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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폭력14

다시 태어나면 교사가 되지 않겠다는 선생님을 생각함 (2023.5.26)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요즘 같아서는 다시 태어나도 교사가 되겠다고 하셨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했을 것 같아서요. 그렇지만 선생님! 그런 줄 알면서도 정작 "다시 태어나면 결코 교사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하셨다는 기사를 읽으며 쓸쓸하고 허전했습니다. 다시 태어날 리 없다는 걸 염두에 두신 걸까요? 우스개 같지만 정작 다시 태어나게 되면 그때 결정하기로 하고 이번 생에서는 속상하게 하는 아이들, 학부모들, 걸핏하면 섭섭하게 하는 행정가들 보라고 일부러 그렇게 대답하신 건 아니었을까요? 교사 생활이 쉬울 리 없지요. 누군들 짐작하지 못할까요. 말하기 좋아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는 사람은 다 알죠. 하필이면 행정가들은 잘 모릅니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들도 맡은 일이 따로 있어서 그렇지 사실은 그.. 2023. 5. 26.
우리에겐 저 학생들뿐이다 그 변호사는 취임 직전 임명이 취소되었다. 대학에 재학 중인 아들의 고등학교 시절에 학교폭력 사건이 있었고 학교와 교육청 조치에 불복하여 법의 심판을 거듭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인터넷에서 사건의 전말에 대해 검색해봤자 발단과 경과, 소명, 조치 상황 등을 다 파악하기도 어렵지만 단언할 수 있는 건 관계자 그 누구도 행복하진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누구의 책임일까?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들면 일단 교육적 책임 같은 건 따질 수 없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교육은 무한정의 책임을 져야 마땅한 것일까? 사건의 발단, 경과, 결과의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교육적일까? … 그러지 않아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는 초중고 시절 극심한 고통을 겪어서 모든 일.. 2023. 4. 28.
선생님은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인가요? (2023.2.24) 선생님! 새 학기가 다가왔네요. 새로운 기대로 각오를 다지기도 하겠지만 올해엔 또 어떤 시련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걸 어떻게 견뎌내야 할지 걱정하고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필이면 이때 선생님들을 우울하게 할 뉴스들도 줄을 이었고요. ‘교직의 안정성과 가르치는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으로 선망의 대상이던 교사의 지위가 추락하고 있다’ ‘전례가 없던 유형의 교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다른 직종에 비해 임금과 복지 수준이 낮은 편이다’ ‘임용 인원수가 초중등을 막론하고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 교육대학교의 경우 재학생수가 최근 10년간 1/5이나 줄었다’ ‘초중고 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 조사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던 교사 선호도가 자꾸 낮아지고 있다’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의 장점이 사실상 사라지.. 2023. 2. 24.
학교폭력을 보는 눈(2017.10.23) "그 골목에 애를 무릎을 꿇게 한 다음 신발로 얼굴을 막 밟는 거예요. 슬리퍼 날아가고 이걸로 분이 안 풀린다면서 막 쇠파이프 같은 걸 가져오라면서 시키는 거예요. 애들한테. 그것도 그냥 보통 쇠파이프가 아니라 끝이 날카로운 거란 말이에요. 그걸로 애 머리를 내리찍으면서 그것도 엄청 세게 계속 그렇게 때리는 거예요. 그러면서 막 병 같은 걸 가지고 오라면서 그 애 머리에다 소주병으로 내리치는 거예요. 눈물에서도 피눈물 같은 게 나오는 거예요…" 고운 나이의 여중생들이 벌인 일이 이처럼 충격적, 자극적이다. 무섭다. 언제 어디서 변을 당할지 모르는 사회가 된 것이다. 가출하여 서로 어울려 지내다가 선배 대하는 태도가 불량했다는 것이었다. "피 냄새가 좋다" "어차피 살인미수 아니겠느냐"며 더 때리자고 했다.. 2017. 10. 24.
강기원 「일요일의 일기」 일요일의 일기 강기원 월요일 돈을 빼앗겼다 화요일 놀림을 당했다 수요일 교복이 찢겨졌다 목요일 몸에 상처를 입고 피를 흘렸다 금요일 모든 것이 끝났다 토요일 드디어 해방됐다* 걱정인형을 무표정한 걱정인형을 안고 잠들었던 아이는 여섯 날의 일기를 써놓고 일요일의 일기를 쓰지 못했네 쓰지 못했네 일요일의 일기 걱정인형이 움푹 파인 눈동자 내려다보며 걱정인형이 올려다보는 천장에 목 을 맸 으 므 로 · · 일요일엔 *13살 학생의 일기 ―――――――――――――――――――――――――――――――――――――――― 강기원 1957년 서울 출생. 1997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고양이 힘줄로 만든 하프』 『바다로 가득 찬 책』 『은하가 은하를 관통하는 밤』. 수상. 『현대문학』 2014년 9월호, 180~181쪽.. 2015. 8. 14.
