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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159

신임교감 A 선생님께 A 선생님! 교감이 되신 지 4개월째군요. 실감이 나는지 물어야 할까요, 자리가 잡혔는지 물어야 할까요? 꿈에라도 "자신감이 붙었다"고 대답하실 리는 없을 분이어서 다행입니다. 예전에 교장이 되었다면서 일부러 제게 찾아와서 "이제 전 공부와 연구를 다 했습니다!" 하던, 정신 나간 인간도 봤으니까요. ♬ 교감선생님에 대한 그 학교 교장, 교사, 학부모들의 기대는 '특히(현실적으로)' 어떤 것으로 드러났습니까? 흔히 이와 같은 일들을 모두 다 잘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중의 한두 가지 특징을 마음에 두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므로 아쉽더라도 한 가지, 그게 어려우면 두 가지만 골라 보십시오. - 학교 교육과정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가? 그 전문성은 합리적(논리적)인 것인가? 그 전문성을 발휘할.. 2013. 12. 5.
입산금지? 그런 게 어디 있어! 저 아래에 우리 동네가 있습니다. 이것도 사는 거라고, 근래에는 저기 올라가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저 산에도 나름대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단풍이 온 산을 물들였을 것입니다. "입산 통제 안내" 내려오면서 본 입간판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옆에서 젊은 부부가 함께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예쁘고 단단하게 생긴 부인이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습니다.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저 산의 특정 구역(도대체 어디를 말하는 건지, 원……) 입산을 통제한다는 경고를 보고 그런 평가를 한 것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 나는 이 결정을 따를 수 없어! ― 이건 잘못 정한 거야! ― 이런 결정은 있을 수 없어! ― 나도 몰래 이런 결정을 내려? 어떤 뜻으로 한 말이겠습니까? 아마 저 산 전체를 말하.. 2013. 11. 21.
큰 책가방이 필요해^^ "Big bags for textbooks wii be needed for a long time in Finland" "Big bags for textbooks wii be needed for a long time in Finland." ♬ 교육강국 핀란드의 학자 Tom Wikman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가 지난달 25일 오후, 한국교과서연구재단에서 주관한 제3회 국제교과서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원고(Prospects for using textbooks in F.. 2013. 11. 8.
학폭 가해 아이들의 행동 변화 학교 폭력 가해 학생들,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주었더니 행동이 변하더라는 선생님 이야기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렇게 지도하면 그 아이들이 변한다면, 이제 그들을 그렇게 지도하면 되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동안 괜히 야단스런 대책을 수립하고 그랬지 않습니까? 이렇게 간단한 걸 두고…… 이런 얘기들은 다 괜히 하는 소리입니까? 이론과 실제는 다릅니까? 그럼 이론은 왜 개발합니까? 신문에 나는 건 학교현장의 실제와 다릅니까? 그럼, 저 기사를 쓴 기자가 '뻥'을 친 겁니까? 아니면, 저 선생님께서 괜히 잘난 체해 보신 겁니까? ♬ 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이런 일에 대해 신문기사 내는 것과 실제에 대해 이중적인 사고방식과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문에 나는 건 분명히 아이들을 이렇게.. 2013. 10. 3.
여기는 토의·토론 교실입니다 새벽 꿈의 끄트머리에서 교실 앞에 서 있는 교사가 방문객에게 말했습니다. "여기는 토의·토론 학습 교실입니다." 그렇게 안내하는 그 교사가 누군가 싶어 쳐다보았더니 '아, 이런!' 그게 바로 나였습니다. ♬ 카뮈는 이렇게 썼습니다.1 "대지의 여러 모습들이 기억에 너무도 꼭 매달려 있을 때엔, 행복의 손짓이 너무도 집요할 때엔, 인간의 마음 속에서 우수가 일게 되는 것이다." 학교를 떠난 지 오래되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친 것은 더 오래 되었습니다. 이제 그 학교, 그 교실에 나의 흔적은 있을 리 없고, 그러므로 나를 기억할 교원이나 나를 기억할 학부모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곳의 '여러 모습들이 기억에 너무도 꼭 매달려' 있습니다. 이루지 못한 꿈들이 슬픈 표정으로 나를 바라봅니다. ♬ .. 2013. 8. 19.
정수남 선생님께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 반 교생? 45년 전 일이고, 그나마 몇 번 뵙지도 못해서 면목은 없지만, 잊지 않으셨을 것 같았습니다. '아, 그 귀찮았던 녀석!" 하시더라도, 저로서는 함께 거닐어주신 그 강변의 밤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실습 이튿날부터 보이지 않자, 여러 번 연락을 주셔서 마련된 만남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름다웠고, 신혼이라고 하신 것 같고, 댁은 서울이라고 하셨습니다. "강요한다고 잘 참여할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하는 것도 유치하겠죠?" "실습에 잘 참여하지 않아도 실습 점수를 주어야 하는 경우에 대해 우리 학교 교장 교감은 물론, 대학 측에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죠. 흉내라도 내어주면 좋.. 2013. 7. 7.
