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274 사교육대책이 조롱받는 이유 (2009년 6월 2일) 사교육대책이 조롱받는 이유 교육과 학습이 이루어지는 시간, 장소, 비용 같은 조건들은 규제되는 것이 마땅한가? 또 규제될 수 있는 일인가? 사교육대책이 논의될 때마다 갖게 되는 의문이다. 그런 의문은 달리 표현될 수도 있다. 가령 학교교육이 허다한 비판을 받으면서도 국가․사회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단순히 사교육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만으로 누구에게나 그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는가? 사교육을 억제하고 공교육을 강화하자면, 교육목적에 비추어 학교교육이 그만큼 차별화되는 가치를 지닌 것이어야 당연하지 않을까? 사교육대책이 나올 때마다 국민들의 반응은 늘 시원치 않고 심지어 조롱을 받는 모습을 보면, 왜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이 과정이 반복돼야 하는지 답답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기획위원.. 2009. 6. 2. 마이클 티어노 『스토리텔링의 비밀』(발췌) 마이클 티어노* 지음|김윤철 옮김 『스토리텔링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와 영화』 아우라, 2008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때, 그분에 관한 여러 가지 일화들이 '한꺼번에'라고 할 만큼 많이 소개되었다. "민가에서 피어오르는 저녁연기를 보며 눈물지은 적이 있다." 그 말씀이 참으로 인상 깊었고, '훌륭한 분이구나' 싶었다. 그때까지는 송구스럽긴 하지만 '사회적 직위가 높은 분'에 지나지 않았다(이 블로그의「기억하고 싶은 기사」2009.2.20. 참조). 주제넘은 얘기 말고도 많다. 무슨 글자가 찍힌 티셔츠, 결코 실용적이지는 않은 고운 양초들, 요즘은 쓰는 이도 없는 열쇠고리들, 포스트잇이 얼마든지 편리한데도 선물 받을 때의 기쁨이 생각나는 책갈피…….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서 의미롭고, 세월이 가도 버려지.. 2009. 5. 30. 사쿙 미팜 『내가 누구인가라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관하여』 지나온 나날을 떠올려보고,더러 누군가를 떠올리며,혹은 누군가와 얽혀서 일어났던 일을 기억해내며 읽다.곧 잊어버리고 말 구절들을 언제 다시 펴볼까 싶어서 밑줄을 그으며 읽다.언젠가 밑줄 그은 부분만 읽어서 그때 그 뜻을 알 수 없다면,지금 비록 밑줄까지 그으며 읽는다 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읽고 있는 것이므로,그러면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가장 깊고 오랜 질문에 관하여』 사쿙 미팜 지음/안희경 옮김, 판미동, 2008 1부 ∣ 삶을 다스리는 비밀 •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스스로의 삶을 지배할 줄 아는 당당한 사람이 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가장 효과적이며 실용적인 방법은 하루에 아주 조금씩만 마음가짐을 바꾸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단 10퍼센트만 말이다.. 2009. 5. 26. 학교자율화 방안, 낙관적인가 (2009년 5월 20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30일 학교교육을 다양화하고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간 경쟁을 통하여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학교자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과정, 교원인사 등 학교운영 관련 핵심권한을 교장에게 직접적으로 부여하고 자율학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교과부는 이 방안에 대해 지난해 4.15 학교자율화 조치로 29개 지침을 폐지하고 장관의 일부 권한(13개 업무 관련)을 교육감에게 위임한데 따른 후속조치라고 설명했다. 4.15 학교자율화의 취지는 이름 그대로 그동안 학교현장의 자율성을 제한해온 불합리한 지침을 폐지함으로써 학교교육을 자율화한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아직까지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학교는 여전히 ‘불조심’, ‘학교폭력 자진신고기간’ 같은 간단한 현수막 하나도 자율적으로 내걸지 .. 2009. 5. 21. 교육과정 자율화 Ⅱ (교육과학기술부 보도자료) 교육과학기술부(교육분권화추진팀)에서는 지난 5월 1일,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시안)’을 발표했습니다. 교과부 보도자료의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요약) 및 학교자율화 정책자문위원회의 발표자료 중 ‘교육과정의 자율화’ 부분을 옮겨보았습니다. <학교자율화 추진방안 요약> □ 추진 배경.. 2009. 5. 21. 교육과정의 자율화 Ⅰ - 4년 만에 현실화된 제안 - 교육과정의 자율화 Ⅰ - 내 제안을 비웃던 사람들 중 누가 안을 냈을까 -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지난 5월 1일, 학교교육을 다양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시안)'을 발표했습니다. 