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전체 글3276

경주가상여행 아래 사진은 우리 학교 6학년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경주역사골든벨' '에밀레종을 울려라'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미 사진으로 몇 장면 보여드린 바와 같이 그 아이들은, 3일간 경주가상여행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여행을 지도하신 선생님들의 평가보고서를 보여드립니다. 이건 약간의 비밀 사항이지만, 내년에는 신종 플루로 수학여행도 하지 못하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므로 이제 털어놓아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수학여행 아니어도 평소에 이런 학습을 자주 전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학습에 관해서는 『유네스코 사회과교육 핸드북』 소개에서 이미 보여드린 바 있습니다. 학교교육은, 다른 모든 일처럼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그 결과를 평가 환류함으로써 더 수준 높은 교육을 할 수 있게.. 2009. 11. 5.
외고문제와 공교육의 차별화 (2009년 11월 4일) 외고문제와 공교육의 차별화 외국어고등학교를 둘러싼 논란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전개됐다. 지난달 15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해 외고입시를 폐지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논란이었다. 그는 “장관에게만 맡겨서는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만큼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여파로 ‘사교육은 만악(萬惡)의 근원’ ‘외고는 사교육 과열 주범’이라는 논의가 가열되기도 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외고가 영어․구술면접․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해 사교육을 조장했으므로 내신과 ‘쉬운 영어’로 선발하는 국제고로 전환하겠다고 나섰다. 외고들은 ‘사교육 경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이름을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었다. 이에 정 의원이 추첨으로 선발하는 특성화고로 전환하자는 안.. 2009. 11. 4.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Ⅱ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Ⅱ 5학년 교내 체험학습 장면입니다. 이 아이들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아보시겠습니까? 어른들은, 아이들이 못 미더워서 이것저것 다 챙겨주고 싶고, 아이가 해야 할 일을 자신들이 대신해 주고 싶어하지만, 그래야 속이 다 시원하지만, 아이들은 그게 고맙긴 하지만, .. 2009. 10. 30.
교장실 연가(戀歌) Ⅱ 열차 안 TV에서 「경기 초등교 교장실 인테리어에 2년간 36억원 ‘펑펑’」이라는 스포트 뉴스를 봤습니다. 민망했습니다. 교장실을 제 방인 양 꾸미고, 고급 양탄자를 깔고, 온갖 것 다 갖다놓고, 그렇게 해놓고 앉아 있는 걸 ‘꼴사납다’고 본 어느 의원(혹은 위원)이 최근 2년간 교장실을 꾸미는 데 들어간 예산을 조사했을 것입니다. 저는 어느 곳에서든 가 앉게 되면, 우선 떠나야 할 시간부터 계산하며 살아왔습니다. ‘이걸 차려놓으면 떠날 때는 어떻게 하나?’……. 이 학교에 와서 반 년 간 지낸 1층의, 인테리어가 제법인 그 교장실을 교감실 및 회의실로 정하고 -선생님들이 교장실보다는 더 많이 이용하는 방이 교감실, 회의실이므로- 지난해 3월에 2층의 지금 이 방으로 올라왔습니다. 행정실에서 뭘 좀 차려.. 2009. 10. 28.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우리에게 행복은 이 아이들로부터 피어 오고 있습니다. 도공의 열중 1 (1학년) 도공의 열중 2 (1학년) 도공의 열중 3 (1학년) 공깃놀이 (2학년) 딱지치기 (2학년) 비석차기 (2학년) 윷놀이 (2학년) 딱지접기 (2학년) 제기차기 (2학년) 제기차기 (2학년) 탈만들기 (3학년) 누군지 아시겠어요? (3학년) 탈들이 모여 .. 2009. 10. 26.
김수영 「눈」 눈 『거대한 뿌리』(김수영 시선, 민음사, 1997, 개정판 4쇄)를 꺼내어 「눈」을 찾았습니다.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마흔일곱에 버스에 치여 죽은 詩人 김수영(1921~1968)은, 웬 일일까요, 자꾸 가슴을 앓다가 죽은 시인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인지 시인은 새벽에 본 하얀 눈 위에 기침을 하다가 나온 가래를 뱉을 수도 있겠다 싶어집니다. ‘마음놓고’. 쿨룩쿨룩 하다가 .. 2009. 10. 24.
