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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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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학교행사교육’ 최근에 영종도에 있는 인천교육연수원에 다녀왔습니다. 연수원 교학부에는 어떻게 그렇게 좋은 분들만 계시는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은 한결같이 친절하고 밝고 적극적인 분들로 보여서 갈 때마다 그 연수원 전체가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지나가다 들여다보면 그 .. 2008. 6. 24.
‘국가교육과정위원회’의 필요성 ‘국가교육과정위원회(가칭)’의 필요성에 대해 무슨 논리를 세워서 하고자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로서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재주가 없습니다. 그냥 교육과정(국가교육과정, 교육과정기준)이 소홀히 다루어지고, 그것(교육과정)이 곧 교과서인양 왜곡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교육과정에 대한 일반적 인식 우리나라처럼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소홀히 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요? 사실대로 말하면, 우리 국민들은 제6차 교육과정기까지는 그런 게 있는지조차 잘 몰랐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가 제7차 교육과정 적용기에 이르러 교육현장에서 “우리는 여건도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수준 높은 요구를 하는 교육과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비판이 일고 심지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선두로 시위.. 2008. 6. 19.
왜 재미없는 공부를 시키나(경기신문시론080617) 왜 재미없는 공부를 시키나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수업흥미도와 질서의식, 교사나 친구에 대한 이해․존중 실천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한 연구팀이 영국, 프랑스, 일본과 우리나라 4~5학년 23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밝혀졌다. ‘수업이 재미있다’고 한 비율은 프랑스 55%, 영국 48%, 일본 42.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5.2%로 가장 낮았고, ‘수업시간에 배우는 학습내용을 잘 이해한다’는 비율은 일본 41.7%, 프랑스 34%, 영국 32.3%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겨우 19.9%였다. 또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비율도 영국 48%, 프랑스 42%인데 비해 일본은 19.1%, 우리나라는 18.3%였다. 이러한 응답률.. 2008. 6. 17.
학교자율화 단상 Ⅰ Ⅰ 교육과정 운영을 깊이 있게 연구하고 있는 L 장학사에게 분당 이우학교(대안학교)에 가보면 좋겠다고 했더니 당장 다녀왔답니다. 장학사 발령을 받으면 처음에는 교육과정과 생활지도 업무를 맡는 경우가 흔합니다. 아마 전국적인 현상일 것입니다. 그분들은 모임에 나가서 누가 “어떤 업무를 맡았습니까?” 하고 물으면 “교육과정을 맡았습니다.” 하기가 좀 부끄러울지도 모릅니다. 교육과정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아직 ‘애송이’ 장학사라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또 교육과정 업무를 맡은 장학사들의 회의를 하게 되었을 때 그 자리는 그야말로 ‘애송이판’이므로 그 장학사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아, 저 사람도 아직 애송이구나’ 할지도 모릅니다. L 장학사는 ‘애송이’가 아닌데 어떤 이유인지는 잘 모르지.. 2008. 6. 11.
국가학업성취도시험의 조건(경기신문080603) 국가학업성취도시험의 조건 지능과 교양의 기준을 암기에 두고 구시대적 교육을 일삼는 오늘날의 학교교육에 대해 이제는 ‘대답하는 방법’보다 ‘질문하는 방법’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인공지능학자 로저 샨크는, 우리가 교사와 교실, 교과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50년 뒤에는 .. 2008. 6. 3.
검정도서 수정보완체제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2006) 2006년 10월, 한국교과서연구재단의 지원으로 검정도서 수정․보완체제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A Study on the Improvement of the Measures on the Government- authorized Text book Revision and Modification System)를 수행했습니다. 이 연구는 김차진(교육인적자원부 교육연구관; 프랑스 파리 한국교육원장), 강환동(한국검정교과서협회 전무이사), 주용준(주식회사 대교 자문위원) 등 세 분이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한 것입니다. 검정도서 수정․보완체제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Improvement of the Measures on the Governme.. 2008. 6. 2.
고백(Ⅰ) : 문학가들의 거짓말(?) 주여,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던지시고, 평원에는 바람을 풀어 줍소서. 마지막 열매들을 가득가득 하도록 명해 주시옵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녘의 낮을 주시어, 무르익는 것을 재촉하시고 무거워가는 포도에 마지막 달콤함을 넣어주소서, -- 이제 집이 없는 사람은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도록 살 것이며, 깨어 앉아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나뭇잎이 구를 때면 가로수 사이를 이리저리 불안하게 방황할 것입니다. 릴케 「가을날」 가을만 되면 "릴케, 릴케,……" 해서(가을이 오면 신문에도 이 시가 실려 우중충한 지면을 가을빛으로 물들이기도 해서) 아예 릴케 시집을 샀습니다. 오래 전의 이야기입니다. 걸핏하면 "이순신, 세.. 2008. 5. 30.
