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엄마, 내가 얼른 가서 안아줄게요"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으로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어디가 아플 때, 가령 가슴이 아플 때, 가슴속의 내 핏줄이 흥분으로 아우성을 칠 때, 머리가 아프고 이명이 심해져서 완전 벌집을 쑤셔 놓은 것 같을 때, 수십 년이 지났는데 문득 억울할 때, 외로울 때,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울 때, 서러울 때, 이러지 말고 그만 돌아가고 싶을 때, 아무래도 신이 나지 않을 때...... 위안을 삼..
2021.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