추진과제는 국민공통기본교과별로 연간 총 수업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증감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교육과정의 자율화'와 함께 교원인사의 자율화, 자율학교 확대, 학교현장 지원체제 구축 등 네 가지였습니다. Ⅰ 내가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과정에 참여한 것은 공식적으로는 주제발표에 대한 토론자로 참여한 세 번이 고작이었습니다. 교육과정 개정 이후 초등학교와 중학교『교육과정 해설』총론 집필에도 참여했지만 그건 개정 작업에 참여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 2005. 6. 10(.. 2009. 5. 19. 돌아가는 길 1 당시 이 사진을 받아보고는 '어쩌다가 내 모습이 이렇게 변했나' 했습니다. 변하기 시작하니까 금방입니다.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이제 '돌아가는 길'이나까요. 다시는 되돌아갈 수는 없는 이 길……. 그나저나 또 세월이 가서 다시 들여다본 이 사진은 내 모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내 몰골에 비하면 뭐랄까 새 신랑 같습니다. 십육 년? 아득한 날들입니다. 2009. 5. 18. 프로필 이 블로그의 <프로필>을 정리했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며 지내는지를 간단히 쓰는 난이겠지만, 그곳에 온갖 것을 다 정리해 넣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제 더 써넣을 것이 없겠지, 내 이력서에는. 학력이나 경력이나 잡문(雜文)들이나 졸저(拙著)나….. 2009. 5. 18. 스승의 날 Ⅱ (살아 있을 때라도 사랑해주자) "여보! 이제는 기나긴 34일보다 더 힘들지도 모를 이별 연습을 해야겠지? …(중략)… 아버님 묘소가 있는 고령군 기산면 선산으로 갈 생각이야. 전동차 안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두개골과 한 줌의 뼈 조각밖에 남지 않아 집안 어른들이 화장을 권유했지만 당신에게 같은 아픔을 두 번 겪게 할 수는 없잖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의 장례식에 즈음하여, 한 남성이 애끓는 심정을 나타낸 독백의 일부이다.1 지하철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그저 '대구에서는 또 지하철 사고가 났구나.' 체념 비슷한 느낌을 가졌다. 그러다가 수많은 사람이 불에 타죽은 장면이 텔레비전으로 방송되는 것을 보면서 '아, 이건 전쟁에 못지않은 참사구나' 하였고, 그들이 죽음을 앞둔 순간에 핸드폰으로 사랑하는 가.. 2009. 5. 15. 스승의 날 1 (훈화) 스승의 날입니다. 무슨 위원회인가 하는 곳에서 우리 교사들의 자동차 트렁크 좀 보자고 오는 거나 아닌가 싶기도 했고, 다른 어떤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나, 교장으로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날입니다. 며칠 전, 호기롭게, 이 골짜기의 학교에서 그런 일이 생기면 나도 그냥 있지 않겠다고 했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 참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다행히 아침나절에 어느 교사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은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좀 쑥스러워하며 소개합니다). 교장선생님. 오늘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을 듣고 저의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떠올렸습니다. 성남의 모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을 하신 선생님이 구리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실 때 전 그 옆에 있는 부양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신출내기 교사였습니다. 이웃학.. 2009. 5. 15. 영화『워낭소리』 초겨울이었지요. 50여 년 전입니다. 아침을 먹는데 아버지가 소를 판다고 선언했습니다. 소를 팔아 작은 소를 사면 돈이 남고 이듬해에는 그럭저럭 일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옛 이야기에서처럼 우애가 깊어 큰댁을 도와주면서도 형편을 더 늘려보려고 애쓰던 때였습니다. 내가 할 말은 있을 수 없었고, 그냥 외양간을 들여다봤습니다. 그게 이별의식이었습니다. 소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소는 사람의 말과 생각을 읽으며, 꿈속에 나타나면 그건 조상의 현현(顯現)이라고 했습니다. 소는 외양간을 나오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습니다. 아침이면 순순히 따라 나와 들로 향하던 그 소가 그날 아침에는 그랬습니다. 『워낭소리』는 그런 날들의 얘기였습니다. 몇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 2009. 5. 11. 저승사자는 아는 사람이다 Ⅱ 저승사자는 아는 사람이다 윤제림 (1959~ ) 저승사자 따라가던 사람이 저승사자가 되어 옵니다. 회심곡(回心曲)에선 활대같이 굽은 길로 살대같이 달려온다고 그려지는 사람. 그러나 저승사자도 백인백색. 나같이 둔한 사람은 벼랑길 천리를 제 발로 기어옵니다. 산허리 하나를 도는 데도 한나절, 만고강산 부지하세월입니다. 날 듯이 걸으라는 황천보행법도 못다 익히고 허구렁길 밝히는 주문도 자꾸 잊어서 밤낮 헛발입니다. 죽은 사람 데리고 돌아갈 일이 걱정입니다. 저승사자가 병아리 귀신보다 허둥거리면 무슨 망신이겠어요. 그러나 아무리 못나도 귀신은 귀신이어서 아득한 천지간을 수도 없이 자빠지고 구르다 보니 길 끝입니다. 문을 여니 구청 앞 버스 정류장. 여기서부터는 자신 있습니다. 아직은 이쪽이 더 익숙합니다. 살.. 2009. 5. 8. 이전 1 ··· 244 245 246 247 248 249 250 ··· 273 다음