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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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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에 받은 선물 - 아름다운 제자의 편지에 대한 답신 -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스승의 날에 받은 선물 - 아름다운 제자의 편지에 대한 답신 - 올해 스승의 날에는 전국적으로 태반의 학교에서 수업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가르치느니 차라리 쉬기로 했었지만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예년에는 상투적으로 이른바 '촌지' 문제를 다루던 언론도 이번엔 '교문을 닫았다'는 강한 표현까지 쓰면서 못마땅해했습니다. 모른 체 수업을 했다면 또 어느 교사가 봉투를 받았네, 어느 학교 교장은 교문을 지키고 서서 출입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했네, 듣기 거북한 소식들이 전해져 자존심 상했을 것이 뻔하여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고 묻고싶기도 했고, 우리를 공깃돌 다루듯 가볍게 그러지 말고 '좀 가만두면 좋겠다'는 심정이기도 했습니다. 스승의 날.. 2007. 8. 29.
스쿨존(schoolzone)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스쿨존(schoolzone) 며칠 간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더니 마침내 비가 내리던 어제 아침이었습니다. 성복동으로 들어서면서 '오늘도 교문 주변이 난장판이겠구나' 했는데 웬일인지 아이를 내려주고 돌아가려 하는 두어 대의 승용차만 보였습니다. 그 차도, 틀림없이, 운전석에서 남의 눈치를 보고 있을 거라는 느낌은 자동차의 미세한 움직임만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갑자기 학부모님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편지를 쓰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교내 차량 통행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이처럼 비가 내리는 아침에도 차량 등교가 거의 없으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기야 학교에서 차량 등교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는 것은, 학교.. 2007. 8. 29.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출근하는 길입니다. 오늘도 세상의 모든 다른 것들은 잊고, 혹은 까짓 것 다 잊은 체하며 교문을 들어섭니다. 출근길이거나 출장을 다녀오는 길이거나 저는 건물 뒤편을 돌아 동쪽 주차장으로 갑니다. 앞쪽은 눈길이 자주 가기 마련이지만, 뒤쪽의 그 어수룩한 곳에서는 어떤 상황이 전개되어 있는지 살펴보는 눈길이 적기 마련이므로 들어올 때만이라도 그곳을 지나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더러 학부모님들의 차가 그 좁은 길을 턱 막고 있을 때는 할 수 없이 후진하여 건물 앞길(향나무문길)로 지나갑니다. 유치원 놀이터 옆을 지나는데 그 소나무 가지 사이로 한 어머님께서 운동장 쪽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그 표정을 일별(一瞥)하는 순간 걱정스런 눈길임을 확인합니다. 가슴이 철.. 2007. 8. 29.
우리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 좋아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 좋아하는 것일까요? 지난 4월 마지막 주에는 우리 학교 제1기 학부모 아카데미가 열렸는데 20명이 참여하여 사흘 간 진행되었습니다. 첫날에는 저의 인사말씀에 이어 아카데미 진행에 대한 협의를 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모두들 좀 얼떨떨했답니다. 이튿날에는 대상을 확대하여 우리 학교 전체 학부모 중 희망자들이 모여 강연을 들었습니다. 초빙강사의 강연 주제는 '에니어그램(자기발견을 위한 내면으로의 여행)'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인간은 무의식 속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집착을 갖고 있는데, 우리의 삶이 그것에 지배당하여 건강하지 못한 태도를 갖게 되고 자신과 남에게 피해를 주게 되므로 자신을 부정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이 집착을 찾아내어 극.. 2007. 8. 29.
학부모가 바라는 것들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학부모가 바라는 것들 지난 4월 15일에는 우리 학교 3·4학년에서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을 했습니다. 이어 29일에는 5·6학년에서 수업을 공개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수업공개일을 토요일로 잡는 이유는, 그 날 직장에 나가지 않는 아버님들도 오시라는 뜻이었으나 단 몇 분만 오셨고, 그나마 좀 망설이는 듯한 모습이어서 '초등교육이 여성의 전유물도 아닌데' 생각하며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3·4학년 학부모님들께서 남기신 소감문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인상적이라고 한 점은,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내 아이는 어떤 표현에 해당되는지, 생각하며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젓해졌다' '많이 컸다' '천진하고 순수하다' '아이들.. 2007. 8. 29.
'학문의 즐거움'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학문의 즐거움' 저는 일간신문의 교육에 관한 섹션은 무슨 특별한 것이 있는가 싶어서 최소한 그 제목이라도 보려고 노력하며 차곡차곡 모아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다보니 사실은 별 게 아니고 대체로 상식적인 것을 구체적으로 취재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그 중에는 더러 올바르지 못한 내용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것을 읽기보다 참고할 만한 것이 있는지 그것만 살피면 될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렇겠지요. 학문이나 공부에나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어 그렇게 하면 당장 성적이 오르거나 머리가 좋아지거나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관점을 가진 제가 『학문의 즐거움』(히로나카 헤이스케, 방승양 역, 김영사, 1992)이라는 책을 발견하고 감탄한 적이 있습.. 2007. 8. 29.
