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논단214

멋진 행정의 포기 (경기신문071107) 교육부가 공개한 최근의 감사현황에 의하면, 올 상반기 서울의 촌지 및 금품․향응 수수 적발 건수는 3건이었고 불법 찬조금 사례는 16건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지난 10월 21일 “청렴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촌지수수 및 불법 찬조금 관련 징계 기준을 강화”하기로 하고, “학부모회 등이 불법 찬조금으로 학생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거나 각종 학교행사를 지원할 경우, 금품․향응 수수 행위 징계처리기준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향응을 수수하는 교사 역시 전문직 전출 및 승진, 서훈 추천, 성과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교장은 중임에서 배제되며, “일선 학교에서 촌지문화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 학부모가 교사에게 촌지 등을 주면 교사를 엄중 징계할 뿐만.. 2007. 11. 7.
재량활동 정상화를 위해(경기신문 071012) 이 글은 '만신창이가 되는 재량활동 교육'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재량활동 정상화를 위해'로 바뀌었습니다. 신문 편집자는 보통은 '쎄게' 돋우는 게 습성인데, 만신창이 어떻고 하니까 '이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제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으니 이번에도 집필자의 의도는 빗나갔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발표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9월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고등학교 선택교과에 보건과목이 추가되도록 학교보건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교과 내용, 수업시간수 등 세부적인 내용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고시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10월 중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1963년에 체육과목에 흡수되면서 폐지된 보건과목이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2, 3학년 학생은 선택과목으로.. 2007. 10. 20.
당연히 실시되어야 하는 전국 학력평가(경기신문070927) 경기신문에서는 이 원고를 '목표중심의 교육행정 절실하다'라는 제목으로 실었습니다. 그건 데스크의 권한이어서 때로는 저널리스트의 번쩍이는 감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의 독단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지난 5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협의회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중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연간 2회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데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점수 공개 등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났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면 그것은 교육의 본질에 대한 우리 교육계의 무관심을 반영하는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고, 이로써 그 계획이 유야무야되고 만다면 교육부로서는 학.. 2007. 10. 10.
교육혁신 방향정립을 위한 논의 (경기신문 0708)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교과서 연구기관은 '한국교과서연구재단' 하나뿐입니다. 그러나 이 기관에는 아직 교과서를 연구하는 직원은 하나도 없고 교과서연구를 도와주는 직원 몇 명이 근무하는 영세한 형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입니다. '한심하다'고 한 것은 그 재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면에서 잘난 체하는 우리나라를 가리킵니다. 저는 이 재단에서 1년에 3회 80쪽 짜리로 발행하는 저널 '교과서연구'의 편집기획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러 선배님들과 정부, 교과서 전문출판사 등의 지원으로 지령 50호를 넘기는 했지만 나라도 이렇게 일하여 이어가야 한다는 강박감 같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 외에 학회 성격의 모임을 들어보면, 교육부 편수관 출신들의 모임인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회장.. 2007. 9. 22.
학교교육 혁신의 메가트렌드(경기신문 0706) 학교교육 혁신의 메가트렌드 최근 우리 교육계의 이슈는 단연 '혁신'이다. 한심하게도 그 혁신을 지도하는 인사가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혁신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 과제는 가까운 곳에 수없이 늘려 있고, 우리는 그러한 과제들 중에서 아주 간단하고 쉬운 일부터 혁신할 수 있다. .. 2007. 9. 20.
국가교육과정정책에 관한 획기적 담론의 필요성(경기신문 0705) 국가교육과정정책에 관한 획기적 담론의 필요성 대입제도에서 이른바 ‘3불정책’이란 고교등급제, 대학별 본고사, 기여입학제 등 세 가지는 교육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말한다. 이와 함께 또 한 가지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는 것이 '고교평준화정책'이다. 고교입학시험을 각 학교별로 치르지 않.. 2007. 9. 20.
학교현장의 핵심적이고 시급한 혁신(경기신문 0704) 최근에 교육과정 운영방향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세 편인데, 그 글들을 차례로 탑재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쓸 작정입니다. 학교현장의 핵심적이고 시급한 혁신 '교육과정은 교육의 목표와 내용, 방법, 평가의 기준이 되고 지원관리기능인 교육행정, 재정, 교원의 양성․수급․.. 2007. 9. 20.
학생들의 애만 태우는 독서교육(경기신문 0707) 우리나라 독서교육은 초․중등의 경우 대체로 시책에 의해 이루어진다. 관련 시책이 나오거나 ‘독서의날’ ‘독서주간’이 되면 ‘이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겠구나’ 싶을 정도로 “학교 도서실을 저 상태로 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의 독서량은 너무 적다!”고 외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는 한 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시책에 의한 독서교육은 성인중심의 독서교육이다. 학생들이 읽고 싶거나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읽는 것이 아니라, 읽으라고 해야 읽을 수 있는 그런 독서교육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이든 각 학교든 시책을 내는 측의 결정에 따라, 때로는 읽어야 하지만 평소에 책을 읽으면 교사나 부모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그런 독서교육이다. 가령 ‘1인당 100권 읽기’나 ‘아침에 10분씩 책 .. 2007. 9. 19.
요코 이야기 (경기신문 0702) ‘요코 이야기’ - 우리가 제대로 속을 차리는 길 - 「문: 다음 중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입장을 바르게 나타낸 것은? ① 가해국, ② 피해국, ③ 가해국이자 피해국, ④ 모르겠다」 “이걸 문제라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물었을 때와 일본 학생들에게 물었을 때 그 답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한 일본 여성이 쓴 책이 미국의 여러 중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한국인들이 귀국길의 일본인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등 온갖 폭력을 자행했다고 그리면서도 일제의 만행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서 한국계 학부모, 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설 『So Far From The Bamboo Grove』는 일제 고관의 딸 요코가 어머니, 언니와 함.. 2007. 9. 15.
우리 역사를 멋지게 가르쳐야 하는 이유(경기신문 070912) 우리 역사를 멋지게 가르쳐야 하는 이유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 한때 독일의 이성을 마비시켰지만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 한 구절로 요약될 수 있다. "민족주의적 세계관은 결코 인종의 평등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가치에 우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러한 인식에서 이 우주를 지.. 2007.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