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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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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2 (박○○ 작) 2007년 9월, 내가 이 학교에 와서 각 반 대표들에게 임명장을 주는 장면을 박○○ 선생님께서 보여주셨습니다. 나는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이미 한물간 사람에게 임명장을 받으며 고개를 숙이는 아이들, 그 절차를 받아들여주는 그들에게 미안했습니다. 다만 내가 먼저 태어나 교장이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가 맡은 역할대로 치르는 절차라는 것을 잘 이해해 주었으면 했습니다. 2007. 10. 5.
전근 축하 전보와 편지 근무처를 옮기면 전근인데, 사람들은 일단 이를 '영전'으로 표현하며 전근이라든가 좌천이라고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번에 내가 전근 왔을 때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하거나 화분을 보내거나 전보나 편지를 보내준 분들이 있었습니다. 직접 방문한 사람을 영접하거나 화분을 받거나 전화를 받는 경우에는 대체로 반갑고 고마운 느낌이 드는 것은 물론이지만, 유독 축전이나 편지를 받으면 일단 고마워하면서도 그 짧은 문장이나 문양을 분석하게 되는 것이 버릇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이미 정해 놓은 문안 중에서 고르고 전보의 값에 따라 고급이나 중급의 문양을 정하는데 뭘 분석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그 단순함 속에도 보내는 사람의 정성과 성의가 담겨 있으니 분석 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편지 형식의 축하 서신인.. 2007. 10. 4.
노老 교사의 힘 지난 9월 13일은 부산한 하루였습니다. 그날 오후에는 3학년에서 학부모님들을 초청하여 수업을 공개하는 날이었고, 오후 4시에는 한국교과서연구재단 회의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회의는 1년에 세 번 발행하는 저널「교과서연구」편집기획위원회로, 내가 위원장이기 때문에 결석을 하기는 어려워도 내 형편에 맞춰 날짜를 정할 수는 있었는데, 사전에 학교의 주요 업무와 대조하여 일정을 조정하는 데 소홀하여 이미 확정해준 날짜여서 어쩔 수 없이 그대로 개최하기로 했던 것입니다. 내가 그곳에 갔었다는 것을 누가 기억해줄는지 모르지만, 오전에는 한덕종 교감선생님과 이웃 오남중학교 식당 개관식에 가서 우리 오남읍을 중심으로 한 구리․남양주의 여러 기관 인사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점심식사까지 같이하고 학교로 들어왔습니.. 2007. 10. 1.
학교장 칼럼을 시작하며 제가 근무하는 남양주양지초등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장 칼럼'이라는 이름의 코너를 발견했습니다. '칼럼'이라고 하니까 웬지 좀 고급스럽고, 그러면서도 제가 그 칼럼을 쓰는 사람이니까 괜히 좀 주제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생각해도 그 곳을 빈 난으로 두는 것이 부담이 되어 한번 써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그 칼럼을 이곳에도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장 칼럼」을 시작하면서 제가 이 학교에 온지 4주째입니다. 그동안 홈페이지의 이곳저곳을 들여다보았고,「학교장 칼럼」이란 코너도 두 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당연히 아무것도 실려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코너의 주인이고 글을 쓴 적이 없으므로 아무것도 실려 있지 않은 것이 당연한데도 두 번을 들어와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2007. 9. 28.
교육혁신 방향정립을 위한 논의 (경기신문 0708)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교과서 연구기관은 '한국교과서연구재단' 하나뿐입니다. 그러나 이 기관에는 아직 교과서를 연구하는 직원은 하나도 없고 교과서연구를 도와주는 직원 몇 명이 근무하는 영세한 형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심한 실정입니다. '한심하다'고 한 것은 그 재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면에서 잘난 체하는 우리나라를 가리킵니다. 저는 이 재단에서 1년에 3회 80쪽 짜리로 발행하는 저널 '교과서연구'의 편집기획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러 선배님들과 정부, 교과서 전문출판사 등의 지원으로 지령 50호를 넘기는 했지만 나라도 이렇게 일하여 이어가야 한다는 강박감 같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그 외에 학회 성격의 모임을 들어보면, 교육부 편수관 출신들의 모임인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회장.. 2007. 9. 22.
