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논단222 대입제도를 고정시키는 길(2008.02.27) 대입제도를 고정시키는 길 이명박 정부의 대학입학전형 개선방향은 수능등급제 개선을 포함한 3단계의 자율화방안이다. 지난 1월 2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발표 내용을 보면, 1단계로 올해 수능부터 등급과 함께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병기함으로써 대학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 2008. 3. 4. ‘과외공화국’에서 교육이 할 일(경기신문080304) 지난 2월 22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사교육비 20조4백억원(국가예산 157조원의 13%)에 대해 한 신문은, 우리나라는 이제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과외공화국’이라고 표현했다. 조사결과를 개관하면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우선 그 시장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초․중․고 학생의 77%가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2만2천원이므로 학생 1명이 고등학교까지 졸업하는 데는 평균 3350만원의 사교육비가 들어가고 있다. 다음으로 지역별, 부모 학력, 가구 특성별로 차이를 보인다. 서울의 경우 1인당 월평균 28만4천원으로 읍․면 학생 12만1천원의 2.3배였고, 부모가 중졸일 경우의 사교육 참여율이 50%정도인 반면 대졸.. 2008. 3. 4. 놀랍고 한심한 ‘不孝國 1위’(경기신문080205) 지난해 12월 10일, 숭실대학교 정재기 교수는 한국인구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한국 가족․친족간 접촉빈도와 사회적 지원 양상:국제간 비교’라는 논문을 통해 놀라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60세 이상 부모 1300명의 소득․교육․연령․성별․결혼상태 등 각 속성이 자녀와의 대면(對面) 접촉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포함한 26개국과 비교분석한 결과, 동거하지 않는 부모를 접촉하는 자녀의 비율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최하위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만 유독 소득변수의 회귀계수(상관관계지수)가 0.729로 부모가 돈이 많을수록 자녀와의 대면 접촉 기회가 늘어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동거하지 않는 어머니를 1주일에 한번 이상 만난.. 2008. 2. 4.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주는 교훈(경기신문080108) 해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면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이 생겨 교육현장을 혼란스럽게 할지 걱정스러워지는 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연전에는 수험생들이 대입수능고사장에서 핸드폰으로 정답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일어나 교육부총리가 사퇴함으로써 일단락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정답 논란으로 현장에 혼란을 일으킨 일이 또 벌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일을 겪으면서도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 해결에만 관심을 갖고 누구에게 그 책임이 있는지 악착스럽게 그 결과만 따진 다음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없이 까맣게 잊고 마는 것이 상례가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에 실시된 2008학년도 대입수능의 경우 수험생들이 시험 직후 물리Ⅱ 11.. 2008. 1. 8. ‘국제학력평가’에서 드러난 우리 교육의 허점(071228경기신문) 지난 12월 4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발표한 2006년 국제학력평가(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는, 결코 낮지는 않은 우리 교육의 수준과 함께 이대로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근원적 한계와 그 허점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교과서와 문제집, 필기구에만 의존하는 단순 암기식 교육에 매몰되어 있다. 3년 주기로 실시되는 PISA는, 의무교육을 마친 만 15세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생활과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 소양을 파악하기 위해 읽기, 수학, 과학 분야로 나누어 평가하는 시험으로, 2000년, 2003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실시되었다. 이번에 그 결과가 발표된 PISA 2006은, OECD 30개 회원국을.. 2007. 12. 28. “쉽게 말해요” 캠페인(경기신문071212) 신문에 실린 글의 제목은 였습니다. 교육계 밖에서 보기에는 그 제목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딱딱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쉬운 내용이라고 생각됩니다. “서버를 교체해야 하겠습니다.” “서버가 뭡니까?” “서버(server)란 네트워크 접속과, 인쇄나 파일 공유와 같은 네트워크 자원에 대한 접속을 조절하는 컴퓨터 시스템입니다. 어떤 서버들은 데이터베이스나 웹 사이트에서 정보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또 다른 서버들은 백-엔드 시스템과 다른 서버 사이에서 자료의 흐름과 컴퓨터 프로세스를 조정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요즘은 일상용어로 쓰이는 비교적 쉬운 예의 외래어가 들어간 대화이다. 이쯤 되면 그 설명에서 또 다른 용어들이 걸려서 가령 “백-엔드 시스템이 .. 2007. 12. 13. 특목고 문제 해결의 주안점(경기신문071129) “오늘 너무나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울 목동 J학원에서 시험 당일 버스 4대(실제로는 3대)에 탄 학원생에게 준 시험 대비 유인물이 이번 시험문제와 거의 흡사하게 출제되었다는 겁니다. 