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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읽은 이야기

「치유」

by 답설재 2014. 1. 14.

 

 

 

 

 

            치 유

 

                                   김선영

 

 

이즈러진 달 후후 불어서

풍선이 됩니다

만월입니다

입술 꼭 다문 목련

후후 불어서 꽃잎 벌립니다

목련이 순백의 버선발로

비취의 하늘을 뛰어 다닙니다

 

굳은 영혼에서

연두를 뽑아 올리는 봄

사람들이 놓고 간 이별의 상처도

봄바람이 만지고 해결합니다

이즈러진 봄은 이 세상

어디에고 없습니다

 

 

                                        『현대문학』 2013년 9월호, 145쪽에서.

 

 

 

 

 

 

 

얼마나 좋겠습니까?

뭘로 예를 들면 좋겠습니까?

까짓거 좋아들하는 '돈', 아니면 '민주주의', '평화와 우정'?

우선 '평화와 우정'부터 붙잡아 후~ 불어서 빵빵하게 해놓고,

"이번엔 어디입니까? 바라는 게 뭡니까?"

대륙 이쪽에서 저쪽으로, 남쪽에서 북쪽, 동쪽, 서쪽으로 필요하다는 데를 다 찾아갑니다.

"말만 하라니까?"

모든 것이 그렇게 속시원하게,

만나고 싶은 사람, 만나야 할 사람 만나고,

해야 할 일 다 해치우고…………

 

염치 없지만, 그 비슷하게라도 되는 날 있을까 싶어서 벌써 또 봄을 기다립니다.

사실은 치유하고 싶은 일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시인은 이 심사를, 저렇게, 쉽게, 그것도 재미있게, 한번만 읽어도 좋게 써 놓았으니……

그러니까 시인이라고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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