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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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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사 Ⅳ : 지록위마(指鹿爲馬) 4대강 사업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이라는 분이 쓴 글의 제목이「지록위마(指鹿爲馬) 4대강 사업」이었습니다1). 제목만 봤을 때는, ‘아, 정부에서 대운하사업을 하려는 속셈을 감추고 4대강 물길 살리기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는 비판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이 짐작과 정반대였습니다. 정부는 “4대강 물길 살리기 사업 범위에 인공 주운수로, 대형 보, 갑문, 터미널 건설 등이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대운하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와 여당이 4대강 물길 살리기라는 명분을 앞세워 예산을 확보한 후 한반도 대운하를 다시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에 이어 4대강 물길 살리기 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 주요 사업내용, 기대 효과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 2008. 12. 26.
적성·진로지도가 무색한 대학입시 (20081223) 적성·진로지도가 무색한 대학입시 대학입학 전형 경향을 보면 우리 교육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이 어떤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력, 창의력 같은 수준 높은 능력들이 현실적으로 초․중등교육에서 강조돼야 하는가? 개성․적성에 따른 진로지도는 필요한 교육일까? 공연한 우려라면, 미국의 주요 대학으로 유학한 우리나라 학생들은 다른 나라 유학생들과 달리 왜 겨우 54% 정도만 졸업하게 되는가? 문제풀이에만 익숙해서 그 대학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중도탈락하고 만다는 분석이 부끄럽지 않은가? 전국 200개 4년제 대학의 2009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었다. 모집인원은 16만4천 명이지만 사실은 수십만 명이 대학별 입학전형요강을 살피고 있다. 이 대학 저 대학, 입학원서를 접수시.. 2008. 12. 23.
엉망진창 학예회 우리 학교 병설유치원에서는 어제 오후 미래관에서『제2회 양지꿈나무들의 작은축제』를 열었습니다. 프로그램만 봤을 때는 대단할 것 같았습니다.「신명나는 사물놀이」「야, 우리 엄마다!」「노래극」「새론네와 여럿이」「고양이들의 음악여행」「회장네와 총무네」「핸드벨」「검정고무신」「손짓사랑」「탈춤놀이」「동시감상」「가족이 함께해요」「천사들의 합창」「리듬합주」. 그러나 실제로 가보았더니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연습인지 공연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첫 프로그램「신명나는 사물놀이」는 한참동안 쿵쾅거리기만 해서 아직 연습인가 했는데, 그 쿵쾅거림에도 순서와 계획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제 끝나는가 생각하면 또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자꾸자꾸 이어졌습니다. 그 무대 위에도 지루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2008. 12. 20.
드디어 나를 가르치게 된「그 애」 요즘 몇 달째 이른바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이러다가 영 가는 건 아닌가, 그런 초라한 느낌일 때도 있습니다. 달이 지나도록 병원에 가봤자 별 수 없어서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원답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살았는지, 면역력이 고갈되어 병이 나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 어쩔 수 없는 일만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로 힘든데도 두 달 전에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의 초등학교 교장들이 다 모였는데, 여러 분이 다가와 언제 어떤 인연이 있었다는 걸 밝히며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 교육과정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 지침을 만들 때 저를 만난 분도 있었고, 우리나라 교과서 역사상 처음으로 지역교과서(사회, 4-1)를 만들 때 함께한 분도 있었고 - 말 그대.. 2008. 12. 18.
한국의 지역 교육과정·교과서 정책 개관 한국교과서연구재단『교과서연구』제55호(2008.12)에 실은 글입니다. 부드러운 문체로 쓰려고 노력했으므로 그렇게 딱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일독하시면서 우리나라 지역교육과정·교과서 정책의 현주소를 가늠해보시면 고맙겠습니다. “이 敎授要目에 들어 놓은 諸 單位는 標本的 學級을 標準삼아 普通的인 것으로 짜아 놓은 것이다. 따라서 各 地方에서는 特히 그 地方 兒童들에게 必要한 것과 그 고장의 特殊性을 考慮하여 더 適當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適當히 單位를 削除 補充하여도 좋다. 要컨대, 이 敎授要目의 精神을 把握하여 各 地方에 꼭 맞는 敎授를 하도록 힘쓰기 바란다.” - 美 軍政廳 編修局, 1946.9.1,「國民學校 社會生活科 敎授要目」중 社會生活科 敎授要目의 運用法 5. 各 地方의 特殊性을 考慮할 것.. 2008. 12. 11.
