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세상1206 교육감들의 근황 Ⅰ 교육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선거를 치러 그 멋진 자리에 당선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무언가 변화를 시도해보려고 '고군분투' 하는 분이 더러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감은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도 교육감이 하는 일에 대해선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개선장군의 모습으로 교육감실에 들어갔다가 '어라? 그게 아니네?' 주민들이나 선생님들의 소리가 그 건방진 마음을 견제하자 목에 힘을 빼고 앉아 있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교육감은 없을까요? 호통형. 밖으로는 뭘 하는지 조용해 보이지만 교육청 직원들에게 호령하며 지내는 교육감 말입니다. 높은 자리에서 지시·명령하며 지내는 일상에 재미를 붙이면 세월이 참 잘 갈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관료주의.. 2010. 12. 1. 전쟁·국방·애국·교육 전쟁·국방·애국·교육 Ⅰ 저는, 제가 모르는, 짐작도 못하는, 저 같은 '한물간' 인간은 가르쳐줘도 모르는 무슨 뾰족한 수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전쟁 말입니다.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애국 같은 건 이제 좀 가볍게 여겨도 되고, 국토방위 같은 건 대충 생각해도 우리나라에는 다 별도의 무슨 좋은 수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할 힘이 없습니다. 그냥 이 정도 수준 밖에는 할 이야기도 없습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저보다 못한 사람이 별로 생각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저는 다만 전쟁이 싫고 '무자비한 불벼락'이 싫습니다. 우리가 약하게 보이면 우리를 해칠 수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탄탄하다고 믿었던 저 시멘트 블록으로 된 땅을 뚫고라도 솟아오를 것입니다. 역사에는 그런.. 2010. 11. 29. 교육의 진정성 Ⅱ 교육의 진정성 Ⅱ 마이데일리 뉴스(2010.11.17)에 의하면, KBS 2TV의 '승승장구'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국노래자랑' MC 송해 씨는, 1974년부터 KBS 라디오 교통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17년간 진행하다가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죽어가는 것을 보고는 "도저히 '안전 운전 하세요'라는 말이 안 나오더라"며 "결국 라디오를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답니다. 저는 그 기사를 읽으며 그분의 진정성을 생각했습니다.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정성을 가지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언젠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반으로 줄이기」라는 표어를 본 적이 있습니다. 기가 막히는 일이죠. 도대체 교통사고 사망자를 어떻게 반으로 줄이자는.. 2010. 11. 24. 교육의 진정성 Ⅰ 교육의 진정성 Ⅰ 교육청에서 내년도의 '학습부진아 지도'에 대한 목표를 세운다고 합시다. 만약 교육감이나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자가 그 계획을 평가하게 되었다면, 다음 중 어떤 목표에서 진정성이 느껴지겠습니까? ① 학습부진아들을 성심껏 지도하겠다. ② 학습부진아들의 수를 반으로 줄이겠다. ③ 학습부진아를 없애겠다. 아직 교장이어서 사람들이 그런대로 잘 찾아올 때의 일입니다. 어느 장학사가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청 평가를 대비하고 있다면서 학습부진아 지도 계획(안)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세히 기억나진 않습니다. 아마 부진아의 대부분을 구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마디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런 마음 가지고 어떻게 일선의 선생님들을 지도하겠느냐고 했습니다. 그 장학.. 2010. 11. 23. 나는 도대체 몇 살인가? 나는 얼마 전까지는 만 62세였고 생일이 지났으니까 지금은 만 63세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주민등록상의 나이이고 사실은 만 63세였다가 지금은 만 64세입니다. 출생 신고가 한 해 늦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나이로는 65세이니 올해의 내 나이는 무려 네 가지입니다. 좀 성가신 일이고 밝혀봐야 별 수도 없고 흥미도 없는 얘기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어디 가서 누가 나이를 물으면 그 네 가지 중에서 적당히 가려 대답하고 있지만 만 64세(생일 전에는 63세)인 정확한 나이는 주로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공식적으로 써먹을 데는 없습니다. 애초에 면사무소에 등록된 1947년은 선친이 어떻게 신고한 것인지 한 해가 늦어진 것입니다. 그건 내가 병술(丙戌)생 개띠라는 걸로 알 수 있습니다. 생일도 음력인데 그 날짜가.. 2010. 11. 19. 나쁜 짓 하지 마! - 그 고운 목소리 "나쁜 짓 하지 마!" -그 고운 목소리- 수능(대학수학능력고사)일입니다. 어제 오후에는 산책을 하러 동네 이곳저곳에 일찍 하교한 학생들이 쏟아져 있었고, 여기저기 데이트하는 학생들도 보였습니다. 나란히 걸어가던 한 여학생이 돌아서더니 잠시 남학생을 껴안고 있다가 지나가는 저를 의식하고는 다소곳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앞으로 이런 모습을 보며 개탄할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합니까? 되돌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동네 어귀에서는 남녀 학생 댓 명이 둘러서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지더니 저만큼 걸어가던 여학생 한 명이 돌아서서 남학생들에게 외쳤습니다. "나쁜 짓 하지 마!"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말에서, 이런 말의 뜻에서, 이런 말을 할 줄 아는 학생들의 머리와 가슴으로.. 2010. 