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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1064

국격(國格) 국격(國格)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3일 법무부․국민권익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장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모두 발언을 했답니다.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국격보다 세계가 생각하는 우리의 국격이 매우 높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높아졌다. 국격은 경제력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 2010. 2. 2.
하이힐 폭행 신문기자들은 어떤 일에 대한 기사의 제목을 기가 막히게 잘 붙이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신문사설 제목에 '공중부양(空中浮揚)'이라는 단어가 보여서 '무얼 공중으로 띄우나?' '우리 학교 입학식 때 아이에 대한 부모의 소원을 쓴 작은 종이를 수소풍선에 매달아 띄우게 했는데, 법원에서도 그런 식으로 무얼 띄우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기사를 읽어봤더니 다음과 같이 시작되는 글이었습니다.1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이동연 판사는 14일 작년 1월 국회 사무총장실 탁자 위에서 펄쩍펄쩍 뛰는 모습이 외신을 타 '공중 부양(浮揚)'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강기갑 민노당 대표의 혐의 내용 3가지 모두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강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미디어법 등의 처리 반대 농성을 벌이.. 2010. 1. 28.
병실 일기 Ⅱ-지난해 12월의 병원과 올 1월의 병원 병실 일기 Ⅱ - 지난해 12월의 병원과 올 1월의 병원 - 2009년 12월의 병원 이야기입니다. 참을 수 없이 아파서 응급실에 들어가겠다는 연락을 했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사망? 병원으로부터 제 사망이 언급되는 것을 저는 난생 처음 들었습니다. 그것도 그렇.. 2010. 1. 27.
병실일기 Ⅰ-2010.1.17~1.22.서울아산병원- 옛날에 한 해마(海馬)가 살고 있었다. 하루는 행운을 찾고 싶은 마음이 생겨 돈을 몽땅 챙겨가지고 길을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뱀장어를 만났다. “야, 이 친구야! 어디를 가는 길이지?” “행운을 찾으러 가는 길이야.” 해마는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꼭 좋은 때 만났군.” 뱀장어가 말했다. “네가 가지고 있는 돈을 절반만 주면 속력을 낼 수 있는 이 지느러미를 네게 주어 훨씬 빨리 바라는 곳에 도착할 텐데…….” “하! 그것 참 그럴듯한데!” 해마는 돈을 치르고 지느러미를 얻어 두 배의 속력으로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가지 않아 이번에는 우뭇가사리를 만났다. “야, 이 친구야! 어디를 가는 길이지?” “행운을 찾으러 가는 길이야.” “꼭 좋은 때 만났군. 만약 돈을 좀 낸다면 여행을 훨씬.. 2010. 1. 26.
중환자실 일기 Ⅰ- 2010.1.17-1.22. 서울아산병원- Ⅰ 중환자실 환자는 그곳에 머무는 시간으로 보면 세 종류입니다. 수술 절차상 하룻밤만 지내고 그야말로 '해피하게' 일반병실로 떠나는 사람도 있고, 기약도 없이 누워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기약도 없는- 의식이 있기나 한 건지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나머지 한 종류는 나처럼 어정쩡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세 종류가 있는 걸 보면 비교적 일찍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을 보고 "버러장머리가 없는 사람"이라거나 "도무지 질서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할 수는 없는 일이 분명하고, 그러므로 자신의 노년에 대한 인식은 매우 다양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Ⅱ 어머니(先妣)는 마흔여덟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저 아이 낳고 일하고 하는 데만 그 짧은 세월을 다 보내다 갔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2010. 1. 25.
수술실 일기- 2010.1.17-1.22. 서울아산병원- 아직은 혼수상태였을 것입니다. 눈앞에 손이 보였습니다. '부드럽지는 않지만 언제나 따듯한' 그 손을 잡고 두 마디만 했습니다. 그게 차례로 가장 중요한 말이긴 하지만 수술실에서 생각해 두지는 않았는데도 저절로 그 말이 나왔습니다. "오래 걸려서 걱정하고 있을 줄 알았어." "나 대단히 아팠어." 아내는, 제 손목의 핏줄을 타고 들어간 카메라가 세 줄기밖에 되지 않는 관상동맥들 살펴보는 데는 10분이나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몇 차례 들었기 때문에 한 시간도 더 걸린 그 시간에 거의 초죽음이 되었을 것입니다. 검사를 받아보러 들어가 수술을 하게 되고 게다가 지혈까지 어려워 고생을 하고 나오는 동안 예기치 않았던 상황에 어디론가 전화하는 자신의 손이 푸르죽죽하더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중.. 2010. 1. 23.
