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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교육의 진정성 Ⅱ

by 답설재 2010. 11. 24.

 

 

 

교육의 진정성 Ⅱ

 

 

 

  마이데일리 뉴스(2010.11.17)에 의하면, KBS 2TV의 '승승장구'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국노래자랑' MC 송해 씨는, 1974년부터 KBS 라디오 교통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17년간 진행하다가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죽어가는 것을 보고는 "도저히 '안전 운전 하세요'라는 말이 안 나오더라"며 "결국 라디오를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답니다.

  저는 그 기사를 읽으며 그분의 진정성을 생각했습니다. 그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진정성을 가지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언젠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사고 사망자 반으로 줄이기」라는 표어를 본 적이 있습니다. 기가 막히는 일이죠. 도대체 교통사고 사망자를 어떻게 반으로 줄이자는 건지, 누구를 죽도록 두고 누구를 살리겠다는 건지, 교통사고 잘 내는 사람들에게 두 번 중 한 번은 사고 내지 말자고 할 작정인지, 누구는 교통사고를 내도록 두고 누구는 사고를 내든지 말든지 그냥 두겠다는 건지…… 기가 막혀 별 생각을 다하며 돌아선 적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표어공화국'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는 생각조차 들었습니다.

  가령 '큰 인물이 되자'라는 말처럼 도무지 진정성이 없는 표어의 대표적 사례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육의 진정성을 생각합니다.

  ‘야자’니 '보충학습'이니 하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늦게까지 붙잡아 둘 수 있는 힘은 “이렇게 해야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논리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게 하기보다 어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외우게 할 수 있는 힘도 “이걸 외워야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논리가 거의 백발백중으로 먹혀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대학에 갈 자신이 없거나 굳이 대학에 갈 의사가 없는 학생에게는 그런 부탁이 먹혀들 리 없습니다.

  그러나, "대학에 가야 한다" "대학에 가지 않을래?" "그렇게 해서 대학에 가겠나!" 그 논리 가지고 억지로 붙잡아 두거나 무조건 암기하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불합리한 것 아닐까요?

 

  11월 20일 조간에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국격 제고, 세계 중심 국가를 향한 인재 육성 방안'을 보고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신문들은 관심사에 따라 "고교 문·이과 없애고 융합교육 강화" 등을 타이틀로 정했지만, 구체적인 여러 가지 방안 중에는 '주입식 및 이론 중심에서 실험·현장 등 실생활 위주의 탐구 및 문제해결능력 제고로 학습 방식 개선'이라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그렇겠지요. 어느 수준으로 추진될는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진정성이 없는 교육으로는 터무니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 방안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추진되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어젠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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