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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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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편찬 및 검정의 주요 내용 및 과제 이 글은 한국교과서연구학회(www.ktextbook.org)의 한국교과서연구학회지 제1권 제1호(통권 1호 ; 2007년 12월 31일)에 게재된 논문입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편찬˙검정의 주요내용 및 과제 Main Contents and Tasks of Textbook Compilation and Official Approval Standards in according to 2007 National Curriculum Amendment 요약 :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은 교과서의 편찬으로 구체화된다. 현행 교과서와 교과서제도의 문제점으로는 지식전달중심의 교과서, 관점의 차이에 따른 교과서 내용의 편향성 논란, 교과서의 내용이나 표현상의 오류, 교과서 발행제도, 디지털 .. 2008. 1. 11.
양지 예비 학부모님들께 저는 여러분의 자녀가 어떤 아이들인지 궁금합니다. 그 아이들의 부모들은 어떤 분들인지도 궁금합니다. 물론 여러분도 저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시겠지요. 우선 그 소중한 자녀가 우리 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대부분의 남녀가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거지만, 그만큼 키워서 드디어 학교에 입학시키게 되었으니 특히 그 애를 낳은 어머니로서는, 그 기쁨과 살레임을 다른 사람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평범한 일인 양 여기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그래서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고 있지만 태어나 자라고 결혼하여 아이 낳은 보람을 느끼시고 마음속으로는 이 세상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하는 일일 것입니다. 또한 그만큼 기대와 소망도 클 뿐만 아니라 그 기대와 소망만큼 불안하고 초조하고 걱정스럽기도 하시.. 2008. 1. 10.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주는 교훈(경기신문080108)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면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이 생겨 교육현장을 혼란스럽게 할지 걱정스러워지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연전에는 수험생들이 대입수능고사장에서 핸드폰으로 정답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일어나 교육부총리가 사퇴함으로써 일단락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정답 논란으로 현장에 혼란을 일으킨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 해결에만 관심을 갖고 누구에게 그 책임이 있는지 악착스럽게 그 결과만 따진 다음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없이 까맣게 잊고 마는 것이 상례가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에 실시된 2008학년도 대입수능의 경우 수험생들이 시험 직후 물리Ⅱ 11.. 2008. 1. 8.
얘들을 그냥 졸업시켜야 하나? 방학을 시작한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그날 12월 29일 토요일은 이미 지난해의 어느 하루가 되었습니다. 그날은 선생님들께 소박한 점심식사를 대접하며 미안했고, 그나마 대체로 고마워해서 더 미안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우리 아이들을 잘 지도해주신데 비하면, 오늘날 우리나라 어느 기관, 어느 기업체에서 그처럼 보잘것없는 회식을 할지 좀 서글퍼지기도 했습니다. 그날 아침에는 며칠간 스키 합숙훈련을 하고 돌아온 아이들을 만났고, 그 아이들 중 몇 명이 쓴 소감문도 받아보았습니다. 한 편만 보여드립니다. 스키 합숙 훈련을 마치고 내일도 눈을 뜨면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날 것 같다. 늘 규칙적인 생활로 하루가 반복되었지만, 스키 실력만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듯하다. 스키장 코스 언덕을 오를 때면 숨 가쁘고 .. 2008. 1. 2.
‘국제학력평가’에서 드러난 우리 교육의 허점(071228경기신문) 지난 12월 4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2006년 국제학력평가(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는, 결코 낮지는 않은 우리 교육의 수준과 함께 이대로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근원적 한계와 그 허점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교과서와 문제집, 필기구에만 의존하는 단순 암기식 교육에 매몰되어 있다. 3년 주기로 실시되는 PISA는, 의무교육을 마친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생활과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 소양을 파악하기 위해 읽기, 수학, 과학 분야로 나누어 평가하는 시험으로, 2000년, 2003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되었다. 이번에 그 결과가 발표된 PISA 2006은, OECD 30개 회원국을.. 2007. 12. 28.
우리가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방법 '노동의 터전이 논밭과 가정에서 공장으로 옮겨짐에 따라 아이들은 공장노동에 적응하는 교육을 받을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 그래서 나타난 것이 모든 제2의 물결의 사회에 공통된 또 하나의 주요한 구조인 대중교육(Mass-education)이다.' 교장실 창 너머 마른 잎 몇 장이 붙어 있는 목련의 가지 사이로 초겨울 햇살이 화사한 아침나절, 참새 떼처럼 재잘거리며 아이들이 지나갑니다. 저 기막히게 아름답고 사랑스런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제3의물결』(앨빈토플러, 유재천 역, 주우, 1983, 24판, 49쪽)에서 찾은 구절입니다.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폼으로 들고 다니던, 당대를 풍미한 그 책은, 펴본 적이 없는데도 지면이 노랗게 변했습니다. 이미 1980년에 그렇게 썼으므.. 2007. 12. 24.
