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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1060

강의를 하려고 더러 출장을 다니며 저는 오랫동안 교육부의 교육과정․교과서 정책, 역사왜곡대책 등을 맡아서 자주 출장을 다녔습니다. 대체로 교원들에게 강의를 하거나 담당자들이 모인 회의를 주관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습니다. 그런 경력 때문인지 교육부를 떠난 지 3년이 훨씬 넘은 요즘까지도 더러 강의를 하러 다니고 있습니다. 때로는 ‘이제 그만둘까?’ 싶기도 하고, 거절할 수 있으면 거절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 교육현실이 정체적이라고 판단되는 점을 생각하면 ‘그래, 내 생각을 알려주자’ 싶어서 용기를 낼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경우의 대부분은 학교교육과정의 구성과 운영, 교과서 편찬방향이나 제도개선 등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좀 주제넘지만 제가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출장을 다녀본 경험에 .. 2007. 11. 2.
무서운 일가견(一家見) 교육전문출판사 ‘중앙교육진흥연구소’에서는 오랫동안『교육진흥』이라는 저널을 발행해 왔는데, 연전에 그 간행물을 그만 발행하겠다면서 제게 종간호에 실을 원고 하나를 부탁해온 적이 있습니다. 그 종간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보냈습니다. 이 글이 어떤 분에게는 상처를 줄 수도 있지만, 그런 분은 ‘별 희한한 놈도 있구나.’ 하시기 바랍니다. 일가견을 사전에서 찾아보았더니 1. 자기대로의 독특한 의견이나 학설(일가견을 가지다, 일가견이 있다), 2. 상당한 견식을 가진 의견(일가견을 피력하다, 一家言)으로 풀이되어 있었다. 공짜 책에 대한 이야기 한 가지. 선배들이 이 글을 읽으면 주제넘은 놈이라고 하겠지만, 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처지여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학교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정년퇴임을 한 분들이.. 2007. 10. 24.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Ⅱ) 그분은 알고 보면 가까이 갈 수 있는 틈을 준다 2005년 2월초부터 그분이 친지들에게 '한밤의 사진편지'를 보내고 있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고 있겠지만, 나에게 특히 인상깊은 점은 그분이 취재하는 세상의 수많은 일들, 이런 저런 교육단상 같은 '멀쩡한' 사연 아래에는 꼭 볼 만한 사진을 곁들이는데 그것이 대부분 낯뜨거운(그래봤자 단 한번도 그 흔한 포르노그라피는 아니고 매번 예상보다는 더 '홀랑홀랑' 많이 벗어버려서 혼자 보는데도 '낯뜨거운') 장면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그건 초기의 일이었다. 그분의 처남이라는 분이 나서서, 평생을 교육에 몸바쳤으므로 그런 사진을 모아 보내기보다는 교육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충고를 해왔다면서 그분이 당장 그 비판을 수용한 이후로는 내가 보기에.. 2007. 10. 16.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 (Ⅰ) 완연한 가을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가을을 탑니다.2005년 12월,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로 정년을 맞이한 함수곤 선생은 예전에 교육부 편수국장을 지냈습니다. 정년 기념으로 『함수곤의 편수교류기』라는 책을 냈는데, 그때 저는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을 냈습니다. 올가을에는 그 생각이 나서 여기에 그 글을 옮깁니다. 좀 길어서 나누어 실었습니다. 그분은 노래방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분은 몇 사람이 오랜만에 모였을 때 저녁식사만 하고 헤어질 때가 있었을까 싶고, 식사까지 합쳐 3차까지는 가야 제대로 된 모임이라는 느낌을 갖는 것 같다. 그러므로 누가 그분의 기분을 좀 맞추어 주고 싶다면 식사를 하면서 대뜸 "우리 식사하고 나서 노래방에 들렸다 헤어집시다" 하면 당장 교과서를 제대로 만들었을 .. 2007.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