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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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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편지" 아이들 편에 보내는 "파란편지"를 학교 홈페이지에도 실어 달라는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편지를 아이들 편에 보내는 건 홈페이지 탑재가 조심스럽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복 교육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보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싶었습니다. 낯 간지러운 일이지만 몇몇 분의 감상을 여기에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지휘 감독자가 아닌 교장을 보고 있다 파란편지를 읽고 또 읽는다 편지를 읽으면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 학교를 사립학교처럼 선택하여 아이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학교의 모습에 가슴 뿌듯하다 학교의 변화를 보고 있다 파란편지의 내용이 내 마음과 같다 조금씩 교장의 생각을 알아가고 있다 파란편지 내용이 동화 같다 다음 편지를 기다리게 된다 아이 아빠도 이 편지의 팬이다 학교와 교장을 응원하겠다 내 아이가 나의 소유물이.. 2007. 8. 29.
"너 혼자 갈 수 있겠니?"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너 혼자 갈 수 있겠니?" 시詩 한편 소개합니다. 왠지 조금 쓸쓸한 것 같지만 그 쓸쓸함을 보여드리고 싶은 건 아니고 '너 혼자'라는 낱말의 이미지가 간절하여 보여드리고 싶어졌습니다. 1, 2, 3 번호가 붙는 시는 흔하지 않지만 몇 번 보면 이상할 것 없게 됩니다. 너 혼자 - 박상순(1961∼ ) 1. 너 혼자 올 수 있겠니 2. 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3. 너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겠니 안개가 자욱한데,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니. 하지만 다행이구나, 오랜 가뭄 끝에 강물이 말라 건너기는 쉽겠구나. 발 밑을 조심하렴. 밤새 쌓인 적막이 네 옷자락을 잡을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렴 (중략) 1. 너 혼자 내려갈 수 있겠니 2. 너 혼자 눈물 닦을 수 있겠니.. 2007. 8. 29.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 미국의 저널리스트 핼 볼랜드는 '가을은 이해의 계절 Autumm is for understanding'이라고 표현했답니다(장영희 에세이, 『내 생애 단 한번』, 샘터, 2000에서 인용). 그렇겠지요. 봄에는 약동, 희망, 기대 같은 걸 느끼게 되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누구나 삶의 의미를 포함하여 무언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해석하는 시간을 가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생활하면 저 아이들과의 인연 때문에 그 보편적인 감정, 정서와 다른 감정, 정서를 느끼게 마련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새 학년이 되어 새 담임선생님, 새 친구들을 만난 아이들은 자기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저마다 아우성입니다. "선생님, 선생님! 제발 저 좀 .. 2007. 8. 29.
학교행사와 청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학교행사와 청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교장이 되어 지내다보니 학교의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혼자 안고 가는 듯한 외로움 같은 걸 느끼기도 합니다. 그 어려움을 다 말씀드리는 건 도리도 체면도 아닐 것 같아서 그만두겠습니다만, 이야기를 하기 위해 예만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어떤 교육활동을 새로 시작하거나 좀 수준 높게 바꾸고싶어도 예산이 부족하여 뜻 같지 않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많이 성원해주시기는 하지만, 가령 새로운 스타일의 '학년별 체육대회'나 '성복골 축제'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 아이들의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아무래도 예산이 뒤따라야 할 것은 물론입니다. 우리 학교 같으면 국가에서 주는 예산이 연간 약 2억원인데 전기료만 해도 2400만원이나 되고, 게다.. 2007. 8. 29.
아이들의 눈, 아이들을 보는 눈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아이들의 눈, 아이들을 보는 눈 고속도로가 한산한 날은 좀 일찍 출근하게 되고 그런 날 아침에 몇몇 교실에 가보면 참 좋습니다. 한가하게 아이들의 눈동자를 살펴볼 수 있어서 제가 살아가는 의미가 분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을 실컷 보면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 아니라면 세상에 또 무엇이 행운이겠습니까. 지난 겨울은 참 쓸쓸했습니다. 학교에 와봐도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이곳저곳 잔설(殘雪)이 을씨년스럽고, 우리 학교가 위치한 환경 때문인지 새삼스레 자꾸 제 어린 시절의 구차했던 그 시골 일들도 생각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개학이 되자마자 정든 6학년 아이들이 졸업을 하고 교문을 나서더니 재학생들마저 봄방학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고 나니까 학교는 또 정적에.. 2007. 8. 29.
겨울방학이 다가왔습니다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겨울방학이 다가왔습니다 12월인가 싶더니 곧 연말이 다가오고 방학도 다가왔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 그 방학이 생각납니다. 겨울이면 바람만 불어가고 눈이 많이 내리는 일 외에는 이루어지는 일 없었던 시골에서, 그래도 방학이 다가올 때마다 아련한 꿈에 젖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여름·겨울 방학을 합치면 그 기간은 3개월이나 되고, 그러므로 결코 짧지 않은 기간입니다. 누구나 몰라보게 변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그러므로 그 기간에 대한 계획과 실천이 그만큼 절실합니다. 그 계획은 '충분히' 느슨하여,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이어야 합니다. 6시 정각에 일어나 10분에 세수하고 20분에 체조하고 30분에 식사하는 식의 치밀함보다는 이루고 싶은 과업을.. 2007. 8. 29.
