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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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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엽서 (Ⅲ) : 金源吉 詩人에게 가을엽서 (Ⅲ) - 金源吉 詩人에게 가을입니다. 기대하지도 않고 욕심을 내지도 않았는데도, 가을입니다. 하기야 그 변화에 기대를 하는 건, 그야말로 ‘자유’지만 욕심을 내거나 할 일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압니다. 다만 다시 한해가 저물고 있다는 것에서 느끼기로는 오히려 좀 천천.. 2008. 9. 30.
‘가시방석’에 앉아 있던 단기방학 참 시답잖은 얘기지만 읽어보십시오. 우리 학교는 추석연휴에 이어 5일간 단기방학을 했습니다. 말이 5일이지 사실은 달랑 5일이 아니고, 추석연휴(9월 13~15일)에 이어 16일(화)부터 20일(토)까지 5일간이 방학이었고, 21일은 일요일이었으므로 다 합치면 9일간이었습니다. 그 기간에 여러분은 어떠했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구리남양주교육청 교육장을 만났을 때 그 심정을 얘기했더니 그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방학은 학교장의 재량으로 그 기간을 정합니다. 물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기는 합니다. 전번에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다른 학교야 어떻게 하든 큰맘 먹고 추석연휴 앞뒤로 하루 정도를 더 쉬게 하려고 했더니 학교운영위원회 위원 몇 분이 반대를 했습니다. “그러시면.. 2008. 9. 25.
방치․유폐된 듯 지내는 비만 어린이들(경기신문시론20080923) 거의 아무도 보는 이 없는『경기신문』「시론」란에 실린 32번 째의 제 원고입니다. "경기신문에 한 달에 두 번씩 제 시론이 실리고 있습니다." 하면 상대방은 금방 들어놓고도『경기신문』이 아니라 "경기일보요?" 합니다. 그가 기억력이 형편없어서 그렇게 되물었을까요? 당연히 아니겠지요. 어쨌든 .. 2008. 9. 23.
학교교육과정 평가와 그 결과 활용 나는 평소 '학교교육과정'이 홀대를 받고 있는데 대해 나름대로 큰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하면, ‘학교교육과정’은 명분만 번드레하고 연구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보십시오. 교육과정 전문가들은 너나없이 '교육과정'(국가교육과정, 교육과정 기준)을 연구하지 어느 누구 뚜렷하게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침'이나 각 학교별로 편성․운영하는 학교교육과정을 연구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마 '적어도 교육과정을 연구해야지 그깟 지침이나 학교교육과정을 연구해서야 빛을 보겠나?' 하는 생각들을 가진 것이 분명합니다. 아니면,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그럴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나의 판단입니다. 지난 8월 어느 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직원이 전화를 해왔습니다.. 2008. 9. 21.
가을葉書(Ⅱ) 추석이 왔기 때문에 차례를 지냈습니다. 아직 한낮에는 기온이 30도를 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도 합니다. 그 기운도 얼마나 갈까요. 어차피 다시 찾아온 가을이라면, 세상이 더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정치인들은 더 성숙해져야 합니다. 82일만엔가 문을 열었다면서, 국회가 열리지 않으면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므로 세비(歲費)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유치한 생각이나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도 국회의원입니다. 재산을 수십억 원씩 가지고 있다는데, 그까짓 세비 주지 않는다고 걱정할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행정도 더 수준 높아져야 합니다. 경부운하를 포기하고 경인운하를 파든, 그린벨트를 허물어 집을 짓든 옛 사람들이 이룩해놓은 일들을 보고 배우면 더 현명해질 것입니다. 옛날부터 그 .. 2008. 9. 16.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대한 요구사항들 이 글은 2003년 6월 14일 저녁, 교육인적자원부에 근무하던 때 쓴 글입니다. 아마 토요일이었을 것입니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에 사무실에 남아서 이 글을 쓴 기억이 있습니다(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 편,『편수의 뒤안길』제5집(대한교과서주식회사, 2004.1), 23~37쪽). 지금 읽어보니 글의 내용 중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곳도 있고 생각이 좀 변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저녁의 기억을 한 장의 낙엽 같은 추억 하나쯤으로 생각하며 그냥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역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11일에「이런 기사」라는 제목의 글을 쓰면서 이 글이 생각나 여기에 옮깁니다. 교육과정‧교과서에 대한 이른바「국가‧사회적 요구사항」이라는 것에 대하여 1. “교육부에서 가장 까다로운 .. 2008. 9. 12.
이런 기사 지난 9월 5일 C일보에서 본 기사입니다. 난처한 점이 있어서 숨겨놓은 □□, ○○이라고 표시한 부분에 어떤 말을 넣어야 할지 생각해보십시오. 중․고 교사 절반 “○○교육 불충분” 국내 중․고등학교 □□과 교사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현재 학교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불충분하다.. 2008. 9. 11.
