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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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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앞두고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주제넘은 소개가 되겠지만 저는 오랫동안 교과서 편수 업무에 심혈을 기울이며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담당하다가 나중에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편찬 전체를 책임지기까지 했습니다. 그 일은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 교육행정 중에서 가장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인데, 아직 그것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교과서에 관한 여러 가지 추억과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과서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고, 삶의 바른 길을 깨달으며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또, 교과서에는 우리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고, 민족의 혼과 가치관, 민족성이 서려 있기도 합니다. 저처럼 정부에서 교과.. 2007. 8. 29.
"컴 온 아름, 컴 온, 샤이 걸. 돈 크라이" -- 하인스 워드 ⑵ --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컴 온 아름, 컴 온, 샤이 걸. 돈 크라이" -- 하인스 워드 ⑵ -- 또 하인스 워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론의 생리가 흔히 그렇지만, 워드가 우리나라에 머무는 동안 혼혈인(누리안)을 보는 언론의 시각은, 흡사 우리가 천사들의 집단을 곁에 두고도 한심하게도 지금까지 그것을 모르고 지냈다는 듯했고, 이 세상은 영웅이라야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철저히 가르치려는 듯했습니다. 워드는 다음에 또 우리나라를 방문하겠다고 했으니 그때는 또 무슨 큰 기사거리를 제공할는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의 각 신문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이삭줍기'에 들어간 것 같은데, 지난 10일자 C일보를 보았더니 「떡메 치는 워드 "난 힘센 농부"」라는 제목으.. 2007. 8. 29.
"어머니야말로 나의 진짜 MVP" -- 하인스 워드 (1) --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어머니야말로 나의 진짜 MVP" -- 하인스 워드 ⑴ -- 미식 축구선수로 유명해진 한·미 혼혈인(혼혈인을 지금부터는 '누리안'으로 부르기로 했답니다) 하인스 워드(30)가 연일 매스컴을 장식했습니다. 지난 6일 오후에는 자신이 태어났던 병원에 가서 "내가 시작한 곳으로 돌아와 감격스럽다"며 환하게 웃은 반면, 어머니 김영희(59)씨는 감회에 젖은 듯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았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 들여다보고 있는 A 신문의 기사는 그 제목이 '어머니야말로 나의 진짜 MVP'이고, '아들은 웃었고 어머니는 울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워드 모자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사람은 당시 주치의 Y 박사로, "슈퍼볼 MVP를 받았다고 할 때는 몰랐지만 .. 2007. 8. 29.
어느 할아버님과 어머님의 학교환경에 대한 조언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어느 할아버님과 어머님의 학교환경에 대한 조언助言 교장 선생님께 이 글을 드리는 사람은 학교 앞 LG 빌리지에 살고 있는 70대 중반의 늙은이올시다. 선생님들께서 정성으로 훈육하고 계신 어린 새싹들의 밝고 맑은 표정과 발랄하고 생동적인 모습을 보며 참으로 흐뭇하고 대견스러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선생님들의 노고와 사랑의 결실이라고 믿고 깊은 존경을 드립니다. 학교도 한 해 한 해 연륜을 쌓아가면서 틀이 잡히고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저의 육십여 년 전의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하게 됩니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교정의 둘레와 교사 주변을 에워싼 오래된 벚꽃나무와 느티나무, 은행나무들… 봄이면 찌든 겨울 때를 말끔히 씻어내듯 화사하게 핀 .. 2007. 8. 29.
황우석 쇼크 - 저로서는 어쩔 수 없었던 문제에 대한 고백 -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황 우 석 쇼 크 - 저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던 문제에 대한 고백 - 지난 1월 11일 ㅈ일보 제1면에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에 대하여 이 대학 조사위원회에서 "줄기세포는 없다"는 발표를 했다는 「신화(神話)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이러한 조짐이 보이는 언론보도가 줄을 잇고 있었지만, 이날의 보도야말로 제게는 크나큰 충격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내 아이들에게만은 바른 이야기를 해야 할 입장에서 이미 해놓은 이야기도 문제지만 우리 홈페이지에 버젓이 실려 있는 「학교장의 생각」이라는 글의 황 교수에 대한 언급 때문이었습니다. 황우석 교수 같은 사람 -- 그는 다른 교수들이 학장을 하라고 하자 '그럼, 한번 해.. 2007. 8. 29.
일본의 행태行態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일본의 행태行態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 먼저 중국 이야기부터 좀 하겠습니다. 저는 역사에 대한 전문성은 없지만, 우리 학교 전관 5층 복도에 중국 지안吉林省集安市의 고구려 고분군 및 그 고분의 찬란한 벽화 사진과 1/15 크기로 축소한 광개토대왕릉비 및 장군총 모형으로 가칭 '고구려역사관'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장차 어떤 일을 하더라도 평생 그 모습이라도 기억해두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동서남북으로 그들의 주변국은 모두 자기네 영토이며, 그 역사도 자기네 역사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원래 한족漢族을 중심으로 한 다민족 국가인데, 그러한 성격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는 셈이지요. 중국 정부는 이 논리.. 2007. 8. 29.
