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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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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콴유의 유언 1997년에 덩샤오핑이 세상을 떠났을 때 "집안에 빈소를 차리지 말고, 눈은 기증하고, 유골은 바다에 뿌리도록 하라"는 그의 유언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1997년, 그때 저는 한창 바쁘기도 했지만 속으로 '그 조그마한 사람이?' 하고 만 것 같은데, 중국인들이 그 유언을 듣고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처음에는 그 유언을 잘 지켜주었지만, 몇 년 후 그의 생가를 복원하여 기념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단 유언을 지켜주었으니 더 이상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을까요? 이런 걸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하는 거겠지요. 덩샤오핑 같은 유언을 남긴 지도자들은 찾아보면 더 있을 것입니다. 사실은 그런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이겠지요. 아직 생존해 있지만,.. 2011. 1. 27.
다시 체벌에 대하여 이럴 때의 교권(敎權)이란 교사로서의 권리(權利)를 말하는 건지 교사의 권위(權威)를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으나 요즘 그 교권이 무너진다고 야단인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어른들을 공경할 줄 모르고 교사에게 대들고 배려심, 질서의식도 없는 버르장머리 없는 학생들을 근절하기 위한 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오는 3월부터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과 공동으로 대구시내 100곳의 유치원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내년에는 310곳의 모든 유치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한국국학진흥원과 인성·예절교육 관련 공동연구를 한 결과를 토대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것입니다. 대구시교육청에서는 또 연수원 소속 전문 예절교육 강사 300명을 초·중·고.. 2011. 1. 5.
「한국의 실패」 「한국의 실패」 ♣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때의 기사입니다. 우리나라가 꼭 유치하고 싶어했지만, 기온이 50℃에 육박하고 영토가 겨우 경기도만한 카타르가 그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있었지만 카타르는 홍보 동영상을 감동적인 드라마로 구성했고, 우리는 스.. 2010. 12. 29.
페이퍼워크 Ⅲ -연평도사태를 지켜보며- 페이퍼워크 Ⅲ -연평도사태를 지켜보며- 지난 3일, 김관진 국방장관의 국회 청문회 관련 기사에서 '모든 보고서는 A4 용지 1장으로', '중간보고는 생략하고 펙트 위주의 최종보고서만 제출할 것'이라는 내용을 보고 「페이퍼워크 ⅠⅡⅢ」을 엮어 왔습니다. 한반도에 다시 전쟁의 공포를 .. 2010. 12. 17.
페이퍼워크 Ⅱ "네", "그렇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는 3일 국회 국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간단 명료'를 선호하는 전형적인 야전군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 후보자의 짧은 답변에 자정까지 늘어지기 일쑤인 인사청문회가 이례적으로 오후 6시쯤에 끝났다. …(중략)… 이 같은 김 후보자의 스타일 때문에 이미 군 내에는 '모든 보고서는 A4 용지 1장으로', '중간보고는 생략하고 펙트 위주의 최종보고서만 제출할 것' 등의 지침이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후략)…1 현 국방장관 인사청문회 다음날 신문 기사입니다. 「페이퍼워크 Ⅰ」에서도 인용했던 기사입니다. 그는 군(軍)은 야전이 기본이며, '페이퍼워크'에나 신경쓰는 관료주의, 행정주의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없다면서 '행정형 군'을 대체하는 '야전형 강.. 2010. 12. 16.
선 채로 꾸지람 듣는 의원 「동료들 앞에서 선 채로 꾸지람 듣는 의원」 ♣ 미국 의회 얘깁니다. 의회 민주주의 국가에 태어났으니까 죽기 전에 저런 모습 한 번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신문에서 이 기사를 보고 바로 얘기하려다가 기회를 놓쳤습니다. 바로 예산국회 얘기로 온통 들끓게 된 것입니다. 흡사 일러바치.. 2010. 12. 15.
페이퍼 워크 Ⅰ-김관진 국방장관 후보자의 스타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로는 조간신문 앞 부분을 읽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오늘(12.4) 아침 신문의 제목들을 보면 이런 것들입니다.1 「李대통령 "北주민들 긍정적인 변화"」 「"北 또 도발 땐 항공기로 폭격" 김관진 국방 인사청문회」 「"이웃나라가 함정 격침하고 포격했다면 당신 같으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클린턴, 키르기스스탄 젊은이들과 '타운홀 미팅'」 「김관진 국방 인사청문회 "전투기로 폭격해도 北 전면전 못할 것"」 전문 분야가 아니므로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습니다. 별로 할 말이 없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다만 '그렇구나!' 마음에 새기고 어긋나지 않는 사고를 하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전문가들의 글을 정신차려 읽었습니다. "…… 강군(强軍)은 돈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2010. 12. 9.
