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751

그레이엄 핸콕 《신의 지문 :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 그레이엄 핸콕 《신의 지문 : 사라진 문명을 찾아서》 이경덕 옮김, 까치 1997 1 (목차) 상권 : 지도의 불가사의, 바다의 거품 : 페루와 볼리비아, 깃털 달린 뱀 : 중앙 아메리카, 신화의 불가사의 : 기억을 상실한 인류, 신화의 불가사의 : 세차운동의 암호 하권 : 기자로의 초대 : 이집트, 불멸의 지배자 : 이집트, 결론 : 지구의 미래는? 2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며 인류를 거의 완전하게 파괴시키는 대재해는 이 행성에서 살고 있는 한 필연적인 일로, 그것은 이전에도 몇 번 일어났으며 또한 반드시 일어난다."(下, 661) 끔찍한 일이다. "오랫동안 잊혔던 마지막 빙하시대의 뉴턴, 셰익스피어, 아인슈타인들이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했다. 1997년 9월 30일에 메모해 놓고는 잊고 지냈다. .. 2017. 11. 7.
게르트 호프만 《나의 사랑 슈테가르딘》 게르트 호프만 《나의 사랑 슈테가르딘》 안영란 옮김, 찬섬, 1997 너무나 보잘것없는 용모와 달리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철학 교수 리히텐베르크, 열세 살의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는 순간 그의 삶은 돌변한다. 순수한 열망을 가진 리히텐베르크가 순결한 영혼을 가진 열세 살의 소녀를 만난 것이다. "그 때 그는 뭐하는 사람이었죠?" 슈테가르딘이 물었다. "기침." 그가 말했다. 메모를 봤더니 딱 두 줄뿐이다. 그게 절실했을 것이다. 1997년………… 20년 전, 내겐 숨 막히는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세월은 가고 싸늘한 늦가을에 이렇게 앉아 있다. 2017. 11. 4.
로맹 롤랑 《베토벤의 생애》 로맹 롤랑 《베토벤의 생애》 이휘영 역, 문예출판사 1996(증보판 11쇄, 초판 1972) 1802년의 「유서」에 베토벤은 6년 전에―즉, 1796년에 귓병이 났다고 쓰고 있다. 베토벤의 작품 일람표를 보면 1796년 이전의 것으로는 작품 제1번인 삼중주곡 셋밖에 없다. 작품 제2번, 즉 피아노를 위한 최초의 세 소나타는 1796년에 발표되었다. 그러므로 베토벤의 전 작품은 베토벤이 귀가 어두워진 뒤에 쓴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베토벤의 귓병에 관하여서는 1905년 5월 15일의 《의학시보(醫學時報, Chronique médicale)》에 게재된 클로쯔 포레스트 박사의 논문 참조. 이 논문의 필자는 베토벤의 병의 근원이 유전성 허약 체질(아마도 어머니의 폐결핵)에 있었으리라고 보고 있다. 그는 .. 2017. 10. 30.
