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보기의 즐거움749 조르주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Ⅱ 조르주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Ⅱ 정영란 옮김, 민음사 2011 한 달이 더 걸려 읽었는데도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신부님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아서 때로는 좀 미안해지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이 단순하고 서투르고 촌스럽고 가난한 신부님과 헤어져야 한다는 게 서글픕니다. 이제 어떤 책을 읽어야 이 허전함을 달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신부님 이야기여서 당연히 종교적인데도 취향에 꼭 맞는 책이었습니다. 하루에 한두 페이지씩 읽었습니다. 마치 詩 읽듯했습니다. 해설을 합쳐서 436쪽이니까 한 달 이상 하루에 겨우 한두 페이지를 읽었는데도 온통 이 신부님 日記를 읽는 데 힘을 쓴 것 같은 느낌입니다. 우스울지 모르지만 문장도 시가(詩歌) 같아서 몇 번을 거듭 읽다가 졸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그.. 2012. 2. 12. H.D.Mehlinger 외 『유네스코 社會科敎育 핸드북』 er 외 공저/鄭世九 외 공역, 『유네스코 社會科敎育 핸드북』(교육과학사, 1984 내 참, 읽지도 않은 책이 가지고 다니면서 이렇게 낡아서 흡사 제가 얼마나 많이 본 것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얼굴만 이렇게 됐으니 이래저래 미안합니다. Ⅰ 이 책을 다시 소개합니다. 블로그의 는 방문자, 게시글, 친구, 블로그 유입의 네 가지 방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전에 '블로그 유입'에서 '가상 여행'이라는 단어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 이 블로그를 찾아온 사람들 중에 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구나.''내가 에서 그 단어를 봤을 때는 충격에 휩싸였었는데……' Ⅱ 사회과 교육에 관해서 좋은 책을 몇 권 읽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1984년경에 이 책을 읽고, 좀처럼 그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2012. 2. 3. 조르주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Ⅰ 조르주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Ⅰ 정영란 옮김, 민음사 2011 J 선생님. 날씨가 차갑다면서 외출할 때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받고 한참 동안 행복감에 젖어 있었습니다. 누가 나를 이렇게 걱정해 줄까 생각하면 저는 얼마든지 행복해도 좋을 것입니다. 정말로 좋은 책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종교문학작품인 것이 유감이긴 하지만 그 '종교'를 우리가 해석하고 싶은 '교육'이라고 해도 좋다면 얼마든지 좋은 책입니다. 정말이지 이처럼 진지하게 읽은 책이 내게는 과연 몇 권이나 될는지 의심스럽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가난하고, 서투르고, 쑥스럽고, 어리석고, 불운하고, 스스로 쓸모없는 인물이라고 여기는, 그렇지만 선량하고, 순수하고, 그 무엇보다 사제다운(교육자다운) 이 시골 신부님에게는 가르침을 주.. 2012. 1. 10. 오츠 슈이치 『삶의 마지막에 마주치는 10가지 질문』 C일보(2011.11.5)의 책 소개에서 「마지막 길 가려는 이에게 "가지 말라"고 할까, "편히 가라"고 할까」라는 제목을 봤습니다. 책 내용에서 특히 눈길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은 것인 줄은 당장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목만 그런 것은 아니어서 "사회의 변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죽음의 초보자로 만들었다.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죽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착각한다."(108)는 내용을 딴 「당신은 TV에서 본 것처럼 죽지 않는다」는 소제목도 충격적이었습니다. 또 있습니다. 「가족도 피가 마른다」 「고독사는 나쁘다고 쉽게 말하지 말라」 같은 소제목도 그 내용이 궁금했습니다. 그 신문은 독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확실하게 하겠다는 듯, 웬만큼은 궁금증을 풀 수 있도록 책의 .. 2011. 12. 5.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 버트런드 러셀 《런던통신 1931-1935》 송은경 옮김, 사회평론 2011 위트에 가득 찬 에세이집입니다. 영어를 일상적으로 읽지 못하는 한탄스러운 처지여서 번역본을 읽은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스스로 안타깝지만, 원본을 읽을 수 있다면 이 책을 읽는 동안 얼마나 더 시원하고 행복했을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위트란 이런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행동이 허용되는 직업들은 수준 높은 사기를 쳐야 하는 직업들에 비해 대체로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법인 변호사나 부패한 정치가, 인기 좋은 정신과 의사는 도덕적 견해를 아주 정직하게 매우 자주 발언하리라는 기대를 받지만, 이 고된 일의 대가로 적절한 보수를 받기 마련이다. (176쪽, 「진정한 도덕과 교화의 차이 on Being Edifyin.. 2011. 11. 25.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 인》김인환 옮김, 민음사, 2011 이 작가는 1996년 초봄에 사망했는데 그 즈음 『이게 다예요』라는 작품이 소개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작가인가 싶어 그 얄팍한 책을 구해 보고 실망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게 다라니! 도대체 무슨 얘기야?' 그러나 그 독후감은 작가를 몰랐던 데서 비롯된 실망이었을 것입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이 작품 『연인』(1984)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콩쿠르 상을 받았고, 1986년에는 "영어로 출간된 올해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와 함께 리츠파리헤밍웨이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 이른바 '성적 수치심' '에로이즘' 같은 건 해당되지도 않는다 해도 - 그 적나라한 감정 표현 떄문에 중·고등학생들에게 권할 만한.. 2011. 