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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1165

아이들하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하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교육자가 처음으로 제 블로그를 찾아왔습니다. 얼른 그분의 블로그를 찾아가 봤습니다. <어떤 선생님의 어떤 하루>라는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사의 하루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교사는 하루하루를 .. 2011. 11. 7.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가을 아침,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각 일간지 1면을 검은색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로도 불릴 만큼 멋진, 새겨 읽을 만한 말도 많이 남겼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가 젊었던 시절의 저 사진들과 최근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무엇이 그를 저렇게 바꾸어 놓았는가.'('무엇이 나를 오늘의 나로 바꾸어 놓았는가?') 그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이라는 말도 남겼다는 걸 읽고, 여러 신문들이 이 말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 곁에 있던 훌륭한 사람, 착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흔히 신(神)은 그토록 사랑하기 .. 2011. 10. 7.
후회 나는 그동안 뭘 했나……  지금은 뭘 하고 있나……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잘난 오만한 정치와 행정이  철학과 교육이  특히 종교가  그에게 무엇을 안내하고 가르쳐 주었는가……  나는 왜 그런 정치와 행정, 철학과 교육, 종교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가…… 2011. 10. 7.
불가사의(3) : 시간여행 불가사의(3) : 시간여행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쇼크… 시간여행 현실화될 조건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본 도해 (출처 : 『동아일보』 2011.9.26.2면.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기사 내용이야 당연히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으므로 읽어보면 그렇겠거니 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 2011. 9. 27.
1970년대의 어느 날 1970년대의 어느 날 ♬ 1970년대 중반이나 후반의 어느 날이었을 것입니다. 옷차림이나 분위기나 다 촌스럽습니다. 저 즈음엔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고, 힘들었고, 암울했으며, 살펴야 할 주변이 넓어서 지금 생각하면 정작 꼭 살폈어.. 2011. 9. 25.
우리는 후진국 수준 지난 16일 점심시간에는 갑작스런 정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독수리 타법으로 문서를 다듬던 어느 분은 그 파일이 날아갔다고 했습니다. 그건 사소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사무실 건물 1층은 커피숍, 2층은 병원, 3층은 벤처회사가 입주해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마침 수술 중이었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물 관리소장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걱정인 사람입니다.그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아무런 예고도 없이 단전을 해버리는 나라는, 아직은 후진국이지요. 비록 돈은 선진국만큼 많을지 모르지만 수준은 후진국이죠."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고, 무역량이 어떻게 늘어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88올림픽과 한일월드컵을 개최한데다 평창 동계올림픽까.. 2011. 9. 23.
관점 혹은 가치관 며칠 전 이런 댓글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었을 뿐인데, 선생님께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신 교장선생님이신지 알 듯하고 어떤 마음과 몸짓으로 한평생 교단에 서셨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고 감히 말씀드리면서 선생님 블로그의 팬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들로부터 더러 이런 댓글을 받는 '영광으로'(더 멋진 단어는 없겠지요?) 이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지냅니다.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지낸다'는 건 지금으로서는 소중한 일입니다. 다른 특별한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  "어떤 가치관을 가지신 교장선생님이신지 알 듯하고~."'가치관(價値觀)'이란 단어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관점(觀點)'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런 '관점'이야 나에게도 몇 가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 2011. 9. 19.
외손자 선중이 Ⅹ- 방과후학교 한자반에서 생긴 일 - 가을 기운이 드리운 초저녁의 아파트 마당에서 녀석에게 전화나 한번 하고 집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싶을 만큼 유난히, 많이, 울적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어미가 전화를 받아서 아침나절에 얘기한 대로 끝내 방과후학교 한자반에는 등록을 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한자반에서 쫓겨났다고 해야 할까, 사실대로 말하면 등록이 거절되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녀석을 좀 바꿔달라고 했습니다. 일기를 쓰는 중이라던 녀석은, 전화를 받지 않으려는 듯하다가 '이건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싶었는지 무슨 큰일이나 당한 것처럼 "으앙─" 울음을 터뜨리며 전화를 받습니다. "괜찮다. 3개월간 쉬면서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깊이 생각하며 지내라." 위로도 하고 채근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곧 전화를 끊으려는데.. 2011. 9. 8.
