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보기의 즐거움752 제리 카플란 《인간은 필요 없다 Humans Need Not Apply》 제리 카플란 《인간은 필요 없다 Humans Need Not Apply》 신동숙 옮김, 한스미디어 2016 1 「저커버그 VS 머스크 'AI' 설전」이라는 기사를 봤다(한국경제, 2017.7.26(수), A2). 페이스북 CEO 저크버그와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두 사람의 사진에 붙은 "AI 종말론 부추기는 사람 상당히 무책임하다"(저커버그) "AI는 인간 문명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 될 것이다"라는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2 〈어메이징 스토리즈_Amazing Stories_〉 〈판타스틱 어드벤처_Fantastic Adventures_〉 같은 공상과학 잡지 얘기부터 시작해서 슬슬 인공지능 분야의 발달로 들어간, 비교적 긴 '서론'의 여기저기에 밑줄을 그으며 '독후감에 쓸 만한 핵심.. 2017. 8. 3. 펄 벅 《북경에서 온 편지 Letter From Peking》 펄 벅 《북경에서 온 편지 Letter From Peking》 오영수 옮김, 지성문화사 2010 1 사랑하는 나의 아내에게.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부터 하고 싶소. 지금 내가 어떻게 지내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오. 비록 내 편지를 다시는 못 받게 되더라도 나는 마음속으로 매일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오. 다음 내용을 읽으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오. 나는 어쩔 수 없이 중국 여인을 우리 집에 맞아들여야 했소. 집안일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오. 지금 나는 권력을 잡은 사람들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지금까지의 나를 부정하고 새로운 나를 보여 주어야 할 입장이오... 2017. 7. 29. 존 쿳시 《슬로우 맨》 존 쿳시 J. M. Coetzee 《슬로우 맨 SLOW MAN》 왕은철 옮김, 들녘 2009 1 프랑스 태생 폴 레이먼트는 오스트레일리아로 귀화한 늙은이입니다. 이혼을 해서 혼자 지냅니다. 그 서글픈 늙은이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자동차에 들이받혀 한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당한 비참한 상황에서 그를 간호하러 오는 마리야나 조키치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진사라고 되어 있을 뿐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노인입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깊이 생각해가며 갖은 수단을 동원하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삶이란 본래 그런 것이 아닐까요? 행운이 어디 그리 흔하겠습니까? "그 다음이라뇨? 일요일 다음에 말인가요? 일요일 다음에 더 이상 뭔가 있을 것 같지는 않군요. 일요일은 조키치 부인을 포함해서.. 2017. 7. 13. A. L. 바라바시 《링크 LINKED》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링크 LINKED》The New Science of NetworksA. L.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김기훈 옮김동아시아 2002 1 우리 지구는 점차 수십억 개의 서로 연결된 프로세서 및 센서들로 구성된 단일의 거대 컴퓨터로 진화해 가고 있는 것이다. (…) 그 거대 컴퓨터가 언제쯤 자기인식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인가를 인류는 한 번쯤 심각하게 고려할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인간 두뇌에 비해 엄청나게 더 많은 명령을 훨씬 더 신속하게 처리하는 생각하는 기계가, 수십억 개의 서로 연결된 컴퓨터들로부터 갑자기 출현하는 때는 과연 언제가 될 것인가?(263) (……) 전략적이고 최적화된 나뭇가지 구조보다 순응적이고 유동적인 거미줄 구조, 즉 역동적이고 진.. 2017. 7. 2. 데즈먼드 모리스 《바디워칭 BODY WATCHING》 데즈먼드 모리스《바디워칭 BODY WATCHING》 이규범 옮김, 범양사출판부 1997 1 극심한 피로, 쏟아지는 졸음을 가장(!)하며 남성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여성을 보셨겠지요. 일요일 오후, 교외에서 들어오는 전철 안에서는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죠. 직접 연출도 해 보셨습니까? ^^ 오히려 불편하진 않습니까?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데즈먼드 모리스가 떠오릅니다. 동물학을 하다가 문화인류학으로 전공을 바꾼 학자라고 했지 싶은데 그래서인지 '아름다운 인간들'이 연출하는 그 장면을 볼 때마다 '우리 인간들의 저런 모습이 동물들의 그런 모습과 유사한 것일까?' 싶고, 그런 동물들이 우리 '인간들'을 보면 또다른 어떤 동물의 행태를 떠올리며 고소를 금치 못하기도 할까 싶어집니다. '.. 2017. 6. 6. 이스마엘 베아 《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집으로 가는 길》 a long way gone: memoirs of a boy soldier 송은주 옮김, 북스코프 2007 1 "집으로 가는 길"……. '따듯한 길' 책 이름만 들었을 땐 그런 느낌뿐이었습니다. 숲속을 전진해 나가면서 점령하여 기지로 삼은 마을들이 어느새 내 집이 되었다. 우리 분대가 내 가족이었고, 내 총이 나를 먹여 살리고 지켜주었다. 내가 따라야 할 규칙은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뿐이었다. 내 사고도 그 범위 이상을 넘어가지 않았다. 우리는 2년간 전투를 했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과는 살인이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동정심을 느끼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어린 시절은 끝나버렸고, 내 심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달이 뜨고 해가 뜨면 밤낮이 오고 가는 줄만 알지.. 2017. 5. 25.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교육의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이유 2017.4.29. 