먼 나라로 살러가는 딸과의 작별 올해 서른여섯인 딸아이가 탑승한 런던 행 비행기는, 오늘 오후 1시 30분에 인천공항을 이륙했습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시각이 밤 10시 30분이므로 벌써 아홉 시간째입니다. 그러나 그 비행기는 아직도 세 시간을 더 날아야 착륙하게 됩니다. 딸아이는 그렇게 먼 나라에 가서 살겠다고 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2녀1남을 두었는데, 그 아이가 맏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일어나기 전에 세수를 마치고 아침식사를 기다렸습니다. 자신의 것은 포장지 한 장도 버리지 않지만 물욕이 없어서 옆에 있는 물건은 부모의 것이라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실력으로 남에게 뒤지는 것은 있을 수 없어 하는 성격입니다. 하는 일에 대해서도 부탁할 일도 없고, 훈계할 일도 없는 아이입니다. 노란 가.. 2007. 12. 18.
꼭 경험시켜야 할 ‘발견’ 1990년대 초에 저는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 한국지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이 국제기구가 6․25전쟁 때 헐벗고 굶주리는 우리나라 아이들을 위해 많은 일을 했으며 전쟁이 끝난 후 점심은 아예 굶는 것이 정상인 줄 알았던 그 시절에 학교에 가서 분유와 장난감 같은 걸 배급받은 경험을 되살리며 ‘모든’ 어린이의 보건, 교육, 평등, 보호를 위한 인류애의 실천이라는 그 민간기구의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가 6․25전쟁 이후 오랫동안 그렇게 헐벗고 굶주리는 생활을 한 것을 ‘우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아주 우습게 여기는 못된, 못난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가슴 아프게도 그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너무나.. 2007. 12. 18.
“쉽게 말해요” 캠페인(경기신문071212) 신문에 실린 글의 제목은 였습니다. 교육계 밖에서 보기에는 그 제목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딱딱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쉬운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버를 교체해야 하겠습니다.” “서버가 뭡니까?” “서버(server)란 네트워크 접속과, 인쇄나 파일 공유와 같은 네트워크 자원에 대한 접속을 조절하는 컴퓨터 시스템입니다. 어떤 서버들은 데이터베이스나 웹 사이트에서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또 다른 서버들은 백-엔드 시스템과 다른 서버 사이에서 자료의 흐름과 컴퓨터 프로세스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요즘은 일상용어로 쓰이는 비교적 쉬운 예의 외래어가 들어간 대화이다. 이쯤 되면 그 설명에서 또 다른 용어들이 걸려서 가령 “백-엔드 시스템이 .. 2007. 12. 13.
신념의 표상(表象) ‘자신이 “발견되지 않은 지식인”이며 사랑에 빠졌다고 믿고 있는 사춘기 소년의 비틀리고 익살맞은 일기’라고 소개된, 스우 타운센드의『비밀일기』(김영사, 1986)라는 번역본 소설의 첫머리에는 1월 1일 새해의 결심 여덟 가지가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1. 길을 건너는 장님을 보면 꼭 도와주겠다. 2. 바지는 벗어서 꼭 걸어두겠다. 3. 레코드를 듣고 나면 반드시 판을 껍데기에 집어넣어 두겠다. 4. 담배는 절대 배우지 않겠다. 5. 여드름을 절대 짜지 않겠다. 6. 개한테 더욱 친절히 대해 주겠다. 7.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을 돕겠다. 8. 어젯밤 아래층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고 술을 절대로 마시지 않겠다는 결심을 덧붙이기로 했다. 이처럼 옆에 두거나 써놓고 그것만 바라보면 ‘아!’ 하고 새로운 각.. 2007. 12. 10.
“아이는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라네요?” 그럭저럭 살다 보니 제자들의 나이도 오십 줄이 되었습니다. ‘그따위로 가르쳐 놓았는데도 이렇게 성장했으니 미안하고도 고맙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별 것 아닌 일로도 마음이 상할 때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 녀석이 식당 개업을 했다기에 다른 제자와 함께 방문하기로 하고, 먼저 꽃집에 들렸다가 들어가겠다고 했더니 “화물차를 보낼까요?” 하고 농담을 했습니다. 으레 하는 농이려니 생각하면 됩니까? 저는 결국 교육자로서 일생을 마칠 사람이어서 그런지 이성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이런 일로 제 아내로부터 늘 충고를 받으며 살아왔으면서도 감성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속이 상했습니다. “야, 이놈아, 넌 장사를 하니까 이런 일로 어디 방문할 일이 있을 때 큰 화분을 사도 .. 2007. 12. 3.
특목고 문제 해결의 주안점(경기신문071129) “오늘 너무나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울 목동 J학원에서 시험 당일 버스 4대(실제로는 3대)에 탄 학원생에게 준 시험 대비 유인물이 이번 시험문제와 거의 흡사하게 출제되었다는 겁니다. 수학은 15문제 중 8문제, 국어는 40%가 같거나 다를 바 없었다네요.(…)” 지난 10월 31일, 김포외국어고등학교 홈페이지 ‘입학상담게시판’에 오른 ‘김포외고 지망생’ 이모(15․중3) 양의 이 글이 이른바 ‘김포외고 비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경위의 발단이었다. 이양은, “J학원에 다니지만 시험 전날 김포에서 자느라고 그 학원 버스를 타지 못한 친구가 억울해서” 그렇게 썼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포외고 교장은 “EBS가 수능문제에서 70~80% 적중하는데 그건 뭐냐?” “공동 출제한 문제 중 일부가 적중한.. 2007.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