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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689

르 클레지오가 본 한국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나라, 우리 문화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화여대 해외학술원 석좌교수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8년을 대부분 한국에서 보냈고, 노벨문학상 발표 일주일 전까지도 서울에 있었다. 파리에서 그와 인터뷰한 조선일보 기자가 그 내용을 『현대문학』 2009년 1월호에 실었다(박해현, 「문학의 책무-르 클레지오와의 인터뷰」282~291쪽). 다음은, '한국'과 '한국어', '한글', '서울', 한국 아이들에 대한 관점,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문학이 필요한 이유, 인터넷에 대한 생각, 건강 문제를 중심으로 그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박해현 : 언제 한국에 돌아올 건가. 르 클레지오 : 이화여대 해외학술원 석좌교수.. 2009. 1. 13.
C.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C.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Tristes Tropiques』 박옥줄 옮김, 한길사 1998 지난해 11월 말, 프랑스의 재미있는 대통령 사르코지가 100세 생일을 맞이한 한 노인의 집을 찾았답니다. "온 국민을 대신해 경의를 표하러 왔습니다." 그 대통령이 존경을 받는 인물이든 아니든 얼마나 영광스럽겠습니까. 그 노인이 C.레비-스트로스라는 학자입니다. 그의 생일을 맞아 프랑스 정부에서는 기념 전시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고, 방송은 열두 시간짜리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학술기관 아카데미프랑세즈는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니 온 나라가 들썩거렸을 것입니다. 그는 1981년(73세)에 한국학중앙연구원(前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1927년(19세), 철학교수 자격시.. 2009. 1. 8.
에릭 시걸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 에릭 시걸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 황창수 옮김, 은하, 1990 그런 아이가 불우한 걸까? '불우한 환경의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이 소설이 떠오른다. 어렵잖게 많이 보았다. 보면서, 그런 아이를 기억해두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기억해두는 것은 왠지 옳지 못한 일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소설은 단순하다. 아내가 모르는 아이가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러면 안 되지만 어쩌다가 자신도 모르게 태어난 그 아이가 나타나게 되었다는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에서 몇 군데를 인용하면 이렇다. "몽뺄리에에 논문을 제출하러 유럽에 간 일이 있었지……." "그래서요……?" 침묵이 흘렀다. "그때 여자관계가 있었어." 그는 그것을 아주 빨리 말했다. 마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반창고를 빨리 떼듯이. 실러.. 2008. 11. 19.
이홍우 『敎育의 槪念』 이홍우, 『敎育의 槪念』 文音社, 1991, 2002 날개에 소개된 저자 약력은 ‘서울大學校 師範大學 敎育學科, 서울大學校 大學院 敎育學科, 미국 콜럼비아大學(EdD), 서울大學校 師範大學 敎授’뿐이다. 책은 프로필처럼 치밀하게 정리되어 있다. 모든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180쪽이다. 앞날개에 소개된 이렇다. 이 책의 전부이다. 敎育의 槪念을 이해한다는 것은 ‘敎育의 定義’를 말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그 定義를, 그 밑바닥에 깔려서 그것을 받치고 있는 槪念體系와 관련지어 이해한다는 뜻이다. 종래의 敎育學硏究는 결국 敎育의 槪念에 ‘具體性’을 부여하기 위한 學問的 노력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工學的 槪念’, ‘成年式 槪念’, 그리고 ‘社會化槪念’이라고 부른 세 가지 槪念은 敎育이라는 總體的 現.. 2008. 11. 15.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나타』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나타』 -그 여인의 영혼을 사로잡은 협주곡- 그리고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제9번 Beethoven,ViolinSonatas No.9 Ⅰ ‘크로이쩌’에 얽힌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1999년 9월부터 6개월간 서울 Y초등학교 교감으로 지낼 때입니다. 교장선생님은 내가 교육부에서 나왔다고 나에게 ‘교무교감(수석교감)’을 시키고 나보다 5년이나 연장인 여성 K교감을 ‘생활교감’으로 지명했습니다. 예를 들면 70여 명의 교사들이 매주 제출하는 ‘지도안’ 검사는 내 담당이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일들이 교육부에서 하던 일에 비해 무겁지도 않고, 지도안을 잘 쓰면 수업이 잘 될 것이라는 보장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이러나저러나 큰 착오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송구스런 말씀이긴.. 2008. 8.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