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179 "얘들아! 제발(혹은 '부디') 선생님 좀 때리지 마라, 응?" "얘들아! 제발(혹은 '부디') 선생님 좀 때리지 마라, 응?" 1 캡쳐를 잘 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보이지 않지요? 학생이 교사를 때리면 안 된다는 기사에 붙은 만화입니다. 그러니 "해당 사항 없음"일 경우에는 굳이 자세히 볼 필요도 없고, 꼭 보고 싶다면 《뉴시스》 등에서 기사 "교사 때린 학.. 2019. 10. 24. 교사의 영광 # 1 요시노 아키라의 선생님 *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 요시노 아키라(71·吉野彰)는 '샐러리맨 연구자'라고 합니다. 그는 교토대(京都大) 대학원 졸업 후 24세 때(1972년) 화학 기업 아사히카세이에 입사해 지금까지 배터리 기술 개발 담당 부장, 이온 2차 전지 사업 추진실장 등을 맡아 왔으며, 57세 때(2005년) 비로소 오사카(大阪)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답니다. 리튬 이온 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성능이 낮아지고 '열폭주'(온도 변화가 그 온도 변화를 가속하는 현상)라는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실용화가 힘들었는데 그가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오사카부 소도시 스이타(吹田)에서 잠자리를 잡으며 놀던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선물한 『촛불의 과학』(마이클 페러.. 2019. 10. 15. 수학은 암기할 겨를이 없다 우리 아파트 로비 게시판(부분) 수학은 암기할 겨를이 없다 1 임승훈 소설집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중에서 「초여름」은 "내가 목을 매단 지 삼 일이 지났다."로 시작하지만 슬프도록 낭만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어린 승훈이는 혼자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 빅.. 2019. 9. 30. 닐 암스트롱과 계수나무 한 나무 1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은 그곳이 달이라며 지구로 연락했습니다. "휴스턴, 독수리는 여기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다." 그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것은 한 인간의 한 걸음에 지나지 않지만, 인류로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라디오에서 그렇게 말하던 그 음성을 듣던 일을 기억합니다. 올해는 그때로부터 어언 반 세기가 지나 50주년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48주년, 49주년에는 아뭇소리 없다가 돌연 50주년이라니까 난데없다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따져보니까 50주년이 맞긴 했습니다. 그 환희가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그때는 몰랐지만 혹은 그때 자신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놀라운 일이었다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혹 이렇게 생각한 사람도 있을까요? '그래? 그런 일이 있었.. 2019. 7. 28. "뭐 이런 걸 다…" 2019.5.2. 1 2004년 9월, 정년이 5년 반밖에 남지 않았을 때 교장이 되어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학교는 조용했고 여전히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정겨운 곳이었습니다. 아침에 교장실에 들어서면 귀뚜라미가 울었습니다. "잡아버릴까요?" 그게 신기해서 얘기했더니 기사1가 듣고 대들다시피 해서 기겁을 했습니다. 나는 귀뚜라미가 우는 교장실이 참 좋다고 했고 그 귀뚜라미와 친하게 지내겠다고 했습니다. 교장이 하는 말이면 무조건 '엄수'하는 분위기였을까요?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고 했습니다. 귀뚜라미를 잡아버리고 싶으면 그건 내 방이니까 잡아도 내가 잡겠다고 했고, 서로 친하게나 지내자고 했습니다. 2 나는 일제고사를 보게 되면 시험지를 인쇄하기 전에 1학년에서 6학년까지의 문제를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 2019. 5. 25. 겨울화단 몸이 좀 더 망가지고 있습니다. 그걸 감지하는 순간들에는 서글퍼지지만 곧 평정을 되찾게 됩니다. 그렇겠지, 그럴 수밖에 없겠지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당장 자리에 눕는 건 아니니까 우선은 받아들이기도 수월합니다. 이러다가 어느 날 일어나기조차 어렵게 되면 그때는 그때의 사정대로 포기해야 할 것입니다. 좀 걸어보자 생각했습니다. 살려고 걷는다고 해도 좋을 것이고, 걷는 시간에 철학적인 생각을 하거나 무슨 혁신적인 생각 같은 걸 할 필요도 없어서 언제부터인지 취미가 된 잡된 생각을 마음놓고 할 수 있고 그건 참 재미있는 시간이니까 그런 점에서도 걷는 건 좋은 일로 여길 수 있습니다. 봄은 어디에, 어떻게 오고 있는가 하며 걷다가 저쪽 산에 눈이 내린 걸 보았고, 그러자 문득 초임교사 시절에 아이들을 데리고 산.. 2019. 3. 31. Were you born to code? 소설을 읽다가 "뭐지?' 싶은 글을 발견했습니다. 놀라운 얘기였습니다(정지돈『야간 경비원의 일기』(『現代文學』2019년 2월호, 190~258 중 227~231). 마침내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삼무(三無) 학교가 등장한 것입니다! '내가 뭐라고 했는가!' 할 학자가 한둘이 아닙니다. 에이치는 내게 정말 프랑스에 갈 생각이냐고 했다. 