"파란편지" 아이들 편에 보내는 "파란편지"를 학교 홈페이지에도 실어 달라는 어머니들이 있었습니다. 편지를 아이들 편에 보내는 건 홈페이지 탑재가 조심스럽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복 교육가족이 아닌 사람들이 보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싶었습니다. 낯 간지러운 일이지만 몇몇 분의 감상을 여기에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지휘 감독자가 아닌 교장을 보고 있다 파란편지를 읽고 또 읽는다 편지를 읽으면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 학교를 사립학교처럼 선택하여 아이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학교의 모습에 가슴 뿌듯하다 학교의 변화를 보고 있다 파란편지의 내용이 내 마음과 같다 조금씩 교장의 생각을 알아가고 있다 파란편지 내용이 동화 같다 다음 편지를 기다리게 된다 아이 아빠도 이 편지의 팬이다 학교와 교장을 응원하겠다 내 아이가 나의 소유물이.. 2007. 8. 29.
"너 혼자 갈 수 있겠니?"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너 혼자 갈 수 있겠니?" 시詩 한편 소개합니다. 왠지 조금 쓸쓸한 것 같지만 그 쓸쓸함을 보여드리고 싶은 건 아니고 '너 혼자'라는 낱말의 이미지가 간절하여 보여드리고 싶어졌습니다. 1, 2, 3 번호가 붙는 시는 흔하지 않지만 몇 번 보면 이상할 것 없게 됩니다. 너 혼자 - 박상순(1961∼ ) 1. 너 혼자 올 수 있겠니 2. 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3. 너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겠니 안개가 자욱한데,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니. 하지만 다행이구나, 오랜 가뭄 끝에 강물이 말라 건너기는 쉽겠구나. 발 밑을 조심하렴. 밤새 쌓인 적막이 네 옷자락을 잡을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렴 (중략) 1. 너 혼자 내려갈 수 있겠니 2. 너 혼자 눈물 닦을 수 있겠니.. 2007. 8. 29.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 미국의 저널리스트 핼 볼랜드는 '가을은 이해의 계절 Autumm is for understanding'이라고 표현했답니다(장영희 에세이, 『내 생애 단 한번』, 샘터, 2000에서 인용). 그렇겠지요. 봄에는 약동, 희망, 기대 같은 걸 느끼게 되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누구나 삶의 의미를 포함하여 무언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해석하는 시간을 가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생활하면 저 아이들과의 인연 때문에 그 보편적인 감정, 정서와 다른 감정, 정서를 느끼게 마련입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새 학년이 되어 새 담임선생님, 새 친구들을 만난 아이들은 자기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저마다 아우성입니다. "선생님, 선생님! 제발 저 좀 .. 2007. 8. 29.
학교행사와 청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학교행사와 청소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교장이 되어 지내다보니 학교의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을 혼자 안고 가는 듯한 외로움 같은 걸 느끼기도 합니다. 그 어려움을 다 말씀드리는 건 도리도 체면도 아닐 것 같아서 그만두겠습니다만, 이야기를 하기 위해 예만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어떤 교육활동을 새로 시작하거나 좀 수준 높게 바꾸고싶어도 예산이 부족하여 뜻 같지 않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많이 성원해주시기는 하지만, 가령 새로운 스타일의 '학년별 체육대회'나 '성복골 축제'를 한다고 하면 대부분 아이들의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아무래도 예산이 뒤따라야 할 것은 물론입니다. 우리 학교 같으면 국가에서 주는 예산이 연간 약 2억원인데 전기료만 해도 2400만원이나 되고, 게다.. 2007. 8. 29.
아이들의 눈, 아이들을 보는 눈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아이들의 눈, 아이들을 보는 눈 고속도로가 한산한 날은 좀 일찍 출근하게 되고 그런 날 아침에 몇몇 교실에 가보면 참 좋습니다. 한가하게 아이들의 눈동자를 살펴볼 수 있어서 제가 살아가는 의미가 분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습을 실컷 보면서 지낼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 아니라면 세상에 또 무엇이 행운이겠습니까. 지난 겨울은 참 쓸쓸했습니다. 학교에 와봐도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이곳저곳 잔설(殘雪)이 을씨년스럽고, 우리 학교가 위치한 환경 때문인지 새삼스레 자꾸 제 어린 시절의 구차했던 그 시골 일들도 생각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개학이 되자마자 정든 6학년 아이들이 졸업을 하고 교문을 나서더니 재학생들마저 봄방학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고 나니까 학교는 또 정적에.. 2007. 8. 29.
겨울방학이 다가왔습니다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겨울방학이 다가왔습니다 12월인가 싶더니 곧 연말이 다가오고 방학도 다가왔습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 그 방학이 생각납니다. 겨울이면 바람만 불어가고 눈이 많이 내리는 일 외에는 이루어지는 일 없었던 시골에서, 그래도 방학이 다가올 때마다 아련한 꿈에 젖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여름·겨울 방학을 합치면 그 기간은 3개월이나 되고, 그러므로 결코 짧지 않은 기간입니다. 누구나 몰라보게 변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그러므로 그 기간에 대한 계획과 실천이 그만큼 절실합니다. 그 계획은 '충분히' 느슨하여,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이어야 합니다. 6시 정각에 일어나 10분에 세수하고 20분에 체조하고 30분에 식사하는 식의 치밀함보다는 이루고 싶은 과업을..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