삶의 기록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어느 고인(故人)의 진료기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진료비 상세내역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딱 한 페이지에 기록된 품목명만 해도 다음과 같았습니다. 크레아타닌(나375), *전해질종합검사, 소디움(나트륨)나379, 포타슘(카디움)나379, 크로라이드(염소)나3, 혈액총이산화탄소함량, C-반응성단백정량시험, *그람염색및비뇨기, 직접도말염색(나400가), 미생물배양동정약제감, 미생물배양동정약제감, 간침조직검사(나500가), 판독료(큰장기), BIOPSY대표수가CODE, OTHER, 면역조직4종(나55), OTHER, CA-19-9(나-423), 알파피토프로테인(나- ), 태아성항원(나422), 요검사응급(나3), 요현미경적검사(나4), *CBC+DIff(응급), 백혈구수(나10.. 2008. 5. 27.
학교자율화의 본질과 방안(경기신문080521) ‘광수생각’이라는 연재만화 중에 벼룩 이야기가 있었다. 제 몸의 몇 백 배인 60센티미터 이상을 뛰는 벼룩을 30센티미터 높이의 유리컵에 가둬놓았더니 처음엔 막무가내로 뛰어올라 수없이 부딪치다가 곧 안전한 높이로 뛰는데 익숙해져서, 드디어 유리컵을 치운 멀쩡한 땅에서도 28센티미터 정도만 뛰더라는 이야기였다. 그 만화의 ‘광수생각’은 “당신은 공부라는 유리컵 안에 아이를 가두고 있지는 않습니까?”였다. 그 벼룩처럼, 유리컵 안의 아이처럼 그동안 규제에 잘 길들여진 교원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교육행정이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여 그만큼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지침이 있으므로 그런 교원은 지침대로 하고 싶고, 지침이 없으면 기다려지고, 불분명하면 불편할 것이다. 지침을 주는 쪽이나 받는 쪽.. 2008. 5. 20.
멘토링(mentoring) Ⅱ 누구나 한때 어떤 일에 미쳐 나날을 보낸 경험을 가지게 되지만, 저는 그러한 시기를 현장교육연구보고서를 쓰는 일에 바쳤습니다. 제가 처음 연구보고서를 쓴 그 해는 교사가 된지 7년째 된 해였습니다. 며칠 간 책을 구해 읽고 ‘아, 이거다’ 싶은 주제를 정해 계획서라는 걸 써서 의기양양하게 교육연구원을 찾아갔습니다. 마감을 하루 앞둔 날이어서 저 말고도 여러 명의 교사들이 담당 교육연구사에게 지도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 연구사는 그 지방에서 명망이 높은 교육자였습니다. 그분이 차례로 여러 교사들의 계획서를 이리저리 넘기면서 무어라 질책을 하는 말들을 엿들었는데, 제가 생각해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았고, 어떤 교사는 우선 글씨가 그 모양이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아직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은.. 2008. 5. 19.
멘토링(mentoring) Ⅰ 멘토링을 DAUM 백과(위키백과)에서 찾아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풀이되어 있었습니다.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구성원을 1대 1로 전담해 지도조언하면서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시키는 것을 말한다. 조언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멘토, 조언을 맡는 사람을 멘티라고 한다. 멘토라는 말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됐다. 오디세우스가 트로이로 출정하며 아들 텔레마코스를 절친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겼다. 그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올 때까지 아들의 친구, 선생, 조언자, 아버지 역할을 하며 잘 돌봐주었다. 그 후로 멘토는 지혜와 신뢰로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를 뜻하게 됐다. 기업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 회사나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신입사원들을 1:1로 전담하여 지도, 코.. 2008. 5. 15.
지상에서의 변함없는 사랑 “영감, 이제 그만 돌아가요.”“응, 그럴까? ……. 그러지.”“아무리 깡통이지만 무겁잖아요, 날씨도 차가운데. 그만해도 빵 몇 개는 사겠어요.”“자꾸 눈에 띄니까 하나라도 더 줍고 싶네. ……. 곧 할멈 당뇨병 약도 더 사야하고…….”“오늘은 어디서 자든 교회엔 가지 말아요. 그 집사라는 분 말이에요. 아무래도 나쁜 사람 같지 않아요?”“뭐가?”“아니, 어떻게, 남의 일, 남의 자식 얘기라고 그렇게 막말을 할 수 있어요? 그래, 우리 애가 그렇게 보여요? 우리 돈 팔천만 원 가로채고 제 부모 버릴 사람으로 보인단 말이에요? 그 애가 알면 얼마나 맘 아프겠어요?”“할멈도 참, 신경 쓰지 말라고 했잖아요. 다 우리 처지 딱하게 여겨서 하는 말인데…….”“그래도 그렇지. 듣는 사람 입장도 생각해야지. 한인회.. 2008.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