11. 8. 마르그리트 뒤라스 『히로시마 내 사랑』 마르그리트 뒤라스 《히로시마 내 사랑》 이용주 옮김, 동문선 2005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의 시나리오입니다. 시놉시스(synopsis 영화의 개요, 의도))에서 이 영화의 성격이 될 만한 부분을 골랐습니다. 우연히 만난 커플의 모습은 영화가 시작될 때 보이지 않는다. 여자도 남자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모습 대신에 머리와 허리 부분이 잘린 듯한 사랑에 빠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죽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 차례차례 잿더미와 이슬 방울, 원자폭탄의 분진으로 덮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정사가 끝난 후의 땀방울이 맺혀 있는 것 같은 육체가 움직이는 장면이 보인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인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결코, 순전히 미국의 입장에서 그것도 1945년을 고스란히 상기하며 설명한.. 2011. 11. 3. 마르그리트 뒤라스 『모데라토 칸타빌레 Moderato Cantabile』 마르그리트 뒤라스/정희경 옮김 『모데라토 칸타빌레 Moderato Cantabile』 (문학과지성사, 2009, 1판6쇄) 외간남자는커녕 '외출'이라는 단어조차 몰랐을 것 같은 숙녀가 있습니다. 그녀가 어느 날 '죽음으로써 완결되는 절대적 사랑'을 찾아나선다면, 소설은 포르노처럼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그런 소설을 쓴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실화가 아닌 한'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 안 데바레드는 소도시 공장주의 아내로 아들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그녀는 10년 전 결혼한 이래 남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없는 완벽한 처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판에 박은 듯한 삶을 살고 있으며, 모든 일이 그녀의 존재 범위 밖에서 이루어지는 까닭에 정원수 .. 2011. 10. 21. 조지 버나드 쇼 『피그말리온』 조지 버나드 쇼 희곡 《피그말리온》 김소임 옮김, 열린책들 2011 이 희곡의 모티브는 자신이 조각한 여인상과 사랑에 빠진다는 그리스 신화 「피그말리온」 이야기입니다. * 쟝레온 제롬(JeanLeonGerome. French, 1824-1904),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키프로스 여성들은 아프로디테의 저주로 나그네에게 몸을 팔게 되고, 키프로스의 왕 피그말리온은 여성에 대한 혐오로 결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대신 피그말리온은 지상의 「헤파이스토스」1라 불리는 솜씨로 상아를 이용해 아름다운 여인상을 만들고 '갈라테이아'라고 이름 붙입니다. 그리고 지상의 어떤 여인보다도 아름다운 이 조각상을 사랑하게 됩니다. 자기가 만든 조각상을 따듯한 눈길로 쳐다보며 다녀오겠다고 인사하고, 포옹하고 입맞추며 다녀왔다.. 2011. 10. 17.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Ⅱ(교육에 대하여)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2 김희봉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1 "그들은 자기가 무엇을 모른다." 만약 어느 선생님께서 다른 스케쥴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놓고 이 책을 읽고 있다면, 그 선생님은 지금 행복할 것이 분명합니다. 선생님께서 행복하시다면 그의 학생들도 함께 행복할 것은 물어보나마나입니다. 만약 그런 선생님이 흔한 나라라면 그 나라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나라라면 그 나라는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일 것이 분명합니다. 이 책은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과학자가 쓴 재미있는 일화집입니다. 참 재미있는 전기문입니다. 재미있는 책이므로 이 책을 읽는 동안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어느 중·고등학생처럼 혹은 어느 선생님처럼 이 책을 읽.. 2011. 10. 11.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Ⅰ 리처드 파인만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김희봉 옮김, 사이언스북스 2011 만약 어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 다른 스케쥴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놓고 이 책을 읽고 있다면, 그 학생은 행복할 것이 분명합니다. 학생이 행복하다면 그의 부모도 함께 행복할 것은 물어보나마나입니다. 만약 그런 중학생, 그런 고등학생이 흔한 나라라면, 그 나라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나라라면 그 나라는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일 것이 분명합니다. 이 책은 리처드 파인만이라는 과학자가 쓴 재미있는 일화집입니다. 아니, 재미있는 전기문입니다. 어쨌든 재미있는 책입니다. 재미있는 책이므로 이 책을 읽는 동안은 행복할 것이 분명합니다. 적어도 어느 중·고등학생처럼 이 책을 읽는 동안, 나.. 2011. 10. 10. 가브리엘 루아 『그 겨울의 동화』 글쓴이·가브리엘 루아/그린이·니콜 라퐁드 『그 겨울의 동화』 옮긴이·조현실, 토토북, 2006 정년퇴임을 하기 몇 년 전, 그러니까 교육부에서 학교로 나와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을 때 작가 가브리엘 루아의 아름다운 소설 『내 생애의 아이들』 『세상 끝의 정원』 같은 작품을 읽은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내 생애의 아이들』에서 가브리엘 루아가 보여준 그 관점으로라면, 학교와 교실은, 이 세상에 남아 있는 마지막 천국이므로. 그 책을 읽은 행복감으로, "가브리엘 루아(Gabrielle Roy)", "루아(Roy)", 그녀는 이름조차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졌는지…… 나 자신 그런 시절의 상처를 이제 간신히 치유한 상태였고 겨우 청소년기의 몽상에서 벗어나 아직 성년의 삶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 2011. 9. 30.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