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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이뿐 척 급 금지!'

by 답설재 2013. 5. 9.

 

 

 

 

 

"이뿐 척 급 금지"

 

 

 

 

 

 

 

 

 

 

  경복궁역 4번 출구의 카페에서 본 팻말입니다.

  "이뿐 척 '급' 금지!"

  '얼마나 급했으면……' '꼴불견이었으면……' '지장이 많았으면……'

  이뿐 것들이 무더기로 와서 '사업'에 지장을 주었을까요? 이대로 두면 큰일나겠다 싶었을까요? ^^

 

  그건 아니지요.

  이뿐 척하는 걸 왜 금지하겠습니까? 이뿐 척하는 게 얼마나 이뿐 건데…… "이뿐 척 '급' 금지!"는 '아주' '너무' 좋다는 뜻이겠지요.

  "이뿐 척하세요. 여기 와서. 마음놓고." 그런 뜻 아니겠어요?

 

 

  딱 한 가지만! 저걸 보고 손님이 더 많이 찾으면 좋겠다는 응원은, 제 마음이니까 누가 뭐라고 하지 않겠지요.

 

 

 

 

 

 

 

 

 

 

  사진으로는 어째 좀 썰렁하지만 가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은 저 카페 외벽 부분입니다.

  가게에 이런 모습들이 있으면, 그만큼 돈을 많이 벌어도 좋을 것입니다.

 

 

 

 

 

 

 

 

 

 

  다음은 점심을 먹으려고 나가다가 봤습니다.

  이걸 보고 판단을 잘 못해서 "있기?"에 ○표를 한다면 가게 주인이 얼마나 실망하겠습니까? 말이나 된다고 하겠습니까?

  당연히 "딴집 가기 없기!"에 ○표.

 

 

 

 

 

 

 

 

 

 

 

  와플! 배고플 때 하나 먹으면 파삭파삭한 게 끝내 줍니다. 더 먹고 싶지만, 가루음식을 경계해야 하는 처지가 원망스럽습니다.

  저 와플 가게는 아주 소박한 건물의 '대학'입니다. 말하자면 '컬리지', '와플 컬리지'.

  언제 한번 저 컬리지에 가서 '작정하고' 사먹어 봐야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에 들어가서.

 

 

 

 

 

  

 

 

 

 

 

  전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아직까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 가령 딱 1년만이라도 '윤문가(潤文家)'를 좀 해봤으면…… 소득이 적더라도! 왠지 아직은 세상에 그런 직업이 없는 게 유감! ── 먹어보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

  시원한 발을 친 이 가게에서 판매하는 '마약김밥', 그것도 한번 먹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마약김밥이라…… 한번 맛을 보면 끊을 수 없게 된다, 이거지? 제까짓게 얼마나 맛있길래……'

  '그렇다 하더라도 그렇지, 진짜 마약은 아닐 테고, 까짓 김밥쯤이야 중독이 된다 한들 패가망신할 일은 없겠지.'

 

 

 

 

 

 

 

 

 

 

  가게 홍보해 줄 생각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쓰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가령 와플은 전철역 같은 곳에 가면 흔히 볼 수 있고, 사실은 '마약김밥'도 한두 군데에서 파는 것도 아닙니다.

  보십시오. 여기도 '마약김밥'을 팔지 않습니까?

 

 

 

 

 

 

 

 

 

 

  연일 기업체의 윤리 문제에 대한 신문기사가 보입니다.

 

  "기업은 이윤 추구가 목적이다!"

  "아니다, 사회 공헌, 사회 기여를 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기업이어야 한다!"

 

  이윤 추구에 대해서는 무얼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런 사고방식으로 부모형제까지 등을 치고, 내 팽개치는 족속은, 예나 지금이나 고질적인 문제여서 비견겁재(比肩劫財)1라는 말까지 생겨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그런 문제는 기업윤리 문제 축에도 넣지지 않는 것 같아서──사업을 하는 사람은 본래 그렇다는 걸 차라리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그렇다면 저승에 가서라도 죽을 만큼 죗값을 치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윤 추구냐? 사회 공헌·기여냐? 그 두 가지 중에서 정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경제'나 '사회' '일반사회' 교과서의 내용 가지고도 씨름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정답은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기업은 이윤 추구와 사회 기여를 병행해야 한다."

  어떻게 이렇게 쉬운 걸 가지고 왈가왈부할까요? 모른 척할까요?

 

  그러나 막상 '들어가보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겠지요. 그렇게 간단하다면야 저 출중한 사람들이 왜 왈가왈부 하겠습니까? 나 같은 사람은 알지 못하는 덕목, 혹은 아주 복잡한 무슨 까닭이 있겠지요.

 

 

  "이뿐 척 급 금지"

  "딴집 가기 없기"

  "와플대학"

  "마약김밥"(글쎄요, '마약'이라는 용어 때문에 이건 아닌가?)

  이렇게 재미있는 문화가 꽃 피면 좋겠는데………

 

 

 

 

 

 

 

  1. 형제를 '비견(比肩)'과 '겁재(劫財)'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비견'이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뜻이고 '겁재'는 재물을 겁탈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형제간이 '비견'일 때는 참 좋지만 '겁재'가 되면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원수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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