'스승의 날'을 앞두고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스승의 날'을 앞두고 주제넘은 소개가 되겠지만 저는 오랫동안 교과서 편수 업무에 심혈을 기울이며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 교과서를 담당하다가 나중에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편찬 전체를 책임지기까지 했습니다. 그 일은 제가 보기에 우리나라 교육행정 중에서 가장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인데, 아직 그것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교과서에 관한 여러 가지 추억과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과서를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고, 삶의 바른 길을 깨달으며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또, 교과서에는 우리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고, 민족의 혼과 가치관, 민족성이 서려 있기도 합니다. 저처럼 정부에서 교과.. 2007. 8. 29.
"컴 온 아름, 컴 온, 샤이 걸. 돈 크라이" -- 하인스 워드 ⑵ --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컴 온 아름, 컴 온, 샤이 걸. 돈 크라이" -- 하인스 워드 ⑵ -- 또 하인스 워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언론의 생리가 흔히 그렇지만, 워드가 우리나라에 머무는 동안 혼혈인(누리안)을 보는 언론의 시각은, 흡사 우리가 천사들의 집단을 곁에 두고도 한심하게도 지금까지 그것을 모르고 지냈다는 듯했고, 이 세상은 영웅이라야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철저히 가르치려는 듯했습니다. 워드는 다음에 또 우리나라를 방문하겠다고 했으니 그때는 또 무슨 큰 기사거리를 제공할는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의 각 신문들은 이제 어느 정도 '이삭줍기'에 들어간 것 같은데, 지난 10일자 C일보를 보았더니 「떡메 치는 워드 "난 힘센 농부"」라는 제목으.. 2007. 8. 29.
"어머니야말로 나의 진짜 MVP" -- 하인스 워드 (1) --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어머니야말로 나의 진짜 MVP" -- 하인스 워드 ⑴ -- 미식 축구선수로 유명해진 한·미 혼혈인(혼혈인을 지금부터는 '누리안'으로 부르기로 했답니다) 하인스 워드(30)가 연일 매스컴을 장식했습니다. 지난 6일 오후에는 자신이 태어났던 병원에 가서 "내가 시작한 곳으로 돌아와 감격스럽다"며 환하게 웃은 반면, 어머니 김영희(59)씨는 감회에 젖은 듯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았답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 위해 들여다보고 있는 A 신문의 기사는 그 제목이 '어머니야말로 나의 진짜 MVP'이고, '아들은 웃었고 어머니는 울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워드 모자를 가장 반갑게 맞이한 사람은 당시 주치의 Y 박사로, "슈퍼볼 MVP를 받았다고 할 때는 몰랐지만 .. 2007. 8. 29.
어느 할아버님과 어머님의 학교환경에 대한 조언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어느 할아버님과 어머님의 학교환경에 대한 조언助言 교장 선생님께 이 글을 드리는 사람은 학교 앞 LG 빌리지에 살고 있는 70대 중반의 늙은이올시다. 선생님들께서 정성으로 훈육하고 계신 어린 새싹들의 밝고 맑은 표정과 발랄하고 생동적인 모습을 보며 참으로 흐뭇하고 대견스러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두가 선생님들의 노고와 사랑의 결실이라고 믿고 깊은 존경을 드립니다. 학교도 한 해 한 해 연륜을 쌓아가면서 틀이 잡히고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저의 육십여 년 전의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하게 됩니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교정의 둘레와 교사 주변을 에워싼 오래된 벚꽃나무와 느티나무, 은행나무들… 봄이면 찌든 겨울 때를 말끔히 씻어내듯 화사하게 핀 .. 2007. 8. 29.
황우석 쇼크 - 저로서는 어쩔 수 없었던 문제에 대한 고백 -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황 우 석 쇼 크 - 저로서는 어쩔 수가 없었던 문제에 대한 고백 - 지난 1월 11일 ㅈ일보 제1면에는 서울대 황우석 교수 팀의 연구에 대하여 이 대학 조사위원회에서 "줄기세포는 없다"는 발표를 했다는 「신화(神話)의 종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미 지난해 연말부터 이러한 조짐이 보이는 언론보도가 줄을 잇고 있었지만, 이날의 보도야말로 제게는 크나큰 충격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내 아이들에게만은 바른 이야기를 해야 할 입장에서 이미 해놓은 이야기도 문제지만 우리 홈페이지에 버젓이 실려 있는 「학교장의 생각」이라는 글의 황 교수에 대한 언급 때문이었습니다. 황우석 교수 같은 사람 -- 그는 다른 교수들이 학장을 하라고 하자 '그럼, 한번 해.. 2007. 8. 29.
일본의 행태行態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일본의 행태行態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 먼저 중국 이야기부터 좀 하겠습니다. 저는 역사에 대한 전문성은 없지만, 우리 학교 전관 5층 복도에 중국 지안吉林省集安市의 고구려 고분군 및 그 고분의 찬란한 벽화 사진과 1/15 크기로 축소한 광개토대왕릉비 및 장군총 모형으로 가칭 '고구려역사관'을 만들었는데,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장차 어떤 일을 하더라도 평생 그 모습이라도 기억해두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동서남북으로 그들의 주변국은 모두 자기네 영토이며, 그 역사도 자기네 역사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원래 한족漢族을 중심으로 한 다민족 국가인데, 그러한 성격을 충분히 이용하고 있는 셈이지요. 중국 정부는 이 논리..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