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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논단214

ICT 교육자료, 누가 활용해야 하나 (2010.11.12) ICT 교육자료, 누가 활용해야 하나 경제 신흥국으로의 부상에 따라 교육의 결과 평가에는 ‘버블현상’이 스며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우리가 달가워하거나 말거나 한국교육을 칭찬한 오바마 대통령에 이어 지난 10월엔 안 덩컨이라는 미 교육부장관도 “한국 학부모들의 교육적 요구가 너무 많다는 일화가 부럽다”고 했다. 지난여름에는 뉴스위크지가 우리나라를 교육부문 세계 2위로 선정했다. 평가지표가 읽고 쓸 수 있는 능력과 평균 교육기간일 뿐인 결과였지만, 이 순위를 뒷받침하듯 이번엔 통계청이 나서서 교사 1인당 학생수(25.6명)는 G20 평균(19.5명)보다 많아서 교육환경은 좋지 않지만 ‘교육수준은 G20 국가 중 최고’라고 했다. 2006년 국제학력평가(PISA)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이 G.. 2010. 11. 12.
우리가 뭘 믿고 노벨상을 바라는가(2010.10.29) 우리가 뭘 믿고 노벨상을 바라는가 시인에겐 민망하고 미안한 일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때만 되면 몰려가 진을 친 게 벌써 몇 년째였다. 올해는 사정이 좀 달라지긴 했다. 일본 정부의 기초과학 육성을 위한 노력과 실적, 우리나라의 과제 소개로 얼른 그 관심을 돌린 것이다. 문학상 수상자 발.. 2010. 10. 29.
아무리 바꿔도 별 수 없었던 대입전형(2010.10.15) 아무리 바꿔도 별 수 없었던 대입전형 대입전형 방법이 또 바뀔 것 같다. 현행 상대평가 방식의 내신제도를 2014학년도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바뀌면 학부모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이렇게 얘기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얘야, 넌 나와 달리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열심히 하기만 하면 지나친 경쟁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 된단다”. 그 장담은 당연히 부모나 교사로서의 신뢰를 담은 약속이어야 한다. 그러나 경험으로는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서글픈 현실이다. 대입제도 변천은 늘 현안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었고, 그때마다 당연한 듯 다시 새로운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정부는 더욱 심층적인 연구로 정교한 정책을 내놓으면서도 “또 바꾼다”는 비판만 받아왔다. .. 2010. 10. 19.
성적을 떨어뜨리는 수준별 이동수업? (2010.9.10) 제7차 교육과정은 교과서만 있으면 교육이 되는 게 아니라 ‘교육과정’이라는 기준과 수준별 수업 같은 교육방법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었다. 그 7차 교육과정의 적용을 앞두고 있던 2001년 어느 날, 한 방송국에서는 ‘수준별 수업,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ARS(전화 자동응답 서비스)를 통한 청취자들의 찬반 비율까지 소개한 적이 있다. 대학입시 대비를 목적으로 성적에 따라 반을 나누고 일 년 내내 고정 운영하는 우열반 편성과 학생들이 수준에 맞는 강의실을 찾아가는 수준별 이동수업이 동일한 수업형태가 아니라는 건 누구나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토론에서 한쪽은 그동안 경험한 우열반 운영의 온갖 폐해를 지적하고 수준별 수업을 실시하면 교실현장이 더욱 황폐화할 것이 뻔하니까 절.. 2010. 9. 10.
교육지표 세계 2위의 실상 (2010.8.27) 교육지표 세계 2위의 실상 한 학부모가 고교생 자녀에게 사라져가는 발해 역사,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 현장을 보여줄 기회를 갖게 됐다. 우리나라 고교생은 방학에도 그리 자유롭지 못하지만 방학을 며칠 앞둔 학기 중이라 체험학습을 신청하자 담임은 예측대로 난색을 보였고 마지못해 허가하며 각서를 쓰게 했다. 다시는 학기 중에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더구나 성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였다. 체험학습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대통령령, 제48조제5항)에 따라 실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각서까지 쓴 학부모나 당사자인 학생이나 그 여정 내내 마음이 불편했을 것은 당연하고, 담임인들 오죽해서 각서까지 쓰게 했을까, 그 사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게 우리나라 교육현장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교.. 2010. 8. 27.
체벌금지, 교육도 시스템도 없는 선택 (2010.8.13) 체벌과 체벌 금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지벌(知罰), 지덕벌(智德罰)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말도 보입니다. 문제집 풀기, 영어 단어 암기가 어떻게 벌이 되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독후감·봉사활동·과제물 부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이제 공부도 벌로 시킵니까? 그야말로 .. 2010. 8. 13.