학교교육 혁신의 메가트렌드(경기신문 0706) 학교교육 혁신의 메가트렌드 최근 우리 교육계의 이슈는 단연 '혁신'이다. 한심하게도 그 혁신을 지도하는 인사가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혁신이라고 해서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 과제는 가까운 곳에 수없이 늘려 있고, 우리는 그러한 과제들 중에서 아주 간단하고 쉬운 일부터 혁신할 수 있다. .. 2007. 9. 20.
국가교육과정정책에 관한 획기적 담론의 필요성(경기신문 0705) 국가교육과정정책에 관한 획기적 담론의 필요성 대입제도에서 이른바 ‘3불정책’이란 고교등급제, 대학별 본고사, 기여입학제 등 세 가지는 교육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말한다. 이와 함께 또 한 가지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이는 것이 '고교평준화정책'이다. 고교입학시험을 각 학교별로 치르지 않.. 2007. 9. 20.
학교현장의 핵심적이고 시급한 혁신(경기신문 0704) 최근에 교육과정 운영방향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세 편인데, 그 글들을 차례로 탑재합니다. 이에 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쓸 작정입니다. 학교현장의 핵심적이고 시급한 혁신 '교육과정은 교육의 목표와 내용, 방법, 평가의 기준이 되고 지원관리기능인 교육행정, 재정, 교원의 양성․수급․.. 2007. 9. 20.
학생들의 애만 태우는 독서교육(경기신문 0707) 우리나라 독서교육은 초․중등의 경우 대체로 시책에 의해 이루어진다. 관련 시책이 나오거나 ‘독서의날’ ‘독서주간’이 되면 ‘이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겠구나’ 싶을 정도로 “학교 도서실을 저 상태로 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의 독서량은 너무 적다!”고 외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지는 한 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시책에 의한 독서교육은 성인중심의 독서교육이다. 학생들이 읽고 싶거나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읽는 것이 아니라, 읽으라고 해야 읽을 수 있는 그런 독서교육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이든 각 학교든 시책을 내는 측의 결정에 따라, 때로는 읽어야 하지만 평소에 책을 읽으면 교사나 부모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그런 독서교육이다. 가령 ‘1인당 100권 읽기’나 ‘아침에 10분씩 책 .. 2007. 9. 19.
요코 이야기 (경기신문 0702) ‘요코 이야기’ - 우리가 제대로 속을 차리는 길 - 「문: 다음 중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입장을 바르게 나타낸 것은? ① 가해국, ② 피해국, ③ 가해국이자 피해국, ④ 모르겠다」 “이걸 문제라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것은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물었을 때와 일본 학생들에게 물었을 때 그 답이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한 일본 여성이 쓴 책이 미국의 여러 중학교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1945년 일제 패망 이후, 한국인들이 귀국길의 일본인 여성들을 성폭행하는 등 온갖 폭력을 자행했다고 그리면서도 일제의 만행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서 한국계 학부모, 학생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설 『So Far From The Bamboo Grove』는 일제 고관의 딸 요코가 어머니, 언니와 함.. 2007. 9. 15.
우리 역사를 멋지게 가르쳐야 하는 이유(경기신문 070912) 우리 역사를 멋지게 가르쳐야 하는 이유 히틀러의 『나의 투쟁』은 한때 독일의 이성을 마비시켰지만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 한 구절로 요약될 수 있다. "민족주의적 세계관은 결코 인종의 평등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가치에 우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러한 인식에서 이 우주를 지.. 2007. 9. 14.
마지막 편지 ⑴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99 마지막 편지 ⑴ 우리는 구름에게, 그 덧없는 풍부함에 대해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할까? - 정현종, 「파블로 네루다의 시집 『질문의 책』읽기」(현대문학, 2007년 7월호)에서 - 이제 마지막 편지입니다. 2학기 시업식을 마치고 현관이나 복도에서, 교실에서 '고물고물' 아이들이 오고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화창한 날의 바지런한 개미 떼 혹은 외포리 그 해안의 자유로운 갈매기들처럼 보이기도 하고, 전선 위에 모여 앉아 재재거리는 새떼처럼 정다운 모습들이기도 합니다. 무얼 그렇게 즐거워할까요, 저는 가야 하는데……. 이 더위가 물러가면 곧 저 '해오름길'의 가로수나 교정의 활엽수들이 하루가 다르게 다시 다른 고운 빛깔로 그 싱그러움을 바꾸어가겠지요. 그러고 보니 새로 심은 ..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