11. 18. 임자 없는 실내화·우산·자전거… 아무나 타고 싶을 때 탈 수 있는 자전거! 얼마나 좋습니까? 오늘 오후에라도 아직 코스모스 꽃밭이 남아 있을 구리한강시민공원에 나갔을 때, 그곳 강둑을 따라 한가롭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수십 수백 대의 자전거가 종류별로 비치되어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습니까! 아무나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물,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화장실(가령 논현역에서 신논현역까지 오른쪽 길로 걸어내려가다보면 그 중간의 딱 한 건물에서 "아무나 화장실을 이용해도 좋다"는 표지판이 붙은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나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책…… 세상에 돈은 많아졌는지 모르지만 인심으로야 많이 어려워져 있으므로 몇 가지만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생색을 내는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마음 편.. 2010. 11. 17. 그녀가 결혼한 이유 그녀가 결혼한 이유 요즘은 KBS TV의 「가요무대」를 봅니다. 어떻게 된 건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처럼 보고 싶어도 신경을 날카롭게 하는 프로그램은, 쳐다만봐다 가슴이 뻐근해지게 됐으니 지난번에 끝난 드라마 「이웃집 웬수」나 「가요무대」 같은 편안한 프로그램이 좋습니다. 어젯밤 「가요무대」는 '만추'라는 제목으로 가을 노래를 들려 주었고, 지난 8일 밤에는 설문조사로 광복 전후부터 198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인기가 높았던 곡들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광복 후 1940~1950년대에는 '꿈에 본 내 고향' '나 하나의 사랑' '단장의 미아리 고개' '만리포 사랑' '봄날은 간다' '비 내리는 고모령' 같은 곡이었고, 전체 1위곡으로는 '그때 그사람'이었는데 그 노래들을 부른 가수들은 거.. 2010. 11. 16. CLAUDIO ABBADO가 들려주는 모차르트 병석에 있으니까 별 게 다 그립습니다. 심지어 …… 심지어 …… 그 그리움이라는 걸 털어놓는 건 얼마쯤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감상적이기도 한 일이기 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고, 한 가지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심지어 두 번째로 병원에 가기 전, 그러니까 지난 봄부터 추석 무렵까지 집에서 사무실을 오가던 그 시간들, 올림픽도로 주변의 그 정경들도 다 그리운 것이 되었습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사실은 얼마나 한가로웠고, 그 한가로움 속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들을 했는지요. 그러면서 들은 음악 중의 한 가지가 CLAUDIO ABBADO의 모차르트입니다. 단호하게, 박진감 넘치게, 군대의 행렬처럼 나아가다가 서정적이고 낭만적으로 바뀌어 가고, 그래서 가령 고등학교 입학식이나 대학생 입학 축하 파티를 하며 이 음반을.. 2010. 11. 10. 소규모 학교·소규모 학급 지난달 28일 오후에 후배 교장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 교장은 참 다정한 사람이지만 내가 심장을 두 번이나 고친 줄은 모릅니다. 사실은 이 블로그에 오는 분 말고는 잘 모를 수밖에 없습니다. '자랑'을 하고 다닐 수도 없고 묻는 사람도 없습니다. "혹 심장 고쳤습니까?" 그렇게 인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학교가 가까이 있고 아프다고 들어앉아 있기보다 한번 나가보자 싶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가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깜짝 놀랐습니다. '행복한 동행 학부모 연수'가 초대 이유였습니다. 그 학교가 작은 학교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작은 학교인 줄은 몰랐습니다.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다가 저 뒤에 계신 남성들은 누군가 싶어 학부모만 손 좀 들어보라고 했더니 앞쪽의 네 분인가 다섯 분의 여성만.. 2010. 11. 8. 외손자 선중이 Ⅷ -망신살 이야기- 지난 주에 학예회가 열렸답니다. 제 외손자는 무대를 내려오며 눈물을 쏟았답니다. 제 어미의 꽃다발도 받지 않았답니다. 모두들 컵 하나씩을 가지고 난타(亂打)를 했는데 옆의 아이가 건드려서 컵이 떨어져 데굴데굴 굴러갔고, 그걸 주워든 제 외손자가 그 아이에게 무어라고 하고, 그러는 시간이 제 어미의 느낌으로는 10분은 되더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제 어미가 그 애에게 뭐라고 했느냐고 물었더니 "나 망신 좀 그만 시켜줘!" 그랬다고 하더랍니다. 마치고 교실로 돌아갔을 때 다른 아이들이 몰려와 '그건 네 잘못이 아니지 않느냐?'고 하자 제 어미에게 전화해서 "지금 꽃다발을 받고 싶어요." 하더랍니다. 저녁에 전화가 와서 물었더니 녀석은 대뜸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망신살이 뻗쳤죠." 웃기는 녀석이죠. 망신살이 .. 2010. 11. 3. 사지선다형(四肢選多型) 문항 Ⅱ 개그맨 한 명이 그룹 소녀시대 중 한 명의 소녀에게 능청스럽게 묻습니다. "소녀시대는 왜 인기가 높을까요?" "……(^^)" 인터뷰에 나선 그 소녀는 웃기만 합니다. '닭살'이지만 어떻게 나오는지 더 지켜보자는 거였겠죠. "그럼 다음 중 몇 번일까요? ①번 예쁘니까, ②번 예쁜데다가 노래도 잘 하니까, ③번 예쁜데다가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니까. 자, 몇 번일까요?" ④번은 없었습니다. "……(^^)" 소녀는 그래도 대답하지 않고 생글생글 미소만 짓고 있었고, 그 개그맨은 무어라고 이야기를 더 이어갔지만 나는 이미 그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지선다형은 이런 인터뷰에나 쓰이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는 이제 그런 공부는 그만 하면 좋겠습니다. 아니, 학교에서도 하되 그 인터뷰처럼 .. 2010. 11. 1. 이전 1 ··· 86 87 88 89 90 91 92 ··· 10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