『社會科敎育 핸드북』 H.D.Mehlinger․鄭世九 外 共著(譯),『유네스코 社會科敎育 핸드북』(교육과학사, 1984) 6학년 경주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교실에서 가상여행을 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6학년 조근실 부장선생님과 대담하며 생각난 책입니다. 저는 비교적 늦게 사회과교육을 ‘조금’(석사과정뿐이므로 정말로 .. 2009. 10. 23.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 Ⅱ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김윤식․오인석 옮김, 을유문화사 1994(초판 16쇄)     어쭙잖은 책을 쓰며 루스 베네딕트를 이렇게 인용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인은 생활 전부를 끊임없이 도전해오는 세계에 맞게 조정한다. 그리고는 그 도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반면 일본인은 오히려 미리 계획되고 진로가 정해진 생활양식에서만 안정을 얻으며 예견하지 못한 일에는 심각한 위협을 느낀다.** 이 글의 '일본인'에 '한국인'을 대입해보면, "이건 우리나라에 대한 비판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우리 교육이 이래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 관찰력, 사고력, 창의력을 기르지 않으면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일본과 같은 꼴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에게는 딱 한 번만 써서 수정 .. 2009. 10. 22.
오히예사 『인디언의 영혼』 오히예사 『인디언의 영혼』 류시화 옮김, 오래된미래 2004 아이들과 함께 지내니까 별걸 다 보게 됩니다. 며칠 전에는 2학년 아이들이 인디언 복장을 하고 음악에 맞추어 인디언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비가 온 뒤라 쌀쌀한 것 같았는데 그들은 가을이 깊어지면 본래 그렇다는 걸 아는 듯했습니다.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듯했습니다. 내가 물었다. "왜 어떤 뿌리는 약초로 쓰고, 어떤 건 쓰지 않는 거죠?" 할머니가 특유의 빠른 말투로 대답하셨다. "왜냐하면 '위대한 신비'(인디언들이 절대적 존재인 신을 가리킬 때 쓰는 말. '위대한 정령'과 같은 뜻으로 쓰였다)께서는 우리가 무엇이든 쉽게 찾기를 원치 않으시기 때문이지. 그렇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치료사가 되겠다고 나설 테니까. 불쌍한 막내야, 넌.. 2009. 10. 21.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김윤식․오인석 옮김, 을유문화사, 1994(초판 16쇄)      내가 뭐라고 했습니까. 우리 정부와 하토야마 일본 총리간의 유화적인 분위기가 연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지만, 히로시마 평화공원 기념비에 새겨진 "편안히 잠드소서! 잘못은 다시 되풀이되지 않을 것입니다."란 글을 "편안히 잠드소서! 우리는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입니다."로 고쳐 새겨놓아야 우리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 않았습니까?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일본이 우리에게 어떻게 했고, 저들이 지금은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잘 파악하면서 우리도 우리의 역사 교육을 더욱 충실히 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 2009. 10. 19.
가을엽서 Ⅹ - 晩秋 校庭은 晩秋ㅂ니다. 이것은 生活도 아니고 學問도 人情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냥 晩秋일 뿐 나는 이 자리에서 곧 일어서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당연히 황홀할 수는 없으므로 무겁지 않게 표표히 가겠습니다. 허전함 말고 초라하고 정겹던 정겨움 찾아 화해하며 머물다가 더 먼 곳으로 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교와 집을 오가는 길 말고도 정겹습니다. 잠들기 전에 떠오르는 사람들과도 정겹게 지내겠습니다. - 모처럼 학교에 나온, 한가한 일요일 오전에 2009. 10. 18.
「명품학교」와 「흐리멍덩한 학교」 …(전략)… ○○초 학생들은 우리 음악에 푹 빠진다. 아침마다 교정에 울려 퍼지는 국악창작동요를 들으며 등교하고 건강달리기를 한다. 또 20분씩 국악동요를 부르는 시간도 갖는다. 분기마다 열리는 국악동요부르기대회에도 참가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도 국악, 현관에도 화장실에도 하루 종일 국악이 흐른다. 격주로 실시하는 음악조회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은 독보력과 악기 연주 실력을 쌓고, 우리음악과 서양음악을 비교하는 시간을 갖는다. …(중략)… “먹을거리는 우리 것이 좋은 줄 알고, 우리 것을 찾습니다. 우리 몸에 맞기 때문이지요. 우리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면서 모국어를 배우듯 우리의 정서, 느낌, 감성이 담긴 우리 음악을 통해 음악의 모국어를 찾아주.. 2009.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