가정도 학교도 버린 10代 가정도 학교도 버린 10代, 결국 전과9범… 다음 기사를 읽고, 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C군과 같은 청소년을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적절할지, 대체로 12년 이상 고르기 공부를 해본 경험으로 아래의 답지 중에서 골라 그 번호를 써 넣어십시오.………………………….…………………………... 2012. 12. 17.
어느 고운 엄마가 보낸 편지 어제 시론 "학교폭력 대책의 선두에 선 장관님께"를 실었더니 다음과 같은 댓글이 실렸습니다. 사실은, 36년 전 어느 초등학교에서 반 년 간 가르친 제자가 쓴 글입니다. 그가 36년 만에 연락을 해와서 저는 지금 여러 날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기쁨으로 흥분된 상태입니다. 그는 두 자녀의 '엄마'입니다. 첫째는 대학생, 둘째는 중학생이며, 자신은 동네 초등학교에 나가 교육활동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쓴 글이, 어제 제가 써서 어느 신문에 실은 글보다 더 현장성 있고 읽기도 쉽고 재미있어서 쑥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에게 시론으로 쓴 제 편지보다는 이 편지를 전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입니다. 그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이 글을 싣게 되어 미안합니다. 선생님. .. 2012. 5. 10.
학교폭력 대책의 선두에 선 장관님께(2012.5.9) 학교폭력 대책의 선두에 선 장관님께 장관님! 가능하다면 학교폭력에 대처하는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전국의 교장들에게 특강까지 하게 된 심정이 오죽하겠습니까. 당초 여러 장관들이 함께 특강을 하기로 한 것에 대해 “현장을 잘 모르는 장관들의 강의가 무.. 2012. 5. 9.
어머니의 눈 -KBS'스카우트' 어머니의 눈 -KBS 『스카우트』- ♬ 어느 TV 방송의 "스카우트"라는 프로그램을 본다. 방송이라는 것의 속성이 그렇듯이 '저런 과정을 거치는 것이 교육적인가?', 의문스러운 점도 있지만, 고등학교, 그것도 특성화고등학교(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을 취업시켜주는 프로그램이므로 눈물겨.. 2012. 3. 8.
학교폭력 종합대책?-그게 어떻게 대책인가!- 2012년 3월 2일, "어? 어?" 하다가 3월이 되었고, 학교에서는 새 학년도가 시작되었다. 교장들은 그때의 나처럼 기대에 부풀어 있을까? 며칠 전, EBS에서 어느 교육청이 학교폭력 종합대책을 발표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보도자료를 잘못 해석한 것일까? '학교폭력은폐 중징계'가 뉴스의 제목이었다. "제자의 학교폭력 행위를 감추면 중징계를 할 테니까 정신차려라!" 그런 것인가? 그게 교육적인가? "우리 올해부터는 한 명의 학생도 놓치지 말고, 모두 껴안고 가자!" 그런 게 주요내용일 수는 없는 것일까? "학교폭력 행위를 하는 아이를 잘 지도한 선생님은 최고의 선생님으로 받들겠다!" 그런 게 가장 중요한 대책으로 나올 수는 없는 것일까? 제자의 비행을 감추는 비겁한 교사는 마땅히 처벌 받아야 한다. 그러.. 2012. 3. 2.
‘학교폭력 은폐’ 중대범죄로 처벌 속이 다 시원합니다. 오늘 석간 1면 톱기사를 본 소감입니다(문화일보, 2012.2.6. 월). 학교폭력에 대한 정부 종합대책 발표 기사로 「'학교폭력 은폐' 중대범죄로 처벌」이라는 큰 제목 아래, 「'일진' 색출 경보제 도입」 「'생활지도' 복수담임제도」 「가해학생 즉시 출석정지」 같은 부제(副題)도 보였습니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학교장이나 일선 교사가 학교폭력을 은폐할 경우 성적조작에 준하는 중대 범죄로 간주해 처벌된다. 학생 생활지도 강화를 위해 '복수담임제'가 도입되고, 폭력 그룹인 일진들을 관할 경찰서장 지휘 아래 감시 적발하는 '일진경보제'가 신설된다. 정부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을 확정.. 2012. 2. 6.
이젠 학교폭력이 없어질까요?(2012.1.25) 이젠 학교폭력이 없어질까요? 교장선생님. 저 모르시겠죠? 늘 조용히 지내는 아이니까 모르시는 게 당연하죠. 요즘 많이 힘드시죠? 저희들도 마찬가지에요.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까? 노는 아이들도 이젠 좀 조용해질까? 그러면 학교가 더 좋아지는 걸까? 이러다가 오히려 더 힘들어지.. 2012.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