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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752

포리스트 카터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The Education of Little Tree》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The Education of Little Tree》 아름드리미디어 2016 1 "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쓸 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해두지…… 그러니 곰한테도 뺏기고 너구리한테도 뺏기고…… 우리 체로키한테 뺏기기도 하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하는 사람들하고 똑같아. 뒤룩뒤룩 살찐 사람들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하지.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 그러고 나면 또 길고 긴 협상이 시작되지. 조금이라도 자기 몫을 더 늘리려고 말이야. 그들은 자기가 먼저 깃발을 꽂았기 때문에 그럴 권리가 있다고 하지…… 그러니 사람들은 그놈의 말과 깃발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는 셈이야…… 하지만.. 2017. 4. 19.
DEVELOPING CHILDREN AS RESEARCHERS DEVELOPING CHILDREN AS RESEARCHERS : A Practical Guide to Help Children Conduct Social Research Chae-Young Kim / Kieron Sheehy / Lucinda Kerawalla Routledge, LONDON AND NEW YORK, 2017 2017. 4. 13.
柳成龍 《懲毖錄》(2) 柳成龍 《징비록 懲毖錄》 李民樹 역, 을유문화사 1992(초판17쇄) 행차가 의주(義州)에 이르렀다. 이때 중국 참장(參將) 대모(戴某)와 유격장(遊擊將) 사유(史儒)가 각각 한 떼의 군사를 거느리고 평양으로 향해 오던 중 임반역(林畔驛)에 이르러 평양이 이미 함락되었단 말을 듣고는 되돌아와서 의주에 묵고 있었다. 그때 중국에서는 우리 군사에게 주라고 은 二만 냥을 보내왔었다. 중국의 관리들과 장령(將領)들도 의주에 도착했다. 이보다 앞서 요동(遼東)에서는 우리 나라에 적들이 침입했다는 말을 듣고 곧 조정에 알렸다. 그러나 조정의 의논은 한결같지 않았다. 심지어는 우리가 적을 위해서 길을 빌려주고 있다고 하는 의논까지 있었다. 하지만 병부상서(兵部尙書) 석성(石星)만은 이 말을 반대하고 우리 나라를 구원.. 2017. 4. 6.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 《자유론On Liberty》 서병훈 옮김, 책세상, 2015 1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철학을 한번 해보려는 건 아닙니다. 가당치도 않은 일이겠지요. "존 스튜어트 밀"도 "자유론"도 들어본 이름이었습니다. 뭐가 들어 있을까 싶었습니다. 소설처럼 읽히지 않는 건 짐작대로였고, 그렇다고 중·고등학교 도덕 교과서처럼 재미없진 않아서 그런대로 읽을 만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까지 있어서, 아직 젊거나 '도덕'이나 '사회' 교육을 좀 연구하고 싶다면 두어 번 더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런 입장도 아니고 그럴 일도 없으니 이 상태로 만족하려고 합니다. 2 논술 준비를 하는 독서가 아니어서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가 싶어 하며 읽었습니다. 가령 .. 2017. 3. 28.
자코모 마차리올 《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 자코모 마차리올 《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 임희연 옮김, 걷는 나무 2016 1 자코모 마차리올은 특별한 동생이 태어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 큰 기대를 가졌습니다. 멋진 형이 되겠다는 포부가 구름처럼 부풀어올랐습니다. 그러나 곧 그 동생 조반니가 '다운 증후군'을 앓는 걸 부끄러워 하고, 숨기고, 사람들이 그걸 알게 될 만한 자리를 피하고 두려워합니다. 이 소설은 그러던 그가 그 조반니를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심경의 변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도록 쓴 실화(實話)입니다. 2 자코모 마차리올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 참 아름답습니다. 내 동생이 하는 모든 것은 내가 6년 전에 미리 해 본 것일 테니 나는 동생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다. 자전거 타는 법, 그 밖에 여.. 2017. 3. 22.
쥘 르나르〈필립 집안의 가풍〉 쥘 르나르 Jules Renard 〈필립 집안의 가풍〉 윤옥일 옮김, 동서문화사 2013 1 『홍당무』와 『박물지』(쥘 르나르)를 읽은 것은 그의 『일기 The Journal』 때문이었습니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줄리언 반스)이라는 책에 소개된 그 『일기』는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르나르는 옛날 생각을 하다가 자기 연민에 젖어 어린 시절의 분신을 어루만지는 일은 일절 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사춘기에 생겨나지만, 사람에 따라 평생토록 계속되기도 하는) 그런 연민은 유년기를 재가공해 가짜로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르나르에게 아이란 '작고, 필요한 동물이지만 고양이만큼도 인간적이지 못한' 존재였다. 이는 그가 1887년부터 1910년 죽을 때까지 썼던 걸작, 『일.. 2017. 3. 20.
