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세상1204 아베 총리에게 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님. 대한민국 아산정책연구원이 주변국들에 대한 호감도를 물은 설문조사 결과(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미국은 56.0%, 중국은 30.2%인 반면,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북한 9.1%를 약간 상회하는 겨우 14.4%인 것으로 나왔답니다. 또 앞으로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도 일본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60.1%로 유일하게 부정적 응답이 높았고 한·미, 한·중 관계는 절반을 훨씬 넘는 응답자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답니다(각각 75.1%, 66.7%).1 이러한 경향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겠습니까? "일본은 침략 근성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답한다면 귀하는 당연하게 받아들일까, 섭섭해 할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3. 7. 18. 나의 창(窓) : 노인의 모습 Ⅰ 경복궁역에서 자하문로 오른쪽 길로 조금만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커피숍 2층의 창(窓)입니다. 오늘 점심 때, 그 언저리까지 가서 해외근무를 할 후배를 전송하는 식사를 하고 내려오다가 올라가봤습니다. 그와 헤어져 옛 교육부 편수국 선배 두 사람과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다들 그야말로 '올드보이(old boy)'가 된지 오래지만 그럼에도 "더 좋은 인간이 되려면……"이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예" "예" 대답을 하는 간간히 저 창문을 바라봤습니다.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참 좋은 말씀이구나, 하며 들을 수 있었습니다. Ⅱ 종일 비가 오락가락해서 불쾌지수 체감도가 높습니다. 경춘선 전철이 곧 출발할 즈음에 서른쯤의 젊은이가 바로 옆자리의 외국인 두 명에게 벌컥 화를 냈습니다. 젊은이는 인상이 매우 날카로웠습니.. 2013. 7. 12. 대표팀의 '동네축구' 유감 미안하다. 축구에 대해 잘 모르면서 축구 얘기를 하게 되었다. 중계 방송 시청조차 요령부득일 정도는 아니지만, 축구에 대해 뭘 좀 제대로 아는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경기를 할 때마다 이겨야만 속이 시원한 건 열렬한 팬이나 다를 바 없다. 우리 팀이 이겨봤자 나에게 무슨 변화나 혜택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하다못해 누가 내게 점심을 한 그릇 사 준 적도 없고 "이번 응원에는 당신의 힘도 컸다"고 격려해주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다. 하다못해 내가 꼭 해결해야 할 일의 종류가 단 한 가지라도 줄어들거나 무슨 보너스처럼 그 일들 중 가장 간단한 일의 해결 방법이 공짜로 주어지는 일이라도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도 손에 땀을 쥐고 머리가 "띵~" 하도록 신경을.. 2013. 6. 24. 이 삶의 풍요에 대한 감사 나는 자주 낮잠을 잔다. 낮잠을 좋아하지만 깨는 순간도 좋아한다. 잠이 깨면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들을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자주 살았다. 침대에 누우면 창문을 통해 하늘 아래 나무들이 보인다. 하늘빛을 배경으로 초록 잎사귀들을 볼 때면, 나는 감사하고 그리운 감정이 일어난다. 뭔가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죽을 때 그것들이 그리울 거라고 종종 혼잣말을 한다. 내가 무엇을 그리워할까? 색 그 자체, 아니면 그 색을 보는 것? 물론 죽으면 그러한 것들을 그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략)… 침대에 누워 하늘색과 초록색을 보는 것은 내 프로젝트는 아니다. 그것은 내가 참여하는 것의 일부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 있을 한 이유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Death』에서 저자 토드 메이는, 삶을 의미 있게 하.. 2013. 6. 23. 가짜박사 표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학자, 교수,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 행정가, 심지어 운동선수 출신 유명인사……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될 사람들만 그런 짓을 한 것 같은 느낌인 걸 보면 '또나개나' 박사이고 '아무나' 박사학위를 받는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들은 이번에도 세상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2003년에도 야단이더니 10년마다 불거지는군…… 다 그렇고 그런 세상에 뭘 그리 야단인지 원……' 이런 관점이면 앞으로 10년 후, 그러니까 2023년 경에는 '표절' 문제가 또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느 배우의 심경 고백은 자못 솔직해서 동정이 일기도 했다. 