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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社會科敎育 핸드북』

by 답설재 2009. 10. 23.

 

 

H.D.Mehlinger․鄭世九 外 共著(譯),『유네스코 社會科敎育 핸드북』(교육과학사, 1984)

 


 

6학년 경주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교실에서 가상여행을 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6학년 조근실 부장선생님과 대담하며 생각난 책입니다.

 

 

 

 

 

 

저는 비교적 늦게 사회과교육을 ‘조금’(석사과정뿐이므로 정말로 조금) 연구했으나 나중에는 교육부에 들어가 사회과 교육과정 관리, 교과서 편찬을 맡기도 했으니 배운 것을 잘 활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실에서 사회과교육을 연구하면서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의 하나가 이 책입니다. UNESCO가 미국 인디애나대학 HowardD.Mehlinger 교수에게 부탁하여 미국․소련․영국․일본․한국 등 세계 10여 개국 학자 20여 명의 원고를 체계적으로 받은 것입니다. 1980년대에 정독을 하며 밑줄을 친 곳들을 다시 보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책이 많이 나와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좋은 책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나 어떻게 읽느냐는 문제는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시절, 인상 깊었던 부분 중에서 딱 두 군데만 옮겨보겠습니다. 먼저, 사회과교육의 개념입니다. 아주 명쾌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사회과교육의 개념1)


현재로서는 ‘사회과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답은 없다. 사회과교육이란 무엇이며, 또 무엇이어야 하느냐에 대한 의견은 나라마다 구구하며 한 나라 안에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일치된 의견이 없으므로, 사회과 수업계획 수립 책임자들은 이들 다양한 견해의 주창자들이 내놓은 여러 가지 주장들을 경청하고, 거기서 제시되는 아이디어들을 모두 검토한 다음, 자기 나라의 여건과 문화환경에 가장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창안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사회과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는 없지만, ‘사회과교육이란 무엇이 아닌가?’라는 물음에 대한 일치된 견해의 폭은 비교적 넓은 편이다. 여기 사회과교육의 범위에 대하여 널리 통용되고 있는 세 가지 가정을 소개한다.

⑴ 사회과교육은 ‘문제들(problems)’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들은 순전히 개인적인 문제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를테면 어떤 개인에 대한 의료처방에 관한 연구는 유형적으로 보아 사회과교육의 문제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러나 의료처방이 국가 통제식 체제 아래서 발급되어야 하느냐 또는 사적(私的) 지휘식 체제 아래에서 발급되어야 하느냐에 관한 연구는 사회과교육의 고유한 조사 영역에 든다.

⑵ 사회과교육은 그것이 인류에 무관한 한 자연계나 물질계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원자핵에 관한 연구는 물리학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핵에너지의 적당한 사용과 통제는 사회과교육에 있어서 정통의 주제이다.

⑶ 사회과교육은 교화(敎化, indoctrination)나 신념의 무비판적 접수(uncritical acceptance of beliefs)의 동의어가 아니다. 모든 사회에는 학교를 포함한 여러 가지 사회제도(기관)를 통하여 전달 내지 강요되는 어떤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신념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러한 문화습득(文化習得, enculturation)에 대한 주된 책임을 사회과 교육계획에 돌리는 것은, 가정, 정치체제, 경제계 및 교회 등이 함께 나누어 져야 마땅한 짐을 사회과교육에만 지우는 셈이 된다. 사회과 교육과정과 사회과 교사는 기본적으로 교수(敎授, teach)의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지 설교(說敎, preach)의 의무를 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은 사회과교육 방법입니다. 당연히 저자가 이러한 방법만 설명한 것은 아닙니다.