에콜 42인가 하는 그 학교에 정말 입학할 생각이야? 에콜 42의 캐치프레이즈가 뭔지 알아? 뭔데? Were you born to code? 코딩을 위해서 태어났는가? 헐. 너 그렇게 태어났어? 설마…….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코딩을 위해 태어났는가?WERE YOU BORN TO CODE? 2018. 2. 1. 03:57 '에콜 42'는 프랑스 IT .. 2019. 3. 28. 다시 교단에 서는 어느 교사의 편지 눈 내리는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습니다. 눈이 모든 것을 하얗게 만들었습니다. 인사철입니다. 승진하는 이들 중에 군림하지 않는 교장, 교감이 많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수석교사는 참 힘이 듭니다. 국가에서 법률로 만든 수석교사 제도가 파행으로 치닫습니다. 교육 당국의 무책임과 담당자의 횡포에 더하여 5년째 단 한 명도 선발하지 않고 있어 자연소멸이 우려됩니다. 이제 몇 년 남지도 않았지만, 그동안의 교직생활을 통해서 교장, 교감으로 인해 상처 받고, 병을 얻어 힘들어했습니다. 잔인할 정도의 비인간적인 행동을 아무런 저항 없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일들을 불과 이삼 년 전까지도 겪어야 했습니다. 어쩌면 제가 승진하는 길을 걷지 않은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서 보람을 찾고, 더 잘 .. 2019. 2. 27. 40년 간의 착각 1 지난 15일,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저녁나절, 도서관에 책을 갖다 주고 들어오는데 문득 D시 변두리의 어느 학교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사십 년이 다 되어가는 어느 해의 교무실에서였습니다. 교장(여), 교감(남)이 저쪽 높은 사람들 자리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여기저기 몇 명의 교사들이 서성거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장이 세상에는 가르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이 있고 가르치면 알아듣는 사람도 있지만, 가르쳐줘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 했고, 키가 크고 얼굴도 훤하고 싹싹하고 예절 바른 교감은 빙그레 미소를 지어 그 말에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2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그 얘기를 들으며 내가 담임하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간혹 떠올린 기억입니다. 아이들 중에는 .. 2019. 2. 25. "어린 시절 별을 보며…" 1 곧 85세가 될 노 학자가 방탄소년단 노래를 들어봤는지 물었습니다. 뭘 듣고말고 하겠습니까? 본래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고 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물었다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그렇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뭘 듣고말고 하겠습니까?" 내가 이 나이에 그런 노래를 듣게 생겼느냐는 듯 대답했을 것입니다. 이러는 건 자랑일까요? 어쭙잖은 나이 자랑…… 그렇다면 한심한 자랑인 거죠. 그날 그가 그 질문을 하는 순간, 나는 당장 부끄러움을 느꼈고, 들어오자마자 인터넷에 들어가 짤막짤막하게 소개되고 있는 그들의 노래를 숨을 죽이고 몇 번씩 들어보고 있었습니다. 2 이럴 줄 알았더라면 방탄소년단이 유엔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던가? 연설을 했다던가? 뭘 어떻게 했다는 그 신문기사를 읽었을 것입니다... 2018. 12. 30. 아인슈타인의 시험 이야기 "공정한 선발을 위해 너희들은 같은 시험을 봐야만 한다. 모두들 저 나무에 올라가라." "모든 이가 다 천재다. 그렇지만 나무를 오르는 능력으로 물고기를 판단한다면 그 물고기는 끝까지 자신을 멍청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다."(아인슈타인) 김 교수가 이 카툰 이야기를 한 것은 재작년 가을 전철역 앞에서 함께 아파트 앞으로 들어오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바람이 불고 스산한 날씨여서 그것 좀 보여달라고 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일전에 그가 즐겨 찾는 카페에서 만나 식사를 하던 중에 이 카툰 생각이 나서 이야기했더니 자신의 연구실 책상 앞에 붙어 있다는 이 카툰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냈습니다. '그것 참 잘 됐다! 두고두고 써먹어야지.' '그나저나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친구도 좋지만 .. 2018. 9. 18. 질문 없는 교실 "과학의 출발은 질문―한국 교육 당장 바꿔라" 어제, 저 신문 1면 톱기사였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을 생각해봤습니다. ① '헉!' ② "정말입니까?" ③ "또 또 그 소리. 아유, 지겨워 죽겠어!" ④ "정말 큰일은 큰일이야." 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우리가 지금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하고 있는데……." ⑥ "질문?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그럴 시간이 어디 있나? 우리가 공부 연습하고 있는 줄 아나? 수능 문제풀이에 여념이 없는데……" ⑦ ………… 2018. 6. 2. 이전 1 2 3 4 5 6 7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