수학은 15문제 중 8문제, 국어는 40%가 같거나 다를 바 없었다네요.(…)” 지난 10월 31일, 김포외국어고등학교 홈페이지 ‘입학상담게시판’에 오른 ‘김포외고 지망생’ 이모(15․중3) 양의 이 글이 이른바 ‘김포외고 비리’가 세상에 드러나게 된 경위의 발단이었다. 이양은, “J학원에 다니지만 시험 전날 김포에서 자느라고 그 학원 버스를 타지 못한 친구가 억울해서” 그렇게 썼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포외고 교장은 “EBS가 수능문제에서 70~80% 적중하는데 그건 뭐냐?” “공동 출제한 문제 중 일부가 적중한.. 2007. 11. 29. 교육행정의 초점, 학력향상(경기신문071119) 신문에 실린 이 글의 제목은 이었습니다. 미국과 영국, 일본은 모두 초․중등 교육의 혁신에 전력 질주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 이들 나라의 교육정책이 어떻게 혁신되고 있는가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저들의 교육정책은 매우 구체적이고 학생들의 학력향상에 직결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교육본질보다는 제도상의 권력구조에 대한 논쟁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중등학교의 10%가 ‘부적합’, 39%가 ‘보통’이라는 영국교육기준청(OFSTED)의 연례학교평가보고서 발표 직후인 지난 10월 31일, 취임 후 교육정책에 관한 첫 연설에서 앞으로 성적이 나쁜 공립중등학교(secondary school ; 12~16세)는 폐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뒤쳐지고, 제대로 .. 2007. 11. 19. 멋진 행정의 포기 (경기신문071107) 교육부가 공개한 최근의 감사현황에 의하면, 올 상반기 서울의 촌지 및 금품․향응 수수 적발 건수는 3건이었고 불법 찬조금 사례는 16건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지난 10월 21일 “청렴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촌지수수 및 불법 찬조금 관련 징계 기준을 강화”하기로 하고, “학부모회 등이 불법 찬조금으로 학생들에게 간식을 제공하거나 각종 학교행사를 지원할 경우, 금품․향응 수수 행위 징계처리기준에 따라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직무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향응을 수수하는 교사 역시 전문직 전출 및 승진, 서훈 추천, 성과상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고 교장은 중임에서 배제되며, “일선 학교에서 촌지문화를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 학부모가 교사에게 촌지 등을 주면 교사를 엄중 징계할 뿐만.. 2007. 11. 7. 재량활동 정상화를 위해(경기신문 071012) 이 글은 '만신창이가 되는 재량활동 교육'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재량활동 정상화를 위해'로 바뀌었습니다. 신문 편집자는 보통은 '쎄게' 돋우는 게 습성인데, 만신창이 어떻고 하니까 '이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제로 만신창이가 되고 있으니 이번에도 집필자의 의도는 빗나갔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발표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9월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고등학교 선택교과에 보건과목이 추가되도록 학교보건법을 개정하기로 하고, 교과 내용, 수업시간수 등 세부적인 내용은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고시하도록 했다. 개정안이 10월 중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1963년에 체육과목에 흡수되면서 폐지된 보건과목이 부활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 2, 3학년 학생은 선택과목으로.. 2007. 10. 20. 당연히 실시되어야 하는 전국 학력평가(경기신문070927) 경기신문에서는 이 원고를 '목표중심의 교육행정 절실하다'라는 제목으로 실었습니다. 그건 데스크의 권한이어서 때로는 저널리스트의 번쩍이는 감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의 독단성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지난 5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협의회 간담회에서 내년부터 중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연간 2회의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데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점수 공개 등으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났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면 그것은 교육의 본질에 대한 우리 교육계의 무관심을 반영하는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고, 이로써 그 계획이 유야무야되고 만다면 교육부로서는 학.. 2007. 10. 10. 교육혁신 방향정립을 위한 논의 (경기신문 0708)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교과서 연구기관은 '한국교과서연구재단' 하나뿐입니다. 그러나 이 기관에는 아직 교과서를 연구하는 직원은 하나도 없고 교과서연구를 도와주는 직원 몇 명이 근무하는 영세한 형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입니다. '한심하다'고 한 것은 그 재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면에서 잘난 체하는 우리나라를 가리킵니다. 저는 이 재단에서 1년에 3회 80쪽 짜리로 발행하는 저널 '교과서연구'의 편집기획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러 선배님들과 정부, 교과서 전문출판사 등의 지원으로 지령 50호를 넘기는 했지만 나라도 이렇게 일하여 이어가야 한다는 강박감 같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 외에 학회 성격의 모임을 들어보면, 교육부 편수관 출신들의 모임인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회장.. 2007. 9. 22. 이전 1 ··· 15 16 17 18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