교육평가, 기본원리에 충실한 정책인가(경기신문시론20080909)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학교정보 투명화로 공교육을 지원하고, 각 학교 학부모와 국민들의 관심사항을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전국 초․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는 오는 2010년부터 전면 공시되며, 그 이전이라도 학부모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들은 올 12월부터 각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공시방안을 보면, ‘보통 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로 구분하여 전년대비 향상도와 함께 발표하고,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학생지원시설, 경력별․연령별․교과별 교원현황, 교원연수 참여, 동아리 활동, 특색교육계획, 학교도서관 현황, 방과후학교 현황, 학생․학부모 상담실적, 직원현황도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평가활동을 제도화하려는 정부의 시책추진은 이에 그.. 2008. 9. 9.
참여하고 싶게 해주는 교육-방학과제물전시회장에서 어제 오전에 본 여러 문서 중에는 제8회「산림문화작품 공모전」이라는 공문서도 있었습니다. 산림청과 산림조합중앙회 주최로 열리는 행사로, 학생부와 일반부로 나누어 학생은 그림이나 글짓기 작품, 일반인은 사진이나 시, 수필을 오는 16일까지 산림조합중앙회로 내면, 학생부의 경우 대상 각 1명에게는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금상 각 1명, 은상 각 5명에게는 산림청장상, 동상 각 10명에게는 산림조합중앙회장상이나 경향신문사장상, 장려 180명, 가작 250명, 입선 100명에게도 산림조합중앙회장상을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학교에는 이와 유사한 내용의 문서가 자주 옵니다. 올해도 곧 오겠지만 가령 불조심 포스터와 표어, 글짓기 작품을 내라는 공문서도 그런 예가 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 각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 2008. 9. 4.
「Monaco」, 삶이 그렇게 흐른다면… 삶이, 그렇게 흐른다면, 누가 힘들어하겠습니까. 지나가버린 세월의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사람들이 그리워집니다. 들판에 홀로 남은 것 같습니다. 이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괜찮다, 그래도 괜찮다’ 스스로 위로합니다. 1972년, 초겨울 눈 내리는 날, 48세에 세상을 떠난 우리 어머니, 너무 일찍 이승을 떠났으므로 저승에서 마저 늙었을 그 어머니…… 일곱 살 때부터 '죽도록' 농사일만 하다가 늙어서는 세상의 온갖 병을 다 앓다가 간 우리 아버지…… 그분들의 속을 썩인 일들도 이제는 거의 가슴 아프지 않습니다. 그분들도 다른 말씀 않고 “그래, 괜찮다, 괜찮다.” 하실 것 같습니다. 나에게 시집 오면 오순도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럴 듯한 거짓 약속조차 없이 결국 신산(辛酸)한 세월만으로.. 2008. 9. 2.
두어 명 전학 보내버린 교장 「총 차고 수업하는 교사들」이라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조선일보,2008.8.30.16면). 손에는 책을 들고 주머니에는 총을 찬 채 수업하는 교사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미국 텍사스 주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교사들에게 총기 휴대를 허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총기 사용법과 위기 대처법 등을 교육받은 교사들은 다음 달 1일부터 이사회에 신고만 하면 학교에서 총을 갖고 다닐 수 있게 된다. …(중략)… 데이비드 서웨트 헤럴드 교육위원회 대의원은 “교실에 CCTV와 전화기를 설치해도 무작위 총기난사는 막을 수 없었다”며 “이런 경우, 학생들은 독 안에 든 쥐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문경호요원이 아닌 교사들이 총을 갖고 다니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2008. 9. 1.
「교육부 편수 팀을 교체하라」는 칼럼 지난 8월 19일 C일보에는「교육부 편수 팀을 교체하라」는 칼럼이 실렸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C일보를 보아왔습니다. 이 반론은 C일보에 대한 비판은 아니며, 단지 그 칼럼 내용이 못마땅했다는 뜻입니다. 인용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편에서 바라볼 때 ‘건국=분단고착의 계기’라고 보는 젊은이들은 잘못된 역사교육에 반쯤 최면당해 있는 상태다. 반면에 ‘노노데모’ 학생들은 거기서 스스로 체험을 통해 깨어난 상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편 기성세대가 할 일은 자명하다. 일부 젊은이들의 ‘자학사관’을 해독시킬 ‘긍지(矜持)의 사관’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반(反), 비(非)대한민국 역사교과서를 대체할 친(親)대한민국 검인정교과서를 널리 보급해야 한다.” 나는 이러한 관점에 대해서는 논의를 할 의사가 ‘전혀’ .. 2008.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