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김원길 「마법」
시든 소설이든, 수필, 희곡, 평론이든 우리가 좋아하는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해, 그의 생애와 업적, 사상 등을 알아보는 까닭이 있습니다. 작품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석사학위나 박사학위 논문, 혹은 저널에 실을 논문을 제출하기 위해서, 문학작품으로서의 평론을 쓰려고, 단순한 호기심으로…… 어쨌든 작가를 알면 작품을 더 재미있게, 깊이 있게,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46년 전, 지금의 저 안동 지례예술촌장 김원길 시인은 어느 여자고등학교 국어 선생이었습니다. 내가 그 교육대학의 예술제를 만들고 그 프로그램 속에 "문학의 밤" 행사와 "시화전"도 넣겠다고 하자, 대뜸 두 가지 행사에 다 참여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해 어느 안개낀 가을날 밤, 이 시 「마법」도 감상한 것 같은데..
2014. 1. 7.
김신용 「자라─외편」
자 라 ─외편 김신용 연못이 반짝, 눈을 뜬다 자라 한 마리가 물의 부력에 전신을 맡긴 채, 떠오른다 꼭 물의 눈 같다 수면 아래, 감은 물의 눈꺼풀 속에 깊숙이 잠겨 있다가 고요한 한낮, 물의 눈꺼풀을 열며 떠오르는 것 1, 2, 3, 4…… 마치 파문처럼 번져나가는 무수한 숫자들의 고리를 끊고 마지막 0이 하나 만들어지는 것 0이 만들어져, 그 숫자들을 물의 집으로 데려가는 것 그리고 그 0에서 숫자 1만을 꺼내, 발을 저어 다시 가만히 물 아래로 잠기어가는, 저 물의 눈망울 잠깐 동안 저 물의 눈에 비친 것이 선한 구름이었으면 좋겠다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의 얼굴이었으면 좋겠다 .............................................................. 김신용 1..
2014.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