이런 기사 Ⅲ : 오바마 새 정부는 농구 드림팀 이런 기사 Ⅲ : 오바마 새 정부는 농구 드림팀1) 지난 12월 4일, 신문에는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Obama)가 활짝 웃으며 농구공을 던져 올리는 시원한 모습의 컬러사진이 실렸습니다. 기사 제목은「오바마 새 정부는 농구 드림팀」이었습니다. 농구광(狂)으로 알려진 오바마가 지명한 행정부와.. 2008. 12. 10.
교육개혁, ‘흐지부지’한 이유 (경기신문 시론 20081209) 교육개혁, ‘흐지부지’한 이유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교육정책을 주시해온 언론들은 현재까지의 상황을 ‘흐지부지’ ‘용두사미’ ‘갈팡질팡’ 같은 민망한 용어로 표현하고 있다. 2013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수능 영어 과목을 없애고 토플형 영어능력평가로 대체함으로써 학교의 실용영어교육을 강화하고 이를 평가하는 시스템도 바꾸겠다던 계획은 보류됐다고 한다. 입시정책을 잘못 바꾸면 사교육시장만 키우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지필고사형 수능 영어시험을 계속 치르게 된 것이다. 학생들의 입시부담과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2012학년도부터 5개 과목으로 축소하기로 한 수능 과목(현재 7~8과목)도, 국․영․수 사교육이 늘어나고 없어지는 과목 교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단 한 과목만 축소하기로 했다. 올 연말까지 발표하기로.. 2008. 12. 9.
우리 학교 미스터 X 모처럼 직원회식을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부산 남포동에서 왔을까요? 미스터 X를 만났습니다. 몇 명이 남아서 2차, 3차를 갔을지도 모릅니다. 미스터 X는 볼일이 있어 일찍 갔다고 하니 2차는 가지 않은 게 거의 확실합니다. 직원회식 이야기를 하면 흔히 교장이 2차, 3차에 가는 게 좋은지 어떤지에 대.. 2008. 12. 2.
가을葉書 Ⅵ -이제는 부칠 데도 없는- 창(窓)만 있으면 단풍든 나무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며 보류(保留)해오다가 오늘 그걸 포기하기로 했다. “가을…….” 감상에 젖어도 좋을만한 날에 부끄러운 겨울감기에나 걸려서 그 달은커녕 새 달이 다 지나도 그걸 떨쳐버리지 못하고 이 교장실은 서향집 이층이고, 더구나 IMF 때 지어서 일년이 여.. 2008. 11. 27.
이런 기사 Ⅱ : 몸만들기 그게 로봇 이야기였는지 세포 조작 이야기였는지 잘 모른다. 21세기의 언제쯤, 여성들이 하나같이 예쁜 세상이 되어버리면, 드물게 본래의 얼굴 그대로 '개성(個性)'을 지닌 여성이 있으면 오히려 열광적인 선택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였다. 그 얘기는, 텔레비전에 새로 등장하는 예쁜 .. 2008. 11. 23.
에릭 시걸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 에릭 시걸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 황창수 옮김, 은하, 1990 그런 아이가 불우한 걸까? '불우한 환경의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이 소설이 떠오른다. 어렵잖게 많이 보았다. 보면서, 그런 아이를 기억해두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기억해두는 것은 왠지 옳지 못한 일일 것 같은 느낌이었다. 소설은 단순하다. 아내가 모르는 아이가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러면 안 되지만 어쩌다가 자신도 모르게 태어난 그 아이가 나타나게 되었다는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에서 몇 군데를 인용하면 이렇다. "몽뺄리에에 논문을 제출하러 유럽에 간 일이 있었지……." "그래서요……?" 침묵이 흘렀다. "그때 여자관계가 있었어." 그는 그것을 아주 빨리 말했다. 마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반창고를 빨리 떼듯이. 실러.. 2008. 11. 19.
외롭지만 신선한 KAIST의 학생선발 (경기신문 시론 20081118) 올해도 어김없이 D-100일식으로 ‘카운트다운’된 대학수학능력고사였다. 신문에는 당연한 듯 수험생을 위한 작전이나 유의점이 기사화됐고, 족집게 과외문제도 등장했고, 영험하다는 곳을 찾은 부모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실렸다. “수능, 작년보다 어려웠다” 혹은 “전반적으로 평이한 교과서 수준서 출제” “메가스터디 ‘언어․외국어는 작년과 비슷” “상위권 변별력 위해 수리 ‘가’와 외국어 까다롭게 출제” “출제위원장, 너무 어려워도 너무 쉬워도 문제, 수험생 기대치에 맞추려고 노력” “1교시엔 웃다가 2․3교시엔 울상” “특목고 출신, 상위권대 ‘싹쓸이’할 듯” “수능 자신 없으면 수시 2학기 적극 공략해야” “소신․적정․안정권으로 나눠 포트폴리오 짜야” “상위권 대학은 수리, 중위권은 언어에 가중치”.. 2008.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