사토 마나부 《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 사토 마나부 佐藤 學 《배움으로부터 도주하는 아이들》 손우정·김미란 譯, 북코리아, 2012 1 사토 마나부는 이지메, 부등교, 학급붕괴, 소년범죄 등 언론이 떠들고 있는 위기는 겨우 1% 정도에 해당하는 '만들어진 위기'이고 진짜 위기는 70~80%의 아이들을 엄습하는 '배움'으로부터의 도주라고 주장한다. 또 학력저하 자체보다 그 실태에 따른 시책과 정책이 오히려 문제가 크다고 본다. 그는 공부 시간과 독서 시간 감소, 입시 과목수 축소와 '여유교육'을 내세운 '신학습지도요령'(교육내용 감축, 선택중심 교육과정, 수준별 학습지도와 소집단 지도 등)에 따른 학력 저하, 수업시간 수 축소, 단순 암기와 계산 위주에 따른 창의력, 문제해결력 경시, 교과학습 기피증, 계층 격차 확대 재생산, 니힐리즘1과 시니.. 2017. 10. 11.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바빌론에 다시 갔다 Babylon Revisited〉 〈바빌론에 다시 갔다〉Babylon Revisited 프란시스 스콧 피츠제럴드Francis Scott Key Fitzgerald 하창수 옮김 아버지와 아이의 대화를 옮겼다. 그렇지만 이 장면이 중심 얘기는 아니다. 그러니까 이 장면이 중요한 건 아니다. 아버지의 고뇌와 노력을 쓴 단편이었다. 긴장감 때문에 단숨에 읽었다. (……) 아이에게 엄마가 있고, 프랑스인 유모까지 있던 때, 그는 아이를 엄하게 대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가능하면 관대하려고 애썼다. 이제 아이에게 그는 아빠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무슨 얘기든 다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아빠는, 우리 아가씨에 대한 거면 뭐든 다 알고 싶어." 그가 진지하게 말했다. "먼저 아빠 소개부터 하지. 내 이름은 찰스 J. 웨일스. 프라하에서 왔어.. 2017. 10. 7.
글·그림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글·그림 신영복 《나무야 나무야》 돌베게, 1996 친구 블로거에서 "나무야 나무야"란 제목의 글을 읽었습니다.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TV 프로그램에서도 이 제목을 본 것 같습니다.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글과 그림, 사진으로 엮어 쉽게 쉽게 읽혔습니다. 청년들아 나를 딛고 오르거라 - 얼음골 스승과 허준 우리가 헐어야 할 피라미드 - 반구정과 압구정 당신이 나무를 더 사랑하는 까닭 - 소광리 소나무숲 비극은 그 아픔을 정직한 진실로 이끌어줍니다 - 허난설헌의 무덤 …………………… 이와 같은 제목으로 쓴 25편의 '엽서'입니다(백담사의 만해와 일해, 모악산의 미륵, 하일리의 저녁노을, 이어도의 아침해, 북한산의 사랑, 천수관음보살의 손, 잡초에 묻힌 초등학교, 온달산성의 평강공주, 단종.. 2017. 10. 5.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Das Parfum》 파트리크 쥐스킨트 장편소설 《향수Das Parfum》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1995(초판 14쇄) 소설도 이런 소설은 드물 것입니다. 향수(香水) 때문에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1738년 7월의 무더운 날, 파리의 뒷골목, 악취가 피어오르는 생선 좌판 밑에서 매독에 걸린 젊은 여인의 사생아로 태어난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는, 그 여인이 영아 살인죄로 처형당하여 유모들의 손을 거치며 자라게 됩니다. 유모들은 한결같이 그 아이를 무서워합니다. 지나치게 끈질긴 생명력과 탐욕에도 질리지만 아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이 공포심을 유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증오 속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흉측한 몰골을 갖게 된 그는 놀랍게도 아무도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예민한 후각을 지니게 되고 남몰래 그 후.. 2017. 9. 22.
바다 냄새 그는 어머니가 단두대에서 참수된 그레브 광장에 갈 때도 있었다. 그 광장은 마치 커다란 혓바닥처럼 강 쪽으로 쑥 들어가 있었다. 그는 광장에 눕거나 강가로 가 보거나 혹은 기둥에 매여 있는 배에 다가가서 석탄이나 곡식, 풀과 물에 젖은 밧줄 냄새를 맡아보기도 했다. 그러면 서쪽으로 강을 가로막고 있는 이 도시의 숲 속 길을 통해 바람이 불어오기도 했다. 바람은 시골 냄새, 뇌일리 부근 초원의 냄새, 생 제르맹과 베르사이유 궁전 사이에 있는 숲의 냄새, 루앙이나 카엥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의 냄새를 실어 왔다. 가끔 바다 냄새까지도 실어 오는 경우가 있었다. 바다에서는 물과 소금, 그리고 차가운 햇살이 묻어 있는 돛단배 냄새가 났다. 바다 냄새는 단순하면서도 하나의 거대하고 독특한 냄새였기 때문에 그르.. 2017. 9. 5.
