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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사지선다형(四肢選多型) 문항 Ⅱ

by 답설재 2010. 11. 1.

 

 

개그맨 한 명이 그룹 소녀시대 중 한 명의 소녀에게 능청스럽게 묻습니다.

"소녀시대는 왜 인기가 높을까요?"

"……(^^)"

인터뷰에 나선 그 소녀는 웃기만 합니다. '닭살'이지만 어떻게 나오는지 더 지켜보자는 거였겠죠.

"그럼 다음 중 몇 번일까요? ①번 예쁘니까, ②번 예쁜데다가 노래도 잘 하니까, ③번 예쁜데다가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니까. 자, 몇 번일까요?"

④번은 없었습니다.

"……(^^)"

소녀는 그래도 대답하지 않고 생글생글 미소만 짓고 있었고, 그 개그맨은 무어라고 이야기를 더 이어갔지만 나는 이미 그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지선다형은 이런 인터뷰에나 쓰이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는 이제 그런 공부는 그만 하면 좋겠습니다. 아니, 학교에서도 하되 그 인터뷰처럼 재미있는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만 하면 좋겠습니다. 그것 가지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고심하는 그런 공부는 부디 그만두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가령 버스터미널이 있고, 여러 가지 가게가 많은 곳은 어떤 곳인지 물었을 때, 그 고장의 중심지라고 한 ①번만 맞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는 ②번,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는 ③번은 틀린다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겠습니까. 또 하필이면 그런 문제를 내어 뭘 하겠습니까?

심각한 표정으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야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 말고도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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