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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1205

어느 사형수가 세상의 선생님들께 남긴 편지 교사는 모든 학생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 사람만 따뜻하게 대해서도, 한 사람만 차갑게 대해서도 안 됩니다. 눈에 띄지 않는 아이들도 똑같이 사랑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오히려 눈에 띄지 않던 학생 중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다정함을 언제까지나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단 한 번의 칭찬이 평생 기억할 수 있는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죽음은 때때로 인생의 가치를 되찾게 만든다. 그것이 죽음이 일으키는 기적이 아닐까? 1967년 11월 2일, 일본 야마나시 현山梨縣의 고스게小管형무소에서 한 남성의 사형이 집행되었다. 그 남성의 이름은 아키토島秋人, 향년 33세였다. 그는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주위 사람들의 냉대에 성격이 비뚤어져 비행 청소년으로 자랐다. 어느 비 오는 밤, 굶주림.. 2011. 12. 2.
사람은 어떻게 죽어 가는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워싱턴 고통완화의료연구센터의 조앤 린 박사는 그 과정을 3가지로 분류했다.① 비교적 장시간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마지막 2개월 정도에 급격히 기능이 떨어진다. 대표적 질변은 암② 급격히 증세가 악화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기능이 떨어지고 마지막에는 비교적 급격한 경과를 보인다. 대표적 질병은 심장질환이나 폐질환의 말기③ 기능이 저하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다. 대표적 질병은 치매나 노쇠  여명이 2주일 미만이 되면 갑자기 일상적인 행위가 불가능해지고 마지막에는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②의 심·폐질환이나 ③의 치매의 경우도 행동에 장애가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심·폐질환의 경우 비교적 급속도로 최후를 맞이할 확률이 높고 치매는 .. 2011. 11. 30.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이 되었다는 하시모토라는 일본인이 만면에 미소를 띠고 등장하는 모습을, 아침에 텔레비전에서 봤습니다. 선거에 이겼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많이도 봤지만 그렇게 드러내놓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기는 매우 드문 일일 것 같았습니다. 또 한 가지는 그가 아주 젊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그렇게 웃는 모습이 청년 같았습니다. 얼른 신문을 뒤져봤더니 42세라고 했습니다. 그에 관한 기사들이 좀 충격적인 점도 있긴 하지만, '참 좋아하는구나' '젊은 사람이 오사카라는 큰 도시의 시장이 됐구나' 싶었습니다.          ♣  버트런드 러셀은 『런던통신1931-1935』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현대 세계에서 조직이란 필요 불가결한 것이다. 그러니 요직에 있는 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젊은이들의 기발한 행동을 너그러이.. 2011. 11. 29.
실레 이야기 마을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내리면 실레 이야기 마을에 갈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세 번을 가봤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두 번째는 아내와, 세 번째는 동향 친구들과 함께였습니다. 친구들은 춘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기 위한 여행이었으므로 그곳에서 내려 시간을 맞추는 의미가 없지 않으면서도 일행 중에 '내노라' 하는 시인이 한 명 포함되어 있어 다행이었지만, 지난해 초여름 아내와 함께 갔을 떄는 생뚱맞은 코스라고 할 줄 알았던 것이 "웬 김유정문학관이냐?"는 표정도 짓지 않았고, 더구나 서너 시간 걸려 금병산 기슭의 '실레 이야기길'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보았는데 그래서인지 지금 떠올려도 그 마을이 정겹게만 느껴져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더 찾아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나 물건은 물론, 어떤 장소, 여행지도 알게.. 2011. 11. 21.
사랑하는 내 제자 사랑하는 내 제자 ♣ 맨 처음 6학년을 맡아 아이들(?)을 졸업시킨 것은 1971년입니다. 그 중에는 1969년에 교사가 되어 막바로 담임한 아이, 1970년에 연이어 담임한 아이도 있었으나까 내리 3년을 제게서 배운 불행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의 나이는 지금 대개 50을 훨씬 넘었습니다. .. 2011. 11. 10.
아이들하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하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교육자가 처음으로 제 블로그를 찾아왔습니다. 얼른 그분의 블로그를 찾아가 봤습니다. <어떤 선생님의 어떤 하루>라는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사의 하루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교사는 하루하루를 .. 2011. 11. 7.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 가을 아침,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각 일간지 1면을 검은색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는 '언어의 마술사'로도 불릴 만큼 멋진, 새겨 읽을 만한 말도 많이 남겼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가 젊었던 시절의 저 사진들과 최근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무엇이 그를 저렇게 바꾸어 놓았는가.'('무엇이 나를 오늘의 나로 바꾸어 놓았는가?') 그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이라는 말도 남겼다는 걸 읽고, 여러 신문들이 이 말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들 곁에 있던 훌륭한 사람, 착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흔히 신(神)은 그토록 사랑하기 .. 2011. 10. 7.
후회 나는 그동안 뭘 했나……  지금은 뭘 하고 있나……  내일은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잘난 오만한 정치와 행정이  철학과 교육이  특히 종교가  그에게 무엇을 안내하고 가르쳐 주었는가……  나는 왜 그런 정치와 행정, 철학과 교육, 종교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가…… 2011. 10. 7.
불가사의(3) : 시간여행 불가사의(3) : 시간여행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쇼크… 시간여행 현실화될 조건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본 도해 (출처 : 『동아일보』 2011.9.26.2면.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기사 내용이야 당연히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으므로 읽어보면 그렇겠거니 할 수밖에 없는 내용입니.. 2011. 9. 27.
1970년대의 어느 날 1970년대의 어느 날 ♬ 1970년대 중반이나 후반의 어느 날이었을 것입니다. 옷차림이나 분위기나 다 촌스럽습니다. 저 즈음엔 무엇이든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고, 힘들었고, 암울했으며, 살펴야 할 주변이 넓어서 지금 생각하면 정작 꼭 살폈어.. 2011. 9. 25.
우리는 후진국 수준 지난 16일 점심시간에는 갑작스런 정전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독수리 타법으로 문서를 다듬던 어느 분은 그 파일이 날아갔다고 했습니다. 그건 사소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사무실 건물 1층은 커피숍, 2층은 병원, 3층은 벤처회사가 입주해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마침 수술 중이었다고 합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물 관리소장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걱정인 사람입니다.그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아무런 예고도 없이 단전을 해버리는 나라는, 아직은 후진국이지요. 비록 돈은 선진국만큼 많을지 모르지만 수준은 후진국이죠."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고, 무역량이 어떻게 늘어나고 있고, 얼마 전에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88올림픽과 한일월드컵을 개최한데다 평창 동계올림픽까.. 2011. 9. 23.
관점 혹은 가치관 며칠 전 이런 댓글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었을 뿐인데, 선생님께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신 교장선생님이신지 알 듯하고 어떤 마음과 몸짓으로 한평생 교단에 서셨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고 감히 말씀드리면서 선생님 블로그의 팬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들로부터 더러 이런 댓글을 받는 '영광으로'(더 멋진 단어는 없겠지요?) 이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지냅니다.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지낸다'는 건 지금으로서는 소중한 일입니다. 다른 특별한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  "어떤 가치관을 가지신 교장선생님이신지 알 듯하고~."'가치관(價値觀)'이란 단어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관점(觀點)'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런 '관점'이야 나에게도 몇 가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 2011.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