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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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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小陵調 -70년 추석에」 천상병(千祥炳, 1930. 1. 29 일본 효고현 ~ 1993. 4. 28)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종교는 기독교이며, 소풍 온 속세를 떠나 하늘고향으로 돌아간다는《귀천(歸天)》으로 유명하다. 1967년 불행히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어 심한 옥고와 고문을 겪었으며, 1993년 지병인 간경화로 인해 타계하였다. 위키백과의「천상병」은 이렇게 시작된다. 더 자세한 부분을 보면 이런 해설도 나온다. 1955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다니다가 중퇴했으며, 중앙정보부에 의해 과장된 사건으로 판명된 소위 '동백림사건'(1967년)에 연루되어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친구 강빈구에게 막걸리값으로 5백원,1천원씩 받아 썼던 돈은 공작금으로 과장되었으며, 천상병 시인 자신도 전기고문으로 몸과 정신이 멍들었다. 그때의 처참한 .. 2009. 11. 19.
존 테일러 개토 『바보 만들기』 존 테일러 개토 씀․ 김기협 옮김 『왜 우리는 교육을 받을수록 멍청해지는가 Dumbing Us Down 바보 만들기』 민들레, 2005 책을 들자마자 밑줄부터 긋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말', '펴낸이의 말', '한국어판 펴낸이의 말'에서 이미 몇 군데나 그었고, '들어가는 말'에서는 더 많이 그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옳게 읽고 있는가?' 싶어서 그때까지 밑줄 그은 부분을 다시 확인하기까지 했습니다. 말하자면 어쭙잖은 책에 이렇게 밑줄을 긋는다는 것은 스스로 좀 부끄러울 일 아닌가 싶었던 것입니다. 그것부터 옮겨보겠습니다. 토마스 무어가 2001년에 쓴 머리말에서 벌써 세 군데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아버지 역시 존 개토가 통쾌하게 비판하는 완고한 관료주의의 앞에서 좌절감을 겪었다. 한 번은 아버지가 동.. 2009. 11. 18.
베이징(北京) 기행 <한·중 교과서 개선 세미나가 열린 인민교육출판사 앞 거리. 폭설로 교실이 무너지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도박물관에서 본 멋쟁이 사천왕상> <눈을 부릅뜨고 입을 앙다문 채 쳐다보지만 무섭기는커녕 익살스럽기만 해서 보기에 좋았다. 세상이 다 이렇다면 어떨까?, '개판'이 되.. 2009. 11. 16.
韓․中 교과서 개선 세미나 지난 11일(수요일) 오후부터 어제 오전까지 중국 베이징에 다녀왔습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위탁사업으로 추진하는 ‘한국바로알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는 중국 인민교육출판사와 ‘교과서 제도 개선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2009. 11. 15.
쓸쓸한 전시장 11월 4일은 우리 학교에서 경기도교육청 지정 교육과정 평가정책 연구학교 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신종플루가 확산됨에 따라 휴교하는 학교까지 있어서 그 보고회가 사이버 보고회로 대체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은 내가 그런 일은 하지 말라고 해도 이것저것 챙기고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섭섭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참 썰렁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교육과정기획부장과 교육과정연구부장이 차려놓은 전시장이라도 한번 구경하라고 해서 5층의 그 전시장에 가보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은 올해에 있었던 교육과정 활동 결과물을 거기에 많이 모아놓고 있었습니다. 이건 보고회를 앞두고 준비한 것이 아닙니다. 3월부터 현재까지 여러 가지 '체험활.. 2009. 11. 11.
우리는 그가 이런 교장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황당한 교장이었다. 2004년 가을에 우리 학교에 온 그는 그 황당함으로 낯설게 다가왔다. 인근 학교 운동회를 구경 다니던 어느 날 오후에 “우리도 운동회를 하자”고 했다. 올해는 계획에 없고, 교육과정 계획은 이미 교육청에 보고한 사항이라고 하자, “계획은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운동회는 그냥 하는 게 아니고 계획을 세워 한 달 정도 연습해야 한다는 걸 상기시키자 “당연하다. 그러므로 그냥 할 수 있는 운동회를 하자”고 했다. 할 수 없어서 그 운동회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여주자, 개회식의 ‘개회사’, ‘국민의례’, ‘대회장 인사’ 순으로 짚어 내려가다가 “대회장이 나냐?”고 묻더니 “싫다. 중요한 일도 좀 했지만, 대회장 같은 건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왜 싫은가 묻자 “인물도 없고,.. 2009. 11. 11.