성공적인 사회과수업은 학생들이 학습교정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2)


국민들 간에 평화와 이해를 증진시키기 위해 사회과 교수는 적절한 교과과정 이상의 것을 요구하며, 또한 학생들의 의식과 정서를 개발시키기 위해 다양한 교육방법을 세심하게 배합시킬 필요성이 있다. 학생들의 명석한 사고와 인지적 행동을 유도하는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평화유지와 관련되는 시간문제에 관한 토론은 물론 세미나1 또는 ‘소유엔(mini-United Nations)'을 개최하는 것과 같은 극화된 제반 활동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교사의 독립적인 활동도 교육과정에는 중요하다. 교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교육방법은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학급여행’이며 여기에서 학생들은 외국으로 가상적 탐방을 하게 된다. 교사와 함께 학생들은 그들의 ‘탐방’ 루트를 결정한다. 그들은 작업계획을 세우고 책임을 맡는다. 모스크바의 어느 학교에서 학생들은 한 달 간 체코를 ‘탐방’했다. 그들은 탐방 루트를 따라 자연현상뿐 아니라 그들이 ‘방문한’ 지역의 역사를 공부했다. 그들은 체코문학을 읽었고, 체코어 공부를 시작했으며, 체코문화를 수집하고, 그들 ‘여정’에 따라 학생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한 달이 끝나갈 무렵 그들은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고 흥미 있는 리포트를 작성했다. 그 다음 여름철에 이 ‘탐방’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정말로 체코를 여행했고, 그들이 이미 선정한 루트를 따라 단지 멀리서만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과 만났다.

학생의 연령과 관계없이 국제주의적 교육은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영화나 슬라이드를 보고 사진을 연구하며 타민족의 음악과 춤, 그리고 관습을 배우고 그들이 방문했던 관계국의 사람들과 만나고, 외국에서 온 방문객들과 토론을 하는 것 등의 모든 것이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그들의 가슴과 머릿속에 깊숙이 국제주의적 사고를 심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지적 이해와 정서적 호소로는 충분치 않다. 인간이란 또한 행동의 동물이다. 행동은 이타적 인간의 성격발달을 조장한다. 오직 행동을 통해서만 진실한 국제주의자의 습성이 형성될 뿐이다. 레닌은 국제주의는 단결이나 결단의 표현상의 구분 문제가 아니며 행동의 문제라는 것을 통찰했다. 그러므로 사회주의 학교는 실제적 행동을 통해 국제주의자적 감정과 열망을 강화하기 위해 사춘기의 학생들에게 폭넓은 활동영역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런 활동의 예들은 이미 이 장에서 언급되었다.

소련의 학교들은 국민간의 평화와 단결에 기여하는 제반 활동을 더욱 건설적이고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많은 방법을 사용한다. 종종 그들은 ‘평화 또는 우정의 지갑(peace and friendship purse)'이라는 계획을 수립하고 1년의 과정을 통해, 학급의 학생들이 여러 활동을 시도함으로써 지갑이나 저금통을 채운다(평화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사현장에서 노동하는 것, ’우정로‘에 기념식수를 하거나 외국 어린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것).

모든 사회주의 국가의 학교에서 볼 수 있는 ‘국제우호클럽’은 실제적 활동을 조직하는데 멋진 기회를 제공한다. 오렐 시의 학교에 있는 국제우호클럽은 자신의 우정관, 모토 및 규율을 갖고 있다. 우정관에는 ‘국제주의자는 모든 나라 어린이들의 친구이고 인간해방을 위한 투쟁에 생명을 던진 자들을 추모하며 평화를 위한 투쟁에 헌신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이 클럽에는 여러 분과가 있다. 소련 국민과 외국과 독서그룹, 출판그룹 및 번역자 그룹이 그것이며, 이들은 역사, 지리, 사회과를 보조하는 광범위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한 클럽은 학교교육을 강화한다.

 

 

 

 

 

 

 

 


 

저는 사회과교육을 통하여 학생들이 어떠한 관점(觀點)을 갖게 하느냐는 과제는, 바로 어떠한 사회인, 어떠한 시민, 어떠한 世界人으로 기르느냐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과교육을 잘 하는 것이 바로 제가 교육자로 태어난 소명이 될 것이라는 신념으로 이 책을 정독했습니다.


이제 다 지나간 일입니다.




1) Stanley P. Wronski(미),「세계의 사회과 현황」에서(22~23쪽).


2) Zoya A. Malkova(소련),「제4장 평화와 인간상호이해의 정신에 따른 아동교육수단으로서의 사회과」에서(106~108쪽).


  1. 밑줄은 제가 정독할 때 그어놓은 것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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