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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by 답설재 2017. 2. 1.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생각의 길, 2015)









  술술 읽혔다.

  정치적 이력으로 인해 평범하지 않은 사례들이 수두룩하게 눈에 띄었다.

  그렇긴 하지만 더러는 놀랍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고, '나는 왜 이걸 따져보지 않았지?' 생각되기도 하고, '정말 그래!' '그게 좋겠다!' 싶기도 했다.

  재미있는 표현, 한 인격의 훌륭한 면모를 보여주는 표현도 보였다.





  * '놀랍다'고 생각한 부분


  정치를 떠나 문필업으로 복귀한 뒤로는 해마다 한두 권씩 책을 낸다. 정신이 멀쩡하게 살아 있는 한 내가 글쓰기를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 내 글과 강연과 토론을 즐겨 보는 분들은 날카로운 논리로 상대방의 허점을 들추어내면서 자기 주장을 펴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들 한다. 그건 아아도 세상 보는 눈이 비슷해서 그럴 것이다. 생각이 크게 다르면 똑같은 이유 때문에 나를 싫어한다.(17~18)


  행운을 행운으로 알고 자기가 가진 것을 소중하게 여기면 삶이 훨씬 즐겁고 행복해진다는 것을 모른다. 글을 쓸 자유도 바로 그런 행운 가운데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271)


  * '시원하다' '나는 왜 그걸 생각하지 않았었지?' 싶었던 부분


  어떤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좋겠다 너는, 글재주가 있어서!" (……) 그럴 때는 나도 모르게 '울컥'한다. 은근히 화가 난다. 이 말이 목젖까지 올라온다. '그런 거 아니거든! 나도 열심히 했거든!'(49)


  교수님들의 강의는 재미도 없었고 배울 것도 적었다.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강의를 받아 적은 노트와 교과서를 외워서 시험을 쳤다. 학점을 따는 것 말고는 별 의미가 없었다. 서클에서 하는 공부가 훨씬 재미있었고 배우는 것도 많았다. / 유럽 청년들은 우리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김나지움에서부터 이런 식으로 공부한다.(66)


  * '정말 그래!' '그게 좋겠다!' 싶었던 부분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단문(短文)으로 일단 내지르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일단 내지르고 난 다음에 차분히 설명하면 된다.(84)


  실컷 놀아도 허무하거나 자책감을 느끼지 않는 놀이 또한 독서만 한 것이 없었다.(123)


  매주 2000자 칼럼을 쓰는 것은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나라 안팎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사건을 주의 깊게 살펴 독자들이 관심을 가진 이슈를 찾아야 했다.(233)


  * '재미있다'고 생각한 부분


  논증의 미학이 살아 있는 글을 쓰려면 사실과 주장을 구별하고 논증 없는 주장을 배척해야 하며 논리의 오류를 명확하게 지적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미움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논증의 미학을 애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엄격한 논증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논증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인간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35~36)


  정보통신혁명의 물결이 보통 사람과 지식계급을 나누었던 장벽을 소리 없이 무너뜨린 것이다. 이것이 축복이 아니라면 무엇을 축복이라 할 수 있겠는가?(273)


  * '훌륭하다'고 생각한 부분


  아내와 나는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오기 전에도 자주 말을 걸었다. 세숫대야에 들어갈 만큼 작았을 때도 뜻을 물어본 다음 씻겼다. 아이가 의사표시를 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 마음대로 판단했지만 어쨌든 물어보기는 했다.(120)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민중에게 문자를 주어 스스로 표현하고 소통하고 교감하고 계몽할 기회를 제공한 왕이 다른 민족의 역사에 있다는 이야기를 나는 듣지 못했다. (……) 나는 세종대왕이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일을 한 군주'라고 생각한다.(274)





  * 견해에 대한 메모


  체험으로써 이야기하면 인간적인 면모가 직접적으로 부각됨으로써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기가 쉬운 글이 되긴 하겠지만 더러 주제를 벗어나지 않았는가 싶은 사례도 보였다.


  '글쟁이의 정신승리법'(270~275쪽)을 끝에 두면 싶었다.


  * 독백


  '내가 이 사람의 책을 소개하게 되다니…… 1996년, 그땐 몰랐었네.'




  블로그 《BLUE & BLUE》에 이 책이 소개된 걸 보고 돌연 글쓰기를 잘 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 누가 그렇지 않겠는가. 이런 책 단 한 권도 읽어본 적 없는 사람도 글은 잘 쓰고 싶어 한다. 이 책에 대한 서평다운 서평은 그 블로그를 봐야 한다.

                             찾아가는 길 ☞ http://blog.daum.net/yoont3/1130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