마포 국가 교육을 반대하는 논리는 국가가 직접 교육을 담당하는 경우에는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시행하는 의무 교육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 없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만일 국가가 국민 교육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을 직접 담당한다면 나는 그 누구 못지 않게 반대할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성격의 개별성1, 의견과 행동 양식의 다양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교육의 다양성도 그에 못지않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국가가 나서서 교육을 일괄 통제하는 것은 사람들을 똑같은 하나의 틀에 맞추어 길러내려는 방편에 불과하다. 국가가 교육을 통해 효과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사람들을 그 틀 속으로 집어넣으면 넣을수록 국가 최고 권력자(왕이든 성직자.. 2017. 5. 24.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유영미 옮김, 갈라파고스 2010 뼈만 앙상한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있습니다. 입, 코, 눈으로 파리가 날아드는데 그것들을 떨칠 기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아와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피부색 때문인지 '본래 저러니까…' 싶습니다. 도무지 애처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무책임한 정서입니다. 그러니까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먹여 살릴 만한 식량은 충분히 있다는 건가요? 그뿐 아니란다. 지구는 현재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도 먹여 살릴 수 있어. 오늘날 세계 인구는 60억 정도(세계 인구는 2006년을 기점으로 65억 명을 넘어섰다) 되지. 하지만 1984년 FAO의 평가에 따르면, 당시 농업 생산력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지구는 120억의 인구를 거.. 2017. 5. 7. 책 소개 『롤리타』, 바라보는 순간 왠지 '심각한 표정'으로 보인 장정. (심각한(!) 책이긴 하지만……) 1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라는 책에서 죽음에 관한 온갖 이야기들을 쓴 줄리언 반스는 자신의 조부(교장)에 관한 일화들도 재미있게 소개했습니다. 나의 할아버지, 버트 스콜토크는 남들에게 들려줄 만한 우스갯소리가 딱 두 개밖에 없었다.1 하나는 1914년 8월 4일에 있었던 당신의 결혼식에 얽힌 이야기라서, 반세기 동안 (갈고 다듬어지지 않은 채) 반복해 듣게 되었다. "우린 전쟁이 터진 날에 결혼했어. (부담스럽게 뜸을 들인 후) 그다음부터는 전쟁 같은 부부 생활이 이어졌지!!!" 다른 이야기는 카페에 들어가 소시지롤을 달라고 했던 녀석에 관한 이야기로, 할아버지는 한껏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그.. 2017. 5. 2. 파리드 자카리아 《하버드 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파리드 자카리아 지음 《하버드 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In Defense of a Liberal Education 강주헌 옮김, 사회평론 2015 1 풍족한 삶을 원하는 사람이 반드시 피해야 할 금기는 교양과 관련된 학문을 전공하는 것이다. 세계 어디에서나, '폭넓은 지식을 함양하는' 교양 교육이라고 하면 미국과 미국의 크고 작은 대학들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정작 미국 내에서 교양 교육은 기피의 대상이다. 테크놀로지와 세계화로 정의되는 시대를 맞아, 모두가 기능技能에 기반을 둔 학습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인과 기업인은 물론이고 교육자까지도 국가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능 중심 교육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이제 헛된 꿈을 그만 버리고 직장에서 필요한 .. 2017. 4. 30.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백 가지 슬픔의 문〉 《백 가지 슬픔의 문》 The Gate of the Hundred Sorrows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Joseph Rudyard Kipling 이종인 옮김, 『현대문학』 2017년 3월호 114~123 풍칭은 왜 그 집을 "백 가지 슬픔의 문"이라고 불렀는지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았다(그는 내가 아는 한 발음하기 어려운 괴상한 이름을 사용하는 유일한 중국인이었다. 대부분의 이름들은 화려했다. 이것은 캘커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화려한 이름들을 직접 확인하곤 했다.1 아편 파이프를 석 대 피우고 나면 베개의 용들이 서로 움직이면서 싸우기 시작한다. 나는 수많은 밤 동안에 그 싸움을 구경했다. 나는 그런 식으로 내 연기 양을 조정했고, 이제 열두 대를 피워야 용들이 움직인다. 게다가 이 파이프.. 2017. 4. 27.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스타스가, 5번 스튜디오 Studio 5, The Stars〉 〈스타스가, 5번 스튜디오〉 Studio 5, The Stars 제임스 그레이엄 밸러드 James Graham Ballard 조호근 옮김 (『현대문학』 2017년 2월호, 100~149쪽)1 상자 안에 가령 "+3"이라는 '열쇠'를 넣어두면, 위쪽 구멍으로 1을 넣으면 아래 구멍으로 4가 나오고 2를 넣으면 5가 나올 것입니다. 아이들 수학 교과서에서 본 함수기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 함수기 안의 열쇠가 보다 복잡한 것이면 아래 구멍으로 나오는 숫자가 왜 그렇게 되어 나오는지 짐작하기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지금처럼 시인이 직접 시를 쓰는 시대가 지난, 마지막으로 그렇게 시를 쓴 시인이 사라진 지 50년쯤 지난 어느 날입니다. 시인들은 VT 세트를 조작해서 시를 씁니다. " (…) 50년 전에는 시를 쓰.. 2017. 4. 24.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