 내려오면서 본 입간판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옆에서 젊은 부부가 함께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예쁘고 단단하게 생긴 부인이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습니다.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저 산의 특정 구역(도대체 어디를 말하는 건지, 원……) 입산을 통제한다는 경고를 보고 그런 평가를 한 것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 나는 이 결정을 따를 수 없어! ― 이건 잘못 정한 거야! ― 이런 결정은 있을 수 없어! ― 나도 몰래 이런 결정을 내려? 어떤 뜻으로 한 말이겠습니까? 아마 저 산 전체를 말하.. 2013. 11. 21.
큰 책가방이 필요해^^ "Big bags for textbooks wii be needed for a long time in Finland" "Big bags for textbooks wii be needed for a long time in Finland." ♬ 교육강국 핀란드의 학자 Tom Wikman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지난달 25일 오후, 한국교과서연구재단에서 주관한 제3회 국제교과서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원고(Prospects for using textbooks in F.. 2013. 11. 8.
학폭 가해 아이들의 행동 변화 학교 폭력 가해 학생들,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주었더니 행동이 변하더라는 선생님 이야기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렇게 지도하면 그 아이들이 변한다면, 이제 그들을 그렇게 지도하면 되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동안 괜히 야단스런 대책을 수립하고 그랬지 않습니까? 이렇게 간단한 걸 두고…… 이런 얘기들은 다 괜히 하는 소리입니까? 이론과 실제는 다릅니까? 그럼 이론은 왜 개발합니까? 신문에 나는 건 학교현장의 실제와 다릅니까? 그럼, 저 기사를 쓴 기자가 '뻥'을 친 겁니까? 아니면, 저 선생님께서 괜히 잘난 체해 보신 겁니까? ♬ 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일에 대해 신문기사 내는 것과 실제에 대해 이중적인 사고방식과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문에 나는 건 분명히 아이들을 이렇게.. 2013. 10. 3.
여기는 토의·토론 교실입니다 새벽 꿈의 끄트머리에서 교실 앞에 서 있는 교사가 방문객에게 말했습니다. "여기는 토의·토론 학습 교실입니다." 그렇게 안내하는 그 교사가 누군가 싶어 쳐다보았더니 '아, 이런!' 그게 바로 나였습니다. ♬ 카뮈는 이렇게 썼습니다.1 "대지의 여러 모습들이 기억에 너무도 꼭 매달려 있을 때엔, 행복의 손짓이 너무도 집요할 때엔, 인간의 마음 속에서 우수가 일게 되는 것이다." 학교를 떠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친 것은 더 오래 되었습니다. 이제 그 학교, 그 교실에 나의 흔적은 있을 리 없고, 그러므로 나를 기억할 교원이나 나를 기억할 학부모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곳의 '여러 모습들이 기억에 너무도 꼭 매달려'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들이 슬픈 표정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 .. 2013. 8. 19.
정수남 선생님께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 반 교생? 45년 전 일이고, 그나마 몇 번 뵙지도 못해서 면목은 없지만, 잊지 않으셨을 것 같았습니다. '아, 그 귀찮았던 녀석!" 하시더라도, 저로서는 함께 거닐어주신 그 강변의 밤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실습 이튿날부터 보이지 않자, 여러 번 연락을 주셔서 마련된 만남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름다웠고, 신혼이라고 하신 것 같고, 댁은 서울이라고 하셨습니다. "강요한다고 잘 참여할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하는 것도 유치하겠죠?" "실습에 잘 참여하지 않아도 실습 점수를 주어야 하는 경우에 대해 우리 학교 교장 교감은 물론, 대학 측에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죠. 흉내라도 내어주면 좋.. 2013.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