구청장님께-방학엔 놀게 해주자는 제안 지난달 하순 어느 날, '겨울방학 초등생 학력 올리기' 기사를 읽었습니다(문화일보, 2010.11.26. 14). 제목만 보고는 걱정스러웠습니다. '과외공화국이라더니 드디어 구청에서도 과외를 하는구나.' 그러나 본문을 읽으며 이웃 K대학 평생학습관과 협력해 논술사고력·영어EQ·창의력 교실 등 3개 코스를 운영하고, S여대, D여대, D외고 등 3개 학교와 함께 원어민 영어교실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과외(課外)'는 '과외'겠지요.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다양한 교재가 활용된다는 설명만으로도 일반 사교육 업체의 과외 교습과는 다른 형태일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지만, 사실은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 활동이 아니니까요. 기사를 읽고 잠시 이래저래 생각이 깊었었습니다. '요즘은.. 2010. 12. 2.
책 읽기 싫다! "책 읽기 싫다!" 이른바 '독서의 계절' 끝자락에 재미있는 기사 하나를 봤습니다. 「"강제 책 읽기 못하겠다" ○○대 학생회장 단식투쟁」1 좀 옮겨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에 책 읽기를 둘러싸고 대학과 학생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대 ◇◇◇ 학생회장(24·언론정보4년)은 정경대가 운영 중인 교양교육 프로그램인 '에피스테메(episteme)'에 반발해 지난 11일부터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에피스테메는 정경대가 학생들의 인문학 소양을 기르기 위해 2010학년도 신입생부터 학과별 필독서와 추천도서, 학생이 결정한 도서 등 12권을 읽고 독후감을 내게 한 프로그램이다. ◇◇◇씨는 "에피스테메를 이수하지 못하면 장학금 신청이나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에 지원하지 못하게 하는 제한 규정이 있다.. 2010. 11. 15.
서울 플라자호텔 개조한 伊 디자이너 치옴피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 플라자호텔 개조한 伊 디자이너 치옴피 서울시청 앞 플라자호텔이 750억원이 들어간 개조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다. '부티크 비즈니스호텔'을 표방하며, 건물 외벽도 흰색에서 구릿빛으로 바꿨다. 특이한 점은 이 호텔 외관부터 객실의 가구와 거울, VIP 라운지의 탁자, 심지어 안내 데스크 여직원의 옷과 스카프까지 모두 한 사람이 디자인했다는 점이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귀도 치옴피(Guido Ciompi·49)다.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는 이탈리아와 카타르의 여러 고급 호텔들과 밀라노, 나폴리의 구찌(Gucci) 매장을 디자인했다. 가구와 가전제품, 조명 디자인, 파티 행사장 설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다. …(후략)… 호텔측에서는 왜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을 두고.. 2010. 11. 9.
생각 안하는 연습은 노동 "생각 안하는 연습은 노동" SK가 2010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어느 신문은 한 면 가득하게 "용이 승천하는 사이… 사자는 끝내 깨어나지 않았다"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작은 제목들은 '김성근 감독 지독한 훈련… SK 준비된 우승' '생각 안하는 연습은 노동' '꼼꼼한 정보 분석도 한몫' 등이었습니다. '생각 안하는 연습은 노동'…… 정말 그렇지 않겠습니까? '노동'이라고 표현된 그 말의 개념을 '단순노동', 아무런 생각 없이 수없는 몸놀림만 되풀이해야 하는, 생각을 하며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무리 많은 보수를 준다 해도 지겨워서 못하겠다고 할 단순노동쯤으로 해석한다면. 기사 중에서 한 부분을 옮겨보겠습니다.1 SK는 역시 강했다. 플레이오프 혈전을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삼성은 .. 2010. 10. 20.
학교에 항의하기(만화감상) '학교에 항의하기'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은 오랜만에 교육을 소재로 한 만화가 눈에 띄여 이것 좀 보시라고 그랬습니다(조선일보 게재 만화). 재미있게 보셨습니까? 나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우선 이 세상에 만화가들처럼 낭만적(?!)인 사람이 많으면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지금보다는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낭만적(?!)인 생각을 합니다. 만화의 주제는 어떻습니까? 자녀를 큰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시키기를 주저하는 학부모들도 있고,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입학시키기를 주저하는 학부모들도 있다는 건 이미 소문 축에 들지도 않습니다. 나는 이 만화에서 저 아빠가 학교에 전화하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바로 이 만화를 그린 사람이거나 그 친구가 아닐까,.. 2010.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