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세상1159 "저것들 좀 봐" "저것들 좀 봐" 눈여겨보지 않는 곳에서라도 기어이 피어난 저것들. 마침내 당당해진 저것들. 가장(假裝)이 필요 없는 저것들. 눈여겨보지 않는 눈을 비웃는 저것들. 그러면서도 그냥두는 저것들. 2018. 4. 28. 조화(造花) 조화(造花) 진짜인지 만져보고 싶었습니다. 선뜻 손이 가진 않습니다. ― 만지지 마세요. ― 눈으로만 보세요. 어느 날 사람들끼리도 그렇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이 사람이 진짜일까?'('이게 진짜 사람일까, 가짜가 아닐까? 아무래도 가짜같아.') 나는 나이가 제법 들었으니까 누가 나를.. 2018. 4. 26. 봄 2018 이러다가 이 봄도 또 가고 말겠네 2018. 4. 18. 오늘 모처럼 사무실에 나갔습니다. 하늘이 맑았습니다. 행정 고위직, 연구기관 대표를 역임한 K와 전화로 안부를 확인했습니다. 다시 대학에 돌아가 강의를 하는 건 행복한 일 아니겠느냐고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했습니다. 학자로서는 그보다 더 행복한 일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배당되었다고 했습니다. 할 일 없는 내가 생각하기에는 분명 꿈같은 일입니다. 나는 그럭저럭 지낸다고 대답했습니다. 회의차 상경한 동생과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먼저 가서 주문해놓고 기다렸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행복! 놀라웠습니다. 여성이어서 그런 말도 스스럼없이 하는가? 그런 말은 직접 겉으로 나타내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하는 걸 듣고 '아, 그렇구나! 그렇다면 나도 행복한 거구나!' 싶었습.. 2018. 4. 12. "자랑스러운 편수인상" 수상 소회 1986년, 초등 교사였을 때 편수를 돕기 시작해서 1989년 12월, 파견근무를 하며 5차 교육과정 초등학교 사회, 사회과탐구 편찬 업무에 참여했고 1993년 6월에는 편수국 교육연구사가 되었습니다. 2년간의 시·도별 사회과탐구 개발은 연구진·집필진·삽화진 전체를 지역별로 구성했는데 열두 번의 연수회를 열고도 그 원고를 일일이 써주다시피 했으므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간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각 장애영역별 초등부 사회과 교과서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편수는 외로운 것이었습니다. 설날도 추석도 없이 교과서 원고나 삽화, 혹은 이미 개발된 교과서를 읽고 고치고 고친 것을 또 고쳤고 직접 지도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전철에서도 교과서를 읽고 고치다가 "이상한 사람"이라는 소리도 듣고 쓰러져서 병원에 실.. 2018. 4. 10. 판모밀 # 퇴근을 하려는데 S가 '판모밀'을 먹어봤냐고 물었습니다. 칼국수는 아니라 해도 짜장면이나 짬뽕, 콩국수 정도에서 벗어날 일이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저었더니 '그럼 그렇지!' 빙그레 웃으며 "가자!"고 했습니다. 그는 판모밀이란 것의 '마니아'인 듯해서 '나는 이런 것에조차 뒤졌구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근무하는 학교는 그 도시의 가장 번화한 곳 중 한 곳에 있었습니다. 판모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떠오르기도 했고, 묘한 음식을 파는 그 일식당이 학교에서 아주 가까워서 그것도 좋았습니다. # 그가 종업원에게 '호기롭게' 혹은 둘이 왔으니 당연하지 않느냐는 듯 "판모밀 2인분!" 했고 우리가 뭔가 몇 마디 나누는 사이 곧 그 판모밀이라는 '물건'이 나타났습니다. '이게 판모밀이구나!' 그건.. 2018. 4. 7. TV 토론 TV 토론 1 내가 TV 토론에 나간 건 직장생활을 할 때 "나가라!" 해서 나간 경우였고 나가고 싶어 나간 적은 없었습니다. 이제 와선 그럴 리 없지만, 만약 그런 토론으로 나라 일을 결정할 것을 전제한다면 결단코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도무지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따져보면 다른 몇 가.. 2018. 4. 2. 저 아주머니 저 아주머니 제법 쌀쌀한 아침, 남쪽에는 폭설이 내린다고 했지만 여기는 그냥 눈발이 날렸습니다. 조금 더 추운 날씨라면 "싸락눈 내리어 눈썹 때리니"가 생각났겠지만, 그렇게 그런 아침은 아니어서 그 대신 "샤갈의 마을에는 三月에 눈이 온다"가 생각났습니다. 아주머니가 세 아이를 .. 2018. 3. 21. 그대와 나 ⑷ 그대와 나 ⑷ 그대는 주민센터나 체육문화센터, 복지센터의 1만 원 이하의 프로그램을 찾아다닌다. 그게 좋아서 하는 건 아니라는 걸 나는 최근에 어렴풋이 짐작하게 되었다. 왜 그렇게 구차하게 사느냐고 다그치며 지냈지만 끝내 그 '이유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모르고 있다. 2018.2.3. 2018. 3. 18. 병원 다니기 병원 다니기 1 삭막해 보여도 잎이 돋기 시작하면 금방입니다. 한두 해 겪은 것이 아닙니다. 저 가지들을 보고 있으면 더디고 답답할지 모르지만 다음에 병원에 가서 보면 '언제 저렇게 됐나!' 싶을 정도로 변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가는 시간과 함께 예약된 과를 찾아다니며 몇 달씩 유예.. 2018. 3. 13. 20억 년! 약 30억 년 전 단세포 생물이 세포 분열 후 두 개의 독립된 세포로 되지 못하고 그대로 붙어 있는 것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유는 돌연변이 때문이었으리라. 이것이 최초의 다세포 생물이 태어나는 과정이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가 실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모듬살이를 하는 일종의 생활 공동체인 셈이다. 이 공동체는 한때는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부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은 100조 개 가량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사람 한 명 한 명은 수많은 생활 공동체가 모여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거대한 군집인 셈이다. 성性은 대략 20억 년 전부터 생긴 듯하다. 그 전에는 새로운 종의 출현이 무작위적 돌연변이의 축적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유전 설계도의 글자를 한 글자씩 바꾸어 돌연.. 2018. 3. 10. 「Tumbalalaika」 밤 깊도록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창밖을 내다보면 이 음악이 생각날 때가 있었습니다. 이 시간에도 어느 곳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을 것 같았고 나에게도 '신나는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전혀 아닌 것 같기도 했습니다. Tumbalalaika Provided to YouTube by Smithsonian Folkways Recordings Tumbalalaika · Golden Gate Gypsy Orchestra The Travelling Jewish We... www.youtube.com 들어보러 가기 ① ▶ http://blog.naver.com/notek/221121939034 Shteyt a bocher, shteyt un tracht, tracht un tracht a gantze nac.. 2018. 3. 6.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9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