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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파란편지 모음 1

학부모가 바라는 것들

by 답설재 2007. 8. 29.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학부모가 바라는 것들

 

 

 

지난 4월 15일에는 우리 학교 3·4학년에서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을 했습니다. 이어 29일에는 5·6학년에서 수업을 공개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수업공개일을 토요일로 잡는 이유는, 그 날 직장에 나가지 않는 아버님들도 오시라는 뜻이었으나 단 몇 분만 오셨고, 그나마 좀 망설이는 듯한 모습이어서 '초등교육이 여성의 전유물도 아닌데' 생각하며 섭섭하기도 했습니다.


3·4학년 학부모님들께서 남기신 소감문을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인상적이라고 한 점은,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내 아이는 어떤 표현에 해당되는지, 생각하며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젓해졌다' '많이 컸다' '천진하고 순수하다' '아이들답다' '솔직하다' '귀엽다' '밝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다' '신선하다' '활발하다' '즐거워하고 있다' '거침없다' '자신감에 차 있다' '적극적이다' '능동적이다' '논리적이다' '창의적이다' '생각이 깊다' '생각이나 활동이 다양하다' '사고가 무궁무진하다' '진지하다' '동심에 감동하였다' '대견하다' '자랑스럽다' '놀랍다' '희망적이다' '기대 이상이다' '수준 높다' '재미있어한다' '편안하고 행복해한다' '친구를 칭찬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다' ……

 

이만해도 다양한 단어들이 동원되었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다 나타내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이나,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생활하면서 자라기를 기원하는 마음은 똑같을 것입니다. 다음은 수업장면 중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집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을 보았다' '재미있었다' '모두들 즐겁게 공부하고 있었다' '많이 떠들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려운 문제일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잘한다' '각자 개성에 따라 성장하고 있다' '잘 표현하고 있다'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생각과 의견을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상상력 동원 등 어른도 힘들 것 같은데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여 발표하고 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발표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생각이 엉성하고 엉뚱하지만 보기에 좋았다' '예쁘게 발표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자유롭게 생각하여 발표하는 수업이었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교사와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 있었다' '색다르고 신선하였다' '자유로우면서도 질서가 있었다' '조용하면서도 참여도가 높았다'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수업이었다' '선생님은 편안하고 아이들은 자신감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모든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고 있어 흐뭇하였다'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개개인의 참여를 유도하고 칭찬하는 수업이었다' '모두 참여하는 활기찬 수업이었다'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였다' '교과서에 따라 주입식으로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옛날에 비해 교실환경이 참 좋아졌다' '수업방식이 바뀌었다' '컴퓨터와 대형 TV, 오디오 등 시청각 교재 활용이 좋다' '팀 활동이 인상적이었다' '옛날과 다른 토론식 수업을 보았다' '단답형 수업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였다' '입체적인 수업이었다' '참여형 수업, 역동적 수업이었다' '단 하나의 자료로도 아이들을 움직이고 학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업이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수업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았다' '사고력, 표현력을 길러주고 있으므로 논술은 걱정 없을 것이다' '선생님이 부드럽고 밝다' '선생님께서 상냥하고 차분하였다' '선생님께서 기회를 고루 주고 있었다' '선생님께서 기다려주셨다' '선생님은 물론 아이들끼리도 서로 칭찬을 많이 하였다' '선생님께서 생각을 열어주고 있었다' '즐거운 수업참관이었다' '믿고 맡길 수 있게 되었다'……

 

수업을 관찰하며 깨달으신 내용도 있고, 이런 기회가 더 있기를 바라기도 하셨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을 알게 되었다'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관심을 가져야겠다' '칭찬보다 요구를 많이 한 것을 반성한다' '내 아이 친구들의 이름도 알아야겠다' '이런 기회가 또 있으면 좋겠다' '자꾸 보고싶다'


물론, 담임 선생님께 요구하는 사항도 있습니다. '기가 센 아이에 비해 참여하지 못한 아이도 있다' '잘 못하는 아이는 좀 지도해주어야 한다' '산만하여 집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학급 인원이 너무 많다' '수업 내용이 좀 어려웠다' '발표를 더 많이 시키면 좋겠다' '내 아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더 많이 칭찬해주면 좋겠다' '방음이 안 되어 옆 반의 소리가 들린다' '선생님이 너무 인자하셔서 걱정이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좀 작은 듯하다' '수줍어하고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들도 잘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특히 이 사항들을 눈여겨보고 있으며, 말하고 싶지만 기록하시지 않은 것까지 짐작해 보기도 합니다.


사실은, 학부모님께서 바라시는 점을 우리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또 올해가 지나고 내년 초가 되면 여러분은 다시 한 번 놀라실 것 우리는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을 우리도 이미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바로 그것을 아이들도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6년 5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