다자이 오사무 《사양 斜陽》 다자이 오사무 | 허호 옮김 《사양 斜陽》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2016 언젠가 초가을의 달 밝은 밤에 니시카타초에 있는 집 정원에서 나와 어머님과 둘이 연못가의 정자에 앉아 달구경을 하던 때의 일이다. 여우가 시집갈 때와 생쥐가 시집갈 때의 예물 장만은 어떻게 다른가, 하는 따위의 우스갯소리를 하다가, 어머님이 불쑥 일어나 정자 곁의 싸리꽃이 울창한 안쪽으로 들어가시더니 하얀 싸리꽃 사이로 한층 선명하게 하얀 얼굴을 내밀고 살짝 웃으시며, "가즈코, 엄마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맞혀 보렴." 하고 말씀하셨다. "꽃을 꺾고 계신가요?" 하는 내 대답에 작은 소리로 웃으시며, "소변이야." 하고 말씀하셨다.(171~172) 감상적인 초반부를 읽으며 200쪽 가까운 이 소설이 이렇게 전개되면 읽기.. 2017. 8. 25.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人間失格》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人間失格》 허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6 1 술과 여자, 마약에 탐닉한 자기 파괴자의 수기(手記). 수기 앞에 그 남자 오바 요조의 사진을 본 소감이 실려 있다. 아잇적 사진을 보고는 '정말 기분 나쁜 아이로군.' 했고 학생 때의 모습에 대해서는 "피의 무게라고나 할까 생명의 은근함이라고나 할까 그러한 충실감은 전혀 없고, 그야말로 새처럼 아니 깃털처럼 가볍게 백지장처럼 웃고 있었다."고 했고, 세 번째 사진에 대해서도 "나머지 한 장의 사진이 가장 기괴하였다."고 했다.(10~13) 2 저는 어릴 때부터 가족들에 대하여조차 그들이 얼마나 괴로워하며 또한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채, 단지 두려움과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여 이미 능숙한 익살꾼이 되어 있었습니.. 2017. 8. 21.
라게를뢰프 《닐스의 신기한 모험》 라게를뢰프 글 / 장양선 그림 《닐스의 신기한 모험》 중앙출판사 2004(1판5쇄) 어느 논문에서1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초기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교육과정으로서의 책(book as curriculum)'은 완전히 변환되어 '교육과정을 위한 책(book for curriculum)'으로 그 형태를 달리하게 된다. 다시 말해, 책이 곧 교과이자 교육과정이었던 상태에서 벗어나 교육과정으로 인하여 책(교과서)이 만들어지는 상태로 그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1906년 스웨덴에서 Lagerlӧef에 의해 쓰인 「닐스의 신기한 모험(The wonderful adventures of Nils)」이다. 「닐스의 신기한 모험」을 떠올리면 닐스의 모험을 상상하.. 2017. 8. 11.
제리 카플란 《인간은 필요 없다 Humans Need Not Apply》 제리 카플란 《인간은 필요 없다 Humans Need Not Apply》 신동숙 옮김, 한스미디어 2016 1 「저커버그 VS 머스크 'AI' 설전」이라는 기사를 봤다(한국경제, 2017.7.26(수), A2). 페이스북 CEO 저크버그와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두 사람의 사진에 붙은 "AI 종말론 부추기는 사람 상당히 무책임하다"(저커버그) "AI는 인간 문명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 될 것이다"라는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2 〈어메이징 스토리즈_Amazing Stories_〉 〈판타스틱 어드벤처_Fantastic Adventures_〉 같은 공상과학 잡지 얘기부터 시작해서 슬슬 인공지능 분야의 발달로 들어간, 비교적 긴 '서론'의 여기저기에 밑줄을 그으며 '독후감에 쓸 만한 핵심.. 2017.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