아이들의 생각, 어른들의 생각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아이들의 생각, 어른들의 생각 우리 아이들이 겨울철에 들어 불조심을 하자는 포스터 그린 걸 구경해 보셨습니까? 지금도 복도나 현관 이곳저곳에 붙어 있습니다. 제가 이 편지를 통하여 그대로 다 보여드릴 수는 없고, 그 중 몇 장의 포스터들이 담고 있는 생각(표어 ; 경구)이라도 옮겨 보겠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저 유명한 "자나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같은 것들과 비교하면서 보십시오. ·우리들의 소중한 재산이 타고 있어요 ·미정이 집 정미네 집 불조심! ·라이터로 장난하지 맙시다 ·약한 ♧(불꽃 모양 그림)도 꼭 끄자 ·꺅! 지구가 불났다 ·서로서로 불조심 ·작은 불씨 지옥 만든다 ·자고 있는 순간도 생명 위협한다 ·불, 번지는 데 5분,.. 2007. 8. 29.
특기·적성 발표회 보고(報告)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특기·적성 발표회 보고(報告) 올해의 '특기 적성발표회'는 네 가지로 개최되었습니다. 우선, 그 실적을 전시할 수 있는 부서에서는 '성복샛별축제' 때 여러 가지 종류의 작품(혹은 사진)으로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수업을 공개하거나 대회를 개최한 부서도 있었으며, 몇몇 부서는 강당에서 이틀 간 연합으로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작품 전시 : 회화, 디자인, 종이접기, 독서토론, 속독, 만화, 컴퓨터, 과학탐구, 축구 수업 공개 : 한자, 인라인스케이트, 수영 대회 개최 : 로봇조립, 연설, 영어, 바둑, 농구, 탁구 발표회 개최 : 가야금, 단소, 발레, 스포츠댄스, 연극, 바이올린, 플루트, 요가, 중국어 이처럼 네 가지로 나누어 발표하게 된 경위를 보면, 여러 .. 2007. 8. 29.
자신의 전문성을 고급으로 발휘하는 매력적인 사람을 위하여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자신의 전문성을 고급으로 발휘하는 매력적인 사람을 위하여 지난 일요일에는 그 추위 속에 돌아다니며 "황우석 교수님, 힘내십시오. 당신은 온 국민의 희망입니다"라고 쓴 현수막이 차가운 바람에 휘날리는 것도 보았고,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칼국수 식당에서 '전국노래자랑', 화순군 편도 좀 보았습니다. 화순은, 워낙, 마이크만 갖다대면 그대로 수준 높은 창이 흘러나온다는 남도이기도 하지만, 그 날 아마추어 가수들은 초대가수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만큼이었습니다. 식당을 나오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도 우리 아이들을 특기와 취미도 갖춘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고싶다.' 물론, '우리 민족은 노래와 춤을 저처럼 좋아한다'는 생각도 했고, 노래방 문화는 우리가 최고일 것이라는 생각.. 2007. 8. 29.
독서교육에 대하여 (2)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독서교육에 대하여 ⑵ 지난 여름방학 때의 우리 학교 도서실은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여름독서교실' 운영계획을 참하게 만들어 제출했더니 우리 용인교육청 관내 114개 초·중학교 중 우수학교 3개교의 하나로 뽑혀 45만원의 지원금도 받았고, 어머님들께서 자녀와 함께 찾아오셔서 함께 책을 읽는 모습이 한가롭고 정겨웠습니다. 그래서 방학이 끝났을 때, 수료증과 우수상(몇 명만 해당)을 주고 어머님 몇 분에게도 감사장을 드렸습니다. 책은 많이 읽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엔 '평생교육'이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은데, 지식사회가 되어서인지 어떤 직장에 근무하든 나날이 새로운 지식·정보를 얻지 않고 그냥 살아가면 재미도 없지만 우선 그 직장에서 배겨낼 재주가 없게 된 것 같습니다.. 2007. 8. 29.
독서교육에 대하여 (1)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독서교육에 대하여 ⑴ '한자교육, 환경교육, 향토이해교육, 독서지도, 합창지도, 동시낭송, ……, 수많은 교육내용 중에서 어느 것 한 가지를 열심히 하여 빛을 내는 학교는 제대로 된 학교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저는 평소에 이런 생각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가령, 한자교육만 집중적으로 하는 학교는 다른 영역에는 소홀하여 그야말로 전인교육에 소홀하기가 십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한자교육만 죽자고 한다면 줄넘기는 언제 하고 피리는 언제 불고 독서는 언제 하겠습니까. 또 다른 수많은 활동은 또 어떻게 합니까. 학교교육은 기본적으로 한정된 시간에 가장 훌륭한 목표아래 그 목표에 맞는 지도내용을 선정하고 그 내용에 적절한 방법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이.. 2007. 8. 29.
어머님의 그 따님은 도대체 무얼 그리 잘못했습니까?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어머님의 그 따님은 도대체 무얼 그리 잘못했습니까? 그때가 아마 초가을이었지요? 그때 그 자리에서 말씀드리지 못하고 이제와서 그 일을 따지고 싶어 하는 제가 좀 비굴하다고 생각되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저는 그동안 그 일을 한시도 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어머님께서는 그 예쁜 따님을 막무가내로 꾸중하고 있었습니다. 따님은 줄곧 아무말도 못하고 어머니의 짜증 섞인 고함을 맨몸으로 소나기 맞듯 듣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듣기만 한 건 아니었군요. 교실에서 방금 내려온 듯 신발주머니에 실내화를 넣고 신발을 갈아신고 있었습니다. 마침 저는 후관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기가 정말 난처하여 못 본 척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혹 제 모습을 보셨는지요? ..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