학업성취도평가, 이것이 문제다 (2010.7.29) ‘일제고사’라는 이름으로 지역별 공동출제·일제실시의 시험을 치르던 1970년대까지의 학교교육에는 심오한 교육이론이 별 필요가 없었고 교원양성대학의 교육학 강의는 학점이수를 위한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좋은 점수가 뛰어난 지도법에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매일 오후 전력을 다해 필경(筆耕)한 모의시험지를 이튿날 0교시에 나누어주는 순간 누에가 뽕잎 먹듯 온 교실에 연필소리만 들리게 하면 그만이었으므로 더 잘 가르치기 위한 교재연구나 생활지도를 위한 훈화의 필요성조차 의심스러웠다. 실험·관찰·조작·견학·조사·토의·토론 등 활동적인 수업을 잘 전개해보고 싶어도 교장실에 붙은 그래프의 높이가 낮아지면 할 말이 없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고르기·단답형 문항으로 된 그런 시험을 잘 치루게 하는 것이 핵심이므로.. 2010. 7. 29.
서남표 총장을 지켜보는 이유 (2010.7.16) 서남표 총장을 지켜보는 이유 지난 6월 중순 KAIST 서남표 총장이 연임에 도전하면서 그 대학 총장 선출은 난항을 겪었다. 그가 추진해온 개혁과 프로젝트에 대해 한쪽에선 ‘개혁의 아이콘’, 다른 쪽에선 ‘내용 없는 독선’ 등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2006년 7월에 취임한 그는, 이전엔 탈락자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교수 정년심사에서 4년간 심사대상자 148명 중 35명(24%)을 탈락시켰고,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100% 영어 강의를 의무화했다. KAIST의 모든 학생이 수업료를 내지 않는 무상교육제도를 고쳐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당장 등록금을 내게 했고, 주로 특목고(과학고) 졸업생을 뽑던 입학전형도 바꿔 신입생의 16~18%인 150명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선발했다. 이러한.. 2010. 7. 16.
중3 여학생이라면…(2010.7.2) 신문을 보면 '기가 막히는구나' 싶은 문장가들이 보입니다. 그럴 땐 한숨이 나옵니다. 지난 금요일(7월2일 경기신문)의 내 시론입니다. 이번 글은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의 입장에서 써보았습니다. 이 글 읽어보고 한숨 쉬는 분이 한 명이라도 나오면 좋겠습니다. 토요일에는 아파트 이웃 중학교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모습을 구경합니다. 중3 여학생이라면… 교장선생님. 벌써 7월이에요. 저는요, 여름방학에 이어 2학기가 오고, 하루하루 졸업이 다가오는 게 두려워요. ‘졸업빵’ 때문이에요. 교장선생님은 어떠세요? 걱정스럽지 않으세요? 어른들은 왜 미리 걱정하지 않고 일이 터지면 허겁지겁 서로 원망하고 비난하고 그럴까요? 지난봄 ‘졸업빵’ 기억하시죠? 인터넷에서는 “졸업생에게 밀가루를 뿌리거나 계란을 던져 축하하는 일.. 2010. 7. 4.
학교는 아직‘낙원’으로 남았나 (20100618) 학교는 아직 ‘낙원’으로 남았나 귀엽고 예쁜 아이들이 뛰어노는 운동장, 수많은 아이들이 벨소리에 맞춰 교실로 들어가고 쏟아져 나오는 학교, 책을 읽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골똘히 생각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학교…… 학교의 아름답고 아늑한 모습을 설명하자면 끝이 없다. 그럼에도 학교는 지역공동체의 시설이므로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는 한 주민들도 사용하게 하자는 것이 학교시설 개방의 취지이고, 이에 따라 교육청에서는 학교시설 개방 및 이용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시행을 권장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공공시설이 부족한 지역사회 실정을 감안해 가령 소규모의 아름다운 숲을 가꾸거나 운동시설을 갖추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시설 개방을 확대하는데 노력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 2010. 6. 18.
교육감 당선자에게 바라는 것 전국 16시·도에서 처음으로 주민직선 교육감이 동시에 나왔다. 여덟 번이나 기표한 동시지방선거였으므로 ‘뽑은 것’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뽑힌 것’이 아닐까 싶은 지역도 있었다. 심지어 마지막 여론조사에서조차 후보 간 지지율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는 곳도 있었는가 하면, 어떤 시민들은 “교육감도 우리가 뽑는지 몰랐다” “후보들 면면을 잘 모른다” “별 관심이 없다”고 했고, 실제로 “아무나 찍었다” “인상 보고 찍었다”고도 했으니 그렇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후보등록과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신문들은 ‘이걸 지방교육 수장을 뽑는 선거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기사를 많이 썼다. ‘서로 음해·비방… 앞 번호 뽑기만 기대’ ‘교육감 후보들 점집 들락날락하는 이유는?’ ‘1번 뽑자 “와!”, 다른 후보들은 쓴웃음.. 2010. 6. 4.
우리 교육에 독도를 위한 지침이 있나 독도문제를 둘러싼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우리 교육계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해묵은 이 과제에 대해 교육적으로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있기나 한 것일까. 사실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간의 첫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 언론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한) “역사 직시할 용기 있다”(일)는 표현을 내세워 보도했다. 이어 10월초에 서울에서 열린 두 번째 회담에 대해서도 “과거와 싸우면 미래가 훼손된다”며 ‘新한·일시대 신호탄’이라고 표현했다. 또 과거사에 ‘전향적’인 입장인 하토야마는, 일본의 침략전쟁과 아시아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혀왔다면서, 1995년 8월 1.. 2010.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