쥘 르나르 《박물지》 쥘 르나르 Jules Renard《박물지 Histoires Naturelles》윤옥일 옮김, 동서문화사 2013      * 백조 그는 연못 위를 구름에서 구름으로 가는 흰 썰매처럼 미끄러져 간다. 왜냐하면, 그는 물속에서 생기고 움직이고 사라지는 솜털구름처럼 식욕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 구름 한 조각이다. 그는 부리로 겨냥하여 눈 옷을 입은 그 목을 갑자기 물에 담근다.그러고 나서 여자의 팔이 소맷자락에서 나오듯 그는 목을 다시 쑥 내민다.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그는 바라본다. 구름은 놀라서 사라졌다.실망은 오래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구름은 이내 돌아올 테니까. 정말 저 멀리 수면의 물결이 사라져가는 언저리에서 또 하나의 구름이 생겨나기 시작한다.가벼운 털방석을 타고 백조는 조용히 .. 2017. 3. 9.
창신강(常新港) 장편소설 《나는 개입니까》 창신강(常新港) 장편소설 《나는 개입니까》 전수정 옮김, 사계절 2011 소년으로 변신한 개가―카프카의 『변신』에서는 사람이 벌레가 되었지만― 세상의 온갖 일들을 경험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신뢰하는 사람은 사랑해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흉보고 의심하고 질시하고 속이고 싸우고, 잘못한 일이 없으면서도 비굴하게 웃고……. 그러니까 '지하세계'(시궁창)에서 맨홀을 통해 올려다보던 눈 내리는 모습, 들려오던 음악으로 동경하던 '인간세상'의 실상은 아름다운 곳이라기보다는 개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시궁창' 같은 곳, '슬픈 곳'으로 드러납니다. 그렇지만 인간 특유의 순수함을 발견하고 "그 눈빛에는 인간 세계로 온 것을 영원히 후회하지 않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고 고백하기도 하고, 끝내는 자신의 마음 속에 스며든 .. 2017. 3. 2.
《홍당무》 쥘 르나르 Jules Renard 《홍당무 Poil de Carotte》 이가림 옮김, 동서문화사 2013 1 아버지 르픽 씨, 어머니 르픽 부인, 형 펠릭스, 누나 에르 네스틴. 소년(막내)에게는 이름이 없다. 그냥 "홍당무". 머리카락이 빨갛고 얼굴이 주근깨 투성이인 홍당무. 아무래도 호감을 살 수 없는 얼굴이란다. 밤중에 닭장 문을 닫으러 간다. 형도 누나도 싫어하는 일이다. 여우나 늑대가 손가락이며 볼에 입김을 불어대는 게 아닐까? 이렇게 되면 이젠 어둠 속에 구멍이라도 뚫을 기세로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서 짐작만으로 닭장 쪽을 향해 무작정 뛰어가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손으로 더듬어서 열쇠를 집었다. 홍당무의 발소리를 들은 암탉들이 횃대 위에서 깜짝 놀라 꾸꾸꾸 울면서 푸드덕거렸다. 홍당무는 소리.. 2017. 2. 21.
찰스 부코스키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언더그라운드의 전설 찰스 부코스키의 말년 일기 《죽음을 주머니에 넣고》 Henry Charles Bukowski The Captain is Out to Lunch and Sailors Have Taken Over the Ship(1998) 찰스 부코스키, 로버트 크럼 그림, 설준규 옮김 모멘토 2015 1 경마가 없는 날, 정상이라는 느낌이 드는 게 묘하다. 헤밍웨이1에게 투우가 필요했던 까닭을 난 안다. 그에게 투우는 삶이라는 그림을 끼울 액자 같은 것으로, 자기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를 일깨워주었으리라. 때때로 그걸 우린 잊어버린다. 기름 값을 지불하고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등등에 정신이 팔려서, 대다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준비가 없다. 제 자신의 죽음이건 남의 죽음이건. 사람들에게 죽음은 충격이.. 2017. 2. 14.
이태준 《문장강화》 이태준 《문장강화》 필맥, 2010 1 1963년쯤, 늦어도 1965년에 읽었어야 할 책입니다. 우리에게 국어를 가르치신 박용기 선생님은 참 좋은 분이었지만, 교육 체제가 그렇질 못했으니까―지금은? 글쎄요? 그걸 왜 나에게?―선생님인들 우리에게 이 책을 읽힐 도리가 있었겠습니까? 정겨운 이름들이 많이 나옵니다. 설명보다 예문(例文)의 양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을 만큼 일일이 사례를 들어주고 있습니다. 이상, 정지용, 나도향, 김소월, 이광수, 김기림, 홍명화, 정인보, 민태원, 이희승, 김기진, 염상섭, 주요섭, 현진건, 박종화, 박태원, 이병기, 김동인, 이효석, 김진섭…… 모교(母校) 교문을 들어선 느낌을 주는 분들을 이런 순서로 늘어놓아서는 안 되겠지요? 생각나는 대로 적었을 뿐입니다. 다 적지도 못.. 2017. 2. 8.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생각의 길, 2015) 술술 읽혔다. 정치적 이력으로 인해 평범하지 않은 사례들이 수두룩하게 눈에 띄었다. 그렇긴 하지만 더러는 놀랍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나는 왜 이걸 따져보지 않았지?' 생각되기도 하고, '정말 그래!' '그게 좋겠다!' 싶기도 했다. 재미.. 2017.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