이상한 교장할아버지 지난봄 어느 날 교장선생님과 함께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2학년 정도로 보이는 사내아이가 지나가다가 큰소리로 인사를 했다. “교장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웃음이 나면서도 당황스럽기도 했다. 언짢아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미소 짓는 모습을 보고 의아하기도 했고 안심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 우리 교장선생님은 ‘이상한’ 교장할아버지다. 근엄한 교장이 아니라 한없이 편안한 시골할아버지다. 아이들 교과서 뒷장에 나오는 편찬·심의위원이기도 한 우리 교장선생님은 오늘도 한국교원대학교에 교장자격연수 강의를 하러 갔다. 한 달에 두세 번 교장, 교감, 전문직 자격연수나 직무연수에 강의를 다닌다. 그러나 1년 가까이 함께 지내면서 이런 대외적 지위나 평판보다 더 커다란 것을 보고 느끼면.. 2009. 11. 10.
소나무 바라보기 학교 진입로가 새로 포장되었습니다. 지난 9월 하순 어느 날, 읍장을 찾아가 차 한 잔 달라고 해놓고 얘기를 꺼냈더니 올해는 시청의 예산 조기집행으로 남은 예산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간곡히 부탁해보겠다고 하더니 지난 2일(월요일) 오전에 저렇게 단장되었습니다. 2007년 9월에 이 학교에 와서 지금까지 약 2년간, IMF 때 지어서 시설·설비가 이렇게 허술하다는 이 학교의 리모델링에 세월을 보낸 것 같습니다. 도서관 리모델링, 교감실 및 회의실 마련, 과학실 리모델링, 행정실 정비, 유치원 리모델링 및 종일반 교실 마련, 유치원 놀이터 조성, 체육실 마련, 각 교실 책걸상 및 사물함 교체, 프로젝션 TV 교체, 급식실 시설·설비 교체, 교사용 책걸상 교체, 수도 배관 및 전기 배선 공사…… 찾아보면 더 있.. 2009. 11. 9.
멕킨지 연구소와의 인터뷰 지난 10월 29일(목) 오후 3시에 맥킨지 연구소 연구원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왔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Chinezi_Chijioke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온 Eman Bataineh 두 사람이었습니다. 교장실로 안내된 그들은 한국이 교육 강국이 된 배경(world's best school systems)에 대해 질문했고, 저와 세 명의 교사들(용경분, 김치영, 안현석)이 차근차근 대답해주었습니다. '맥킨지'라는 연구소가 있다는 것은 신문에서도 더러 보았지만, 어떤 연구소인지 공식적인 내용을 보려고 인터넷에서 '맥킨지 서울'을 검색해보았더니 그들은 자기네 회사를 다음과 같이 거창하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McKinsey & Company is one of the most successful mana.. 2009. 11. 7.
경주가상여행 아래 사진은 우리 학교 6학년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경주역사골든벨' '에밀레종을 울려라'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미 사진으로 몇 장면 보여드린 바와 같이 그 아이들은, 3일간 경주가상여행을 했습니다. 오늘은 그 여행을 지도하신 선생님들의 평가보고서를 보여드립니다. 이건 약간의 비밀 사항이지만, 내년에는 신종 플루로 수학여행도 하지 못하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므로 이제 털어놓아도 괜찮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수학여행 아니어도 평소에 이런 학습을 자주 전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학습에 관해서는 『유네스코 사회과교육 핸드북』 소개에서 이미 보여드린 바 있습니다. 학교교육은, 다른 모든 일처럼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그 결과를 평가 환류함으로써 더 수준 높은 교육을 할 수 있게.. 2009. 11. 5.
외고문제와 공교육의 차별화 (2009년 11월 4일) 외고문제와 공교육의 차별화 외국어고등학교를 둘러싼 논란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전개됐다. 지난달 15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해 외고입시를 폐지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논란이었다. 그는 “장관에게만 맡겨서는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만큼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여파로 ‘사교육은 만악(萬惡)의 근원’ ‘외고는 사교육 과열 주범’이라는 논의가 가열되기도 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외고가 영어․구술면접․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해 사교육을 조장했으므로 내신과 ‘쉬운 영어’로 선발하는 국제고로 전환하겠다고 나섰다. 외고들은 ‘사교육 경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고 ‘이름을 바꾼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었다. 이에 정 의원이 추첨으로 선발하는 특성화고로 전환하자는 안.. 2009. 11. 4.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Ⅱ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아이들 Ⅱ 5학년 교내 체험학습 장면입니다. 이 아이들이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아보시겠습니까? 어른들은, 아이들이 못 미더워서 이것저것 다 챙겨주고 싶고, 아이가 해야 할 일을 자신들이 대신해 주고 싶어하지만, 그래야 속이 다 시원하지만, 아이들은 그게 고맙긴 하지만, .. 2009.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