응급실 일기-2009.12.21-12.26.남양주○○병원- 응급실 일기 -2009.12.21~12.26.남양주○○병원- 지난해 12월 21일(월) 밤, 난생 처음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하루만 지나면 그 이튿날은 방학하는 날, 아이들에게 헤어지는 인사하고, 교직원들에게 점심 한 그릇 사주면서 방학 잘 보내라고 하고 나면 좀 여유로워지는데, 그걸 버티지 못했습니다. 이튿날 오.. 2010. 1. 8.
2010년 새해 인사 샴발라의 가르침에 의하면, 통찰력은 호랑이의 성품과 연결된다. 호랑이는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절대로 방심하지 않는다. 호랑이는 주변 환경을 존중한다. 성급하게 굴지도 않는다. 언제 사냥을 해야 하는지, 언제 시원한 곳으로 가서 쉬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호랑이는 아무렇게나 배회하다가 달려들어 무엇을 먹을까 살피지 않는다. 먼저 조용히 앉아서 풍경을 관찰하며, 주위에 무엇이 있는지 살핀다. 그러고 난 다음 최선을 다해 사냥감을 덮친다. 호랑이의 마음은 소탈하며 전혀 거만하지 않다. 그리고 도약하기 전에는 온 마음을 다해 신중하게 검토한다. 무엇을 하든지 완전히 몰입한다. 호랑이의 이런 참을성 있는 품성은 드넓은 대지와 연결되어 있다. 서구에서는 참을성과 온순함을 나약함으로 연결 짓는다. (그러나) 티베트 .. 2010. 1. 2.
좋아하지 않는 선물 좋아하지 않는 선물 신문에서「크리스마스 선물?… "옷 좋아, 책 싫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봤습니다. 기사 첫머리는 이렇습니다. 직장인들은 올 크리스마스 선물로 옷을 가장 받고 싶어하고, 책이나 음반(CD)은 받고 싶지 않아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기까지 읽고는 조사 결과를 .. 2009. 12. 30.
비호감상(非好感賞) 틀림없는 그 얼굴이지만 왠지 이상해서 묻습니다. “쟤가 ○○○이지?” “아니.” “닮았는데?” “아니라니까? ○○○보다 어리잖아.” 함께 TV를 보며 그렇게 묻고 답하던 때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요즘은 아주 간단해졌습니다. “쟤가 ○○○이야?” “아니, 다른 ○○○이야.” 더 물으면 좀 가만히 있으란 말을 듣기 쉽습니다. 이제 TV에 나오는 탤런트나 아나운서, 가수 들을 대충이라도 알아볼 수 있는 나이를 넘기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요, 요즘 젊은 여성들 중에는 누가누군지 분간이 되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간혹 봐서는 연속극은 흐름을 따라잡기도 어렵고, 토크쇼 같으면 출연진의 특성을 모르므로 내용 파악이 어려울 수밖에 없어 심지어 웃어도 왜 웃는지조차 알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왜 비슷한 얼굴.. 2009. 12. 27.
실존 Ⅱ ●●병원 ○○○실 출입구 맞은편 벽 아래 초라하고 삭막한 표정의 벤치에 앉아 이 삶을 가슴아파해준 사람이 그리운 밤. 2009. 12. 25. 늦은밤에. 2009. 12. 26.
프로필 '교육으로는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겁 없는 교사였고, 교육부 연구사˙장학관˙교육과정정책과장을 지내며 정부의 어떤 정책보다 교육과정·교과서 정책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5년여 교장 시절에는 '귀신처럼 잘 설명해 주는 교육'보다 '의문을 가지고, 스스로 그 의문을 규명해 가는 학습'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이 나라 교육은 어디쯤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것을 안타까워하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 '프로필'이라는 게 필요한 일이 있어서 위와 같이 작성해보았습니다. 2009.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