외손자 선중이 (Ⅸ) "흥분하고, 오버하고, 난동을 부리고……" 외손자 선중이 Ⅸ Ⅰ "까짓것 잘 하면 뭘 해. 한꺼번에 다 까먹는데……" 외손자의 전화 내용을 자랑했을 때 아내의 대답입니다. '한꺼번에 다 까먹는다'는 건 사실은 나 들어라는 반응입니다. 이럴 땐 나와 외손자가 한편이 되어야 마땅하지만-그렇다고 한 편이 되어 뭘 어떻게 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으므로 그러지도 못하니 답답하고 외롭습니다. 녀석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화를 해봐야 조근조근하지 않았습니다. 묻는 말에 대답도 겨우 했고, 아내가 나에게 전화를 바꾸거나 내가 아내에게 전화를 바꾸면 차라리 귀찮아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확 바뀌었고, 학교생활이나 읽고 있는 책이나 친구들, 선생님 이야기 등등 어떤 내용이든 이것저것 구체적으로 들려주게 되었는데, 그 점에 대해서도 아내는.. 2011. 9. 5.
불가사의(2) : '다이아몬드 행성' '다이아몬드 행성'이라는 게 발견됐는데 글쎄 뱀자리에서 약 4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네? 4000광년, 이게 말이 돼?지난 번에는 NASA에서 무슨 망원경으로 지구에서 2300광년 떨어진 카멜로파르달리스 은하인가 뭔가의 사진을 찍었다면서 천연색 사진을 소개해서 2300광년의 거리라는 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가 했는데, 이번에는 약 4000광년이라네? '보자 보자' 하니까 아주 재미가 나서 점점 더하는 것 아니야? 그럼 그곳에서 지금 출발한 빛이라면 약 4000년 후에 지구에 도달한다는 얘긴데 그게 상상으로라도 가능한 일이야?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는 이야기야?       "다이아몬드 행성은 뱀자리에서 약 4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다. 궁금하면 가 봐라?"  어떻게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 2011. 9. 1.
전경린 『강변 이야기』 『現代文學』 2010년 10월호에서 단편 「강변마을」(전경린)을 읽었습니다. 아름다운 동화 같은 그 소설은, 당장 제 친구 블로그 『강변 이야기』가 생각나게 했습니다. 요즘은 다른 매체들의 발달로 주춤한 느낌이지만 블로그(blog) 운영으로 생계를 삼아도 되겠다 싶은 블로거(blogger)를 더러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이윤을 추구하는 '브로커(거간, 중개인, 중개상인, 혹은 정말로 더러 사기성이 있는 거간꾼)'도 있고, 이렇게 블로그에 매달려서 먹고 살기는 뭘 먹고 사나 싶은 '순수파' 블로거도 있습니다. 물론 삶의 향기를 전해주는 블로거, 잡기로, 혹은 무슨 캠페인 같은 걸로, 세상의 진기하거나 잡다한 자료를 구해서 보여주는 일로, 소일을 하거나, 낙을 삼거나, 이것 좀 보라고 강요하다시피 .. 2011. 8. 31.
불법으로 투기하다 적발시는! : 걸으며 생각하며(Ⅲ) 우리는 함부로 뭘 어떻게 하지 말라는 표어, 표지판에 익숙해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제도 나는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다가 발각되면 이하의 과태료1를 내게 된다'는 내용의 대형 표지판을 봤습니다. 사전을 보면 과태료(過怠料)란 공법에서, 의무 이행을 태만히 한 사람에게 벌로 물게 하는 돈. 벌금과 달리 형벌의 성질을 가지지 않는 법령 위반에 대하여 부과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보고도 무심합니다. 나도 무심했습니다. 다만 오다가다 쳐다보며 이런 생각은 했습니다. '뭐 하려고 저렇게 큰 간판을 세웠을까, 쓸데없이.' '내용은 준엄한 것이라도 공원이니까 좀 아담하게 아름답게 세우면 좋을텐데……' '그냥 백만원이라고 하면 실감이 덜 하니까 ( ) 안에 1,000,000원이라고 동그라미가 많이 보이는 .. 2011.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