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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림과 사진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Ⅱ

by 답설재 2009. 10. 30.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Ⅱ

 

 

   5학년 교내 체험학습 장면입니다. 이 아이들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아보시겠습니까? 어른들은, 아이들이 못 미더워서 이것저것 다 챙겨주고 싶고, 아이가 해야 할 일을 자신들이 대신해 주고 싶어하지만, 그래야 속이 다 시원하지만, 아이들은 그게 고맙긴 하지만, 어른들의 그 생각과 달리 무엇이든 스스로 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어른들은 대신해 주고 싶어 안달이고, 아이들은 스스로 하고 싶어 안달인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뭐가 저리 즐거울까요? 저토록 행복할까요?

 

 

   건빵입니다. 건빵을 쌓고 있습니다.

 

 

   김치, 우리의 브랜드.

 

 

   그렇게 해서 이런 작품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옹기, 한국의 단청, 김치, 문화재, 비녀,…….우리의 문화생활.

   누군가가 도와주었을 방학과제물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작품들.

 

 

 

 

 

 

 

 

   제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구경하는 모습까지 대견합니다. 교장을 닮았는지 안경잽이가 많습니다.

 

 

 

   이 아이들이 신종 플루 때문에 지금 집에 있습니다. 출퇴근하면서 사흘째 살펴보았더니, 골목에 우리 아이들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학부모들도 아이들도, 우리의 부탁을 잘 들어주고 있습니다. 철저합니다. 그렇다면, 평소에도 무엇이든 진지한 교육이라면 그렇게 해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한국교육이 진지하면 좋겠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핀란드에 관한 책을 좀 읽어봤습니다. 우리 교육자들은 핀란드의 교육에 대해 이것저것 여러 가지 견해를 내놓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는 우리와 많이 다른 점으로, 그들은, 교육이든 정치·외교·국방·경제든 뭐든 다 상식적으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점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러므로 깜짝깜짝 놀라며 살 일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은 그게 행복한 삶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아이들이 그립습니다. 오늘 하루를 또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 저는 이런 생활이 정말 싫습니다. 저쪽 학교에서도, 사람들은 "이제 학교 틀이 잡히고 편하게 지낼 수 있으니까 그냥 이 학교에서 퇴임하면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그게 정말 싫어서, 어디 가서 뭔가 더 하고 싶어서 이 학교로 왔는데, 요즘은, 이번 학기는 이렇습니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사진 출처 : 남양주양지초등학교 홈페이지(촬영 이은수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