석사학위 표절 때문에 몸무게가 4킬로그램이 줄었다는 것이었다. ♬ 그런 기사를 보면.. 2013. 6. 19. "할아버진 좋겠어요, 게임도 맘대로 할 수 있고…" 며칠 전 비오는 날 오후, 저 녀석이 나를 찾아왔습니다. 대체로 집에서 만나다가 모처럼 사무실에 있는 나를 보고 신기해했고, 이것저것 묻는 것도 많아서 한참 대답했습니다. 녀석이 다섯 살 때였던가, 내 대신 잠깐만 교장을 좀 해보고 싶다고 해서 그럼 그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막상 학교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 다가오니까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어려운 걸 물으면 어떻게 하죠?"("내가 옆에서 작은소리로 다 가르쳐 줄게.") "작다고 깔보는 선생님들도 있을 텐데……"("작아도 아주 똑똑해서 모르는 게 없다고 할게.") 그러나 녀석은 그 의자에 앉자마자 "도저히 안 되겠다"며 당장 일어섰기 때문에 '교장 대행'은 순간적인 해프닝이 되고 말았습니다. ♬ 녀석의 교장 대행 요청에 "그러라"고 한 것은.. 2013. 6. 10. '고추잠자리'(조용필)에 대하여 무대에서 내려서면 시지몽은 더이상 대수로울 게 없다. 두 시간 후엔 그가 밖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것을 일러 인생은 하나의 꿈이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지몽 뒤에 또다른 사람이 온다. …(중략)… 이렇게 수많은 세기들과 수많은 정신들을 휩쓸고 자신이 될 수 있는 혹은 자신이기도 한 사람을 흉내냄으로써, 배우는 그 다른 부조리한 인간인 나그네와 많은 공통점을 갖게 된다. 나그네와 마찬가지로, 그는 무엇인가를 소모시키면서 끊임없이 움직여 나아간다. 그는 시간 속의 나그네이며, 그것도 잘해봤자 영혼들에게 추적당하면서 쫓기는 나그네인 것이다. 알베르 카뮈((Albert Camus)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살하기보다는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 『시지프의 신화』에서 이렇게 썼다.*배우는 덧.. 2013. 6. 7. 기분 풀고 가세요 - BEARD PAPA “기분 풀고 가세요.” BEARD PAPA ♬ 모처럼의 나들이였습니다. 편도로 겨우 두어 시간 운전에 이렇게 퍼지는 걸 보면 이런 나들이도 이제 그만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내려가는 길의 마장휴게소에서 아내가 찾던 CD를 사주었습니다. 마땅한 음반 두 개를 샀는데 열어보니까 CD가 각각 두 장.. 2013. 6. 4. 나들이의 자유로움과 그 실체 나들이의 자유로움과 그 실체 ♬ 기차를 타는 시간은 즐겁습니다. 그 즐거움 때문에, 그 즐거움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려고 웬만하면 좋은 좌석의 비싼 표를 구입합니다. 게다가 그 즐거운 시간에 해야 할 일들은 늘 많습니다. 경상북도교육청에서 교과서 심사를 할 교수, 교원들에게 그 .. 2013. 5. 24. '이뿐 척 급 금지!' "이뿐 척 급 금지" 경복궁역 4번 출구의 카페에서 본 팻말입니다. "이뿐 척 '급' 금지!" '얼마나 급했으면……' '꼴불견이었으면……' '지장이 많았으면……' 이뿐 것들이 무더기로 와서 '사업'에 지장을 주었을까요? 이대로 두면 큰일나겠다 싶었을까요? ^^ 그건 아니지요. 이뿐 척하는 걸 왜.. 2013. 5. 9.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 아직도 짜증을 냅니다. 몸이 마음 같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주로 수양이 덜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도 한심한 수준이면서 남들이 하는 꼴을 부드럽게 보아 넘기지 못합니다. 그럴 때마다 반성을 합니다.'내가 왜 이럴까?''언제까지 이렇게 지내야 할까?'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의 말씀을 찾아봤습니다.'예순이면 이순(耳順)이라는데…… 예순이 지난 지 옛날이고, 낼모레면 일흔인데……' ♣ 나는 열다섯에 學에 뜻을 두고, 서른에 서고, 마흔에 不惑하고, 쉰에 天命을 알고, 예순에 耳順하고, 일흔에 하고싶은 바를 좇되 法度를 넘지 않았느니라. (孔子) 原文──爲政 四 子曰 『吾十有五에 而志于學하고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하고 五十而知天命하고 六十而耳順하고 七十而從心所欲하야 不踰矩호라』 解義…(전략)… 孔子는.. 2013. 4. 24. 그리운 선중에게 그리운 선중에게 목이 아프다더니 지금은 괜찮아졌나? 선생님,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고 걱정스러웠다. 나는 너에 대한, 네가 힘들거나 속상했을 이런저런 이야기가 전해질 때마다 그럴 때의 네 마음을 짐작하며 듣는다. 며칠 전에는 두 가지 이야기를 듣고 너에게 이 편지를 .. 2013. 4. 16. 이전 1 ··· 74 75 76 77 78 79 80 ··· 10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