나라 걱정 나라 걱정 녀석의 일기입니다. 붙여 놓은 건 어디서 구한, 무슨 그림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한 아이가 가방을 메고 뛰어갑니다. 배경이 된 건물에는 '종합논술' '수학' 같은 학원 간판이 보입니다. 아이와 가로등의 긴 그림자를 보면, 해거름으로 짐작됩니다. 그림 아래쪽에 이렇게 적혀 있.. 2013. 7. 1.
학교,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 곳 Ⅰ 경복궁역에서 전철을 타려고 내려가다가 이 화면을 봤습니다. 크기가 대단했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서 브로슈어를 찾아봤습니다. 트랜스미디어연구소의 한반도 인터뷰 프로젝트 '70mK, 7천만의 한국인들' 국내 최초의 영상인터뷰 전시 : 본 전시는 지난 8개월간 500여 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높이 3미터 길이 60미터의 대형 화면에 뿌려진 2500개의 화면에서 총 120분 분량의 영상인터뷰가 진행된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화면에 등장하는 저 수많은 학생들이 제각기 뭐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설명을 더 읽어봤습니다. 는 70million Koreans 즉, '7천만의 한국인들'을 뜻하는 줄임말로 남과 북, 7천만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트랜스미디어연구.. 2013. 6. 26.
"고모는 할머니야, 아기야?" 세 살짜리가 할머니, 고모, 사촌오빠와 함께 자동차 뒷자리에 탔습니다. "고모는 할머니야, 아기야?" 제 고모가 그렇게 묻자 대뜸 대답합니다. "할머니!" 그 대답에 호호거리며 웃습니다. '별 싱거운……' 나는 하나도 우습지 않습니다. 아직 할머니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처지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올해까지는 30대니까 그 대답이 우스울 것입니다. 만약 '할머니'가 맞다면 우스울 리가 없습니다. # 그러더니 또 묻습니다. "오빠는 할머니야, 아기야?" "……" "할머니야, 아기야? 응?" "……" 순간, 세 살짜리의 입장이 되어봅니다. '할머니라고 하는 게 좋을까, 아기라고 하는 게 좋을까?' '할머니는 여잔데?' '그럼, 아기?' '아기는 어린애잖아.' '이런 낭패가 있나?' 분명한 것은, 아직 이렇게 대.. 2013. 6. 12.
현장학습에 대하여 현장학습을 흔히 '체험학습'이라고 하고 있지만, 그건 사실은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좀 꼬아서 이야기하면 현장에 가서도 체험학습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굳이 현장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이 사라진 자리에, 그 뭐죠? 자주 바뀌기도 하지만, 자꾸 '창체'라고들 하니까………… 아, '창의적 체험학습'! 그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게 별로 좋지 않은 교육영역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창의적인 게 좋다면, 그럼 '창의적 국어', '창의적 사회', '창의적 수학'……은 어떨까요? 그 이름을 지은 학자에게 좀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창의적 체험학습'이라………… 뭘 어떻게 하자는 건지………… ♬ 지난해 10월 마지막 날, '이런 체험학습 어때요?.. 2013. 5. 19.
문제아 상담, 정말 쉬운 일 Ⅰ 이란 잡지의 만화입니다. 이 선생님은 문제아 상담에 이골이 난 것이 분명한데도 자신은 한 일이 없다고 잡아뗍니다. 아이들 얘기를 끝까지 들어준 것뿐이랍니다. 만화가는 한술 더 떠서 그 선생님께서 하시는 일을 '정말 쉬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저렇게 하시는 선생님이 그리 흔한 것은 아닙니다. Ⅱ 지금 선생님들이 주로 하는 일은, 아이들에게 지식을, 교과서나 참고서, 문제집에 있는,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잘 설명하는 일입니다. 기가 막히지만 그걸 '교육'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이야기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거나 이야기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입부터 닫고 똑바로 앉아서 선생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됩니다. 옛.. 2013. 4. 22.
인터넷 유머 '교장선생님의 훈화' -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간단히 당부하겠습니다." - 이들이 한국에 태어났다면 : 뉴턴, 아인슈타인, 갈릴레오 갈릴레이, 에디슨, 퀴리 부인. 이미 여러 번 들어본 것 같지 않습니까? 유머에 지나지 않습니까? "일부 몰지각한" 교육자들 얘기입니까? 철 지난 버전입니까? 지금은 우리 교육이 그렇지 않습니까? 그럴지 몰라도 사실입니다. 혹 저 유머에 등장하는 저런 교장일지 모른다면, 이 부탁 좀 들어보십시오. 우선, 아이들 앞에 자주 나서지 말고 교사들, 아이들에게 맡기십시오. 나서고 싶은 마음을 꾹~ 꾹~ 누르십시오. 가령 운동회 때 '대회장' 그런 것 좀 그만하시고, 되지도 않은 커다란 꽃, 그런 거 가슴에 달고 하루 종일 그러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다 맡겨버리면 참 편하고 